:::: C A P E L L A ::::

나는 옛날부터 불꽃놀이가 참 좋았다. 까만 밤 하늘에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불꽃, 올라갈 때는 무슨 모양인지 알 수 없지만,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면 서로 다른 모습을 뽐내며 화려하게 터지는 불꽃이 참 좋았다. 불꽃놀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모든 근심걱정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 아마 이 기분떄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좋아하겠지?


불꽃놀이를 처음 본 건, 언젠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인생에 기억나는 불꽃놀이가 몇 번 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대전엑스포의 불꽃놀이, 대학교 때 친구들과 용산에서 보았던, 또 그 다음헤애는 노량진에서 보았던 서울 불꽃축제, 일본에서 GRE 시험을 망치고 우울한 마음에 강변에서 맥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시작해서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을 주었던 요코하마항의 불꽃놀이, 인턴하던 친구들과 놀러가서 같이 보았던 나고야항 불꽃놀이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번 여름, 또 하나의 기억에 남는 불꽃놀이가 생겼다. 바로 7월 4일 미국 독립기념일 불꽃놀이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의 불꽃놀이는 가장 큰 불꽃놀이로 화려하다고 익히 들었지만, 막상 독립기념일이 다가오니 어디를 가야할 지 알 수 없었다. 

워싱턴이나 뉴욕과 같은 큰 도시에 가서 보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내가 사는 도시에서도 한다길래 거기서 볼까 하다가, 결국은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의 호숫가에서 느긋하게 보기로 결정했다. 그 마을은 Cazenovia라는 인구 2,800명의 마을로, Cazenovia 호수와 바로 접하고 있다. 


불꽃놀이 시작은 9시 반, 하지만 느긋한 오후를 즐겨보고자 7시 정도에 불꽃놀이가 잘 보인다는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친구들과, 가족들과 자리를 잡고 따뜻한 오후의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바람이 추워서 다들 뭔가 뒤집어쓰고 있었다.)


▲ 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나도 저 의자가 탐난다!


▲ 바람이 느껴지시나요?!


▲ 의자는 없지만 무지개빛 돗자리가 있지! 돗자리를 깔고 나쵸를 먹으면서 텀블러에 와인을 담아 마셨다. 텀블러에 마시니까 차 같아서 홀짝홀짝 다마심.


▲ 와인한잔하고 좋다고 돗자리에 누웠더니 이런 풍경이 보였다.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 공원 한쪽에는 무대가 있어서 콘서트가 열려 공원에 음악소리가 가득했다.





▲ 해가 지고, 콘써트도 끝나고 곧 불꽃놀이가 시작하려나?


그리고, 마침내 불꽃놀이의 시작. 










기억을 더듬어 보니, 위에서 이야기 한 기억에 남는 불꽃놀이를 봤다는게 벌써 3-4년 전. 이렇게 제대로 불꽃놀이를 보는건 참 오랜만이었다. 대도시와 달리 작은 도시에서는 붐비지 않아 처음 앉은 자리에 앉아서도 커다랗게 불꽃을 볼 수 있어 좋았다. 한편으로는 서울에서 보던 불꽃축제 못지않게 빵빵 터트리는 불꽃을 보면서, 뉴욕이나 워싱턴같은 대도시는 얼마나 화려할까, 언젠가 가서 꼭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소중한 사람들과 돗자리깔고 앉아 하하호호 여유롭고 소박하게 보는 불꽃놀이도 꽤 재미있어서, 한편으로는 내년에도 이 곳에 다시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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