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CAT 에서는 '대체에너지 센터'라는 명칭 답게 다양한 대체 에너지의 활용성을 보여줬다. 대체 에너지로만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라고 궁금증을 가진 나에게 있어 이런 곳이 존재한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보여진 모습은 첨단 미래사회가 아니라 과거로 돌아간 것 처럼 보였다. 우리가 머물렀던 에코 캐빈도 그랬는데, 직접 불을 때고, 불을 안때면 물도 못 쓰고, 태양열 전기가 많이 닳을까봐 드라이기도 못 쓰는 것을 보면서, 대체 에너지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 처럼 현재의 에너지를 완벽하게 대체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곳들에서도 그런걸 느끼긴 했지만, 어쨌든 대체에너지의 사용 가능성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준 곳이다.
 

  먼저 센터내에 건물들 곳곳에 이렇게 태양전지가 설치되어있다. 아! 위에 그림에 설명 잘못썼다. 태양열이 아니라 태양광 이용하는 거다. 태양전지를 이용해서 센터안에 이용하는 전기를 생산한다. 공중전화 위에도 설치되어있어서 혹시 날씨가 흐리면 전화가 되지 않는걸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그리고 산 위에는 풍력발전단지가 설치되어 있었다. 곳곳에 어떻게 대체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지 보여주는 전시관에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제품들과 친환경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모으는 것도 중요한 일. 곳곳에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예쁜 분리수거 통이 있었고, 분리수거하여 모은 병이나 쓰레기를 이용한 전시품이나 쓰레기 압축모형같은 것도 있어서 어떻게 쓰레기를 처리하는지 보여줬다.


  땅굴처럼 생긴 전시관이 있었는데, 그 안에 들어가니 커다란 벌레 모양들이 있었다. 이것은 지렁이나 벌레들이 토양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보여주는 곳. 거대한 벌레를 보니 좀 징그러웠지만 그래도 교육적인 효과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이 밖에도 집 모형이 있고 그 안에 에너지를 절약하게 각종 기구를 설치하고 대체에너지를 사용하여 집 안에서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하는지 보여주는 전시관도 있었다. 우리가 얼마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고, 어떻게 절약할 수 있으며, 대체 에너지에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보여준 곳. 전시에 치중한 모습이라던가, 대상에 따른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에너지 문제를 깨닫는데 좋은 자극이 되었다. 에너지 하나로 이런 전시 센터를 만들고, 운영한다는 점도 놀라운 일이다.

  CAT에서 2박 3일. 시골로 돌아가고, 과거로 돌아간 기분도 들었지만, 그 만큼 에너지의 소중함을 알고, 절약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게 한 소중한 체험이었다. 

  이걸로 영국여행 포스팅은 끝이다. 일단 할 얘기는 모두 마쳤다. 혹시 잠깐 잠깐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올리겠지만 일단은 끝! 블로그 생긴다음에 여행 갔다온거 다 포스팅한거 처음이다. 다음에는 총정리 올리고 끝!

 
 2008년에 다녀온 곳은 작년에 모두 정리하려고 했는데,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힘내서 구정전에 다 정리해야지! 그래야 혹시 어딘가로 떠나게 되더라도 맘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이야기 할 곳은 영국의 맥킨리스에 있는 C.A.T(Centre for Alternative Technology)로 2008년 7월 16일에 방문 해 2박 3일간 머물렀다. 영국에 간 목적은 영국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고,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여 생활하고 있다는 CAT는 우리에게 있어 매우 기대되는 장소중의 하나였다. CAT는 1974년 설립된 곳으로 이산화탄소를 최소한으로 배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대체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전시하고, 동시에 대체에너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교육도 하고 있다.

 영국까지와서 첩첩 산중을 넘어 CAT에 도착했다. 영국날씨는 원래 이래! 라고 하늘이 말하듯 흐리고 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산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가 2박 3일 동안 머물 Eco Cabin으로 안내되었다. Eco Cabin은 친환경 숙소로, 이 곳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어떻게 대체에너지를 생활속에 이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 곳이다.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태양력, 풍력, 수력을 이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한 번에 여러가지 전기기구를 사용하지 못 하고, (노트북이나 헤어드라이기 사용은 거의 불가능했다.) 따뜻한 차라도 마실려고 치면 불을 때야했다. 여름이었지만 산이라서 밤에는 추우니까 불을 때라고 숙소 옆에 장작이 있었는데, 장작 옆면에 낙서를 해논 것을 보면서 '영국 아이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서의 생활은 불편했지만 재밌었다. 거실에 모두 모여 담요를 두르고 앉아, 최소한의 불만 켜놓고, 한쪽에서 불을 때고, 한쪽에선 이야기 꽃을 피우며, 몰래 구해온 유기농 맥주를 마시던 밤은 잊을 수가 없다.

 본격적으로 센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돌아보기 전에, 한 군데만 더. 식당이다. 음식도 찍고싶었는데, 맨날 먹느냐 정신 못차려서 음식 사진이 하나도 없다. 하하하;;; 음식은 주로 풀;;; 이 나왔다. 통감자도 주고, 샐러드도 주고, 이상한 수프도 주고, 야채 피자도 줬지만, 다 풀이었다는 것... 프로그램을 보았을 때 여기 가면 채식을 할 것이라고 알았지만, 이렇게 정말 열심히 채식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여기서 유기농 맥주도 팔았는데, 비싸지만 정말 맛있었다! 맥주에서 꿀맛도 나고 사과맛도 나고 하하하~~

  그리고 전체적으로 신기한 것 또 하나! 바로 웨일즈어 이다. 센터에 있는 모든 표지판에는 두 가지 언어로 표시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어지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까 글씨가 다르다!


  알고보니 웨일즈어;; 이 지방은 영어와 웨일즈어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우리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영어나 일본어처럼 자주 접해본 언어도 있지만, 그 외 다른 언어들은 그 자체로도 문화적 충격이다. 나한테는 아랍어가 그랬다. 두바이에 갔을 때 아랍어로 된 간판들을 보면서 감동했다. 그런데 영국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그런 감동을 만나게 되었다. 영어만 써있을 줄 알았는데 웨일즈어라니! 읽을 수는 없지만, 어떤 발음이 날까 혼자 상상해보면서 열심히 글씨 구경을 했다. 그러고보니 실제로 말하는 웨일즈어는 들어보지 못 했네- 생각해보니 그게 좀 아쉽다. 

 다음 편에서는 CAT에서 실제로 대체 에너지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써 봐야지. 미리 예고를 하자면, 나는 문명에 감사했다. 하하하;;; 그리고 아무래도 자연 속이다 보니 예쁜 꽃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건 전에 포스팅 했다.

[CAT] 아침 산책, 예쁜 꽃들

 사실 CAT 이야기만 다 쓰면, 영국 다녀온 이야기는 다 포스팅 하는건데, 뭔가 아쉬우면서도 홀가분하다. 어쨌든 오늘 이야기는 이걸로 끝!



  7월 15일 내셔널 트러스트를 방문했다. 내셔널 트러스트(National Trust)는 자연 신탁 국민은동으로 1895년 영국에서 시작한 운동이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현금이나 기부로 가치있는 문화유산이나 자연을 매입해 관리하는 운동이다. 18세기 산업혁명과 개발로 인해 자연 환경 파괴가 심각했을 때, 옥타브 힐, 로버트 헌트 경, 하드웍 론즐리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장소들과 자연환경을 위한 전국협회'를 기원으로 1907년은 내셔널 트러스트 특별법이 제정되어 자연과 문화유산을 시민의 유산으로 하였다. 이어 미국, 캐나다, 호주에도 자생적으로 내셔널 트러스트가 설립되고 우리나라에도 90년대 초반 설립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영국의 수 많은 내셔널 트러스트 중의 한 곳인 Carding Mill Valley 였다. 이 곳은 개발위기에 처한 산을 민간모금 자원으로 지키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꼬불꼬불 시골길을 들어가 산 속으로 들어갔다. 차에서 내리니 푸른 산과 들이 우리를 반긴다. 작은 통나무 집에서 기후 변화와 자연신탁운동의 관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이곳 저곳을 구경했다. 낮은 언덕에는 양들이 자유롭게 뛰어 놀고, 새들은 노래했다. 그야 말로 평화의 동산같은 느낌.


 작은 냇가는 1급수의 깨끗한 물이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생물을 채집해서 관찰했다.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어떤 생물인지 책을 찾아보고, 그림을 그렸다. 학생시절 자연시간으로 돌아간 느낌. 새우, 물고기, 유충 등 여러 가지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일행중의 한명의 관찰하던 새우는 짝짓기를 하고 생명을 탄생시키는 순간을 보았다. 와우~ 역시 생명의 신비란 ... 나오면서 처음 들렀던 통나무집 옆에 작은 기념품샵같은 곳도 있었는데 친환경 제품만 팔고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영국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보기 위해 이런 산골짝이까지 갔다. 혼자 여행 갔으면 절대 못 보았을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그 자연을 지키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지구는 더 푸르를 수 있는 것 같다. 그 때 보았던 새들, 양들, 그리고 물 속의 작은 생물들, 아직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영국에 공식적으로 간 목적은, 영국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도착한 7월 12일은 토요일, 그리고 다음 날은 일요일로 방문 일정이 없어서 신나게 런던 구경을 하였고, 7월 14일에는 방문 일정이 있어서 정신 없이 돌아다녔다. 준비 한다고 준비하고, 책도 읽고, 공부도 했지만, 낯선 나라, 낯선 사람들 그리고 영어로만 이루어지는 일정이 떨리기는 했다. 거기에 요즘 애들은 얼마나 영어를 잘하던지 ... 어쨌든 이렇게 영국에서의 공식 일정이 시작되었다.


  7월 14일에 방문한 가장 중요한 두 곳은 영국 문화원과 국회 의사당이었다. 영국 문화원은 트라팔가 광장과 가까워 우리의 숙소에서도 매우 가까웠다. 영국에 대한 브리핑, 영국 문화원에서 기후 변화에 대처하여 하고 있는 일들, 기후변화 청소년 챔피언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었다. 다녀오자마자 자세히 쓰려고 했는데 벌써 4개월이 지나 머리 속엔 대략적인 그림들만 남아있다. 먼저 영국문화원에서 기후변화에 대해서 하고있는 일은 세계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영국문화원에서도 캠페인도 벌이고, 행사도 진행하고 한다. 그리고 인상적이 었던 것은 기후변화 청소년 챔피언. 사실 우리나라 청소년이나 학생들은 기후변화에 많은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거기서는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모여 여러 활동도 하고, 챔피언으로 선발되어 홍보대사처럼 캠페인을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회의실의 풍경. 깔끔한 회의실의 커다란 창 넘어로 런던아이와 템즈강이 보였다. 와! 이런 회의실이면 무슨 회의를 해도 잘 될 것 같아!

  오후의 일정은 더욱 중요한 국회의사당 일정. 사실 혼자 개인여행으로 갔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호사를 누렸다. 국회의사당 안에 직접 들어가서 상원의원을 만나고 인터뷰도 하고 왔던 것! 경비가 삼엄해 한명씩 사진을 찍어 목에 걸고 입장할 수 있었고, 안에서는 사진도 못 찍었다. 입구 쯤에서 영국의 국회 제도나, 국회의사당에 대한 설명과 전시물들을 본 후, 상원의원을 만났다. 상원의원을 만난 방은 흠, 뭐랄까 유럽의 궁궐에서 인터뷰하는 기분? 의자도 책상도 매우 고급스러웠고, 천장에 그림도 그려져있었던 것 같다. 한 마디로 권위와 품격이 느껴지는 그러한 곳! 상원위원에게는 기후변화에 방지하기위해 법안을 통과하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아, 인터뷰 내용은 저 멀리로 - 여기서 이야기해도 별로 재미 없을것 같으니까, 언젠가 '영국의 기후변화 대처방안'에 대한 주제로 한 번 정리해서 공부하듯 올려봐야겠다. 사실은 이것을 주제로 레포트같은거 쓰려고 준비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접었다.) 


 이건 월요일에 먹은 점심과 저녁 사진. 점심은 타이풍(?) 도시락. 좀 내취향은 아니었다. 저 동남아쌀 쫌 안좋아한다. 그래도 맛은 먹을만 했다. 저녁에 먹은 북경오리! 북경오리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중국에서 먹으면 왠지 이 맛이 안날것 같은 느낌!

 그러니까, 런던에서 뭘 했냐 하면, 주말과 아침 저녁엔 열심히 관광다니고, 월요일엔 열심히 일정 쫒아다니면서 사람들 만나고 이야기도 듣고 그랬다는 말씀! 그리고 화요일(7/15)에 Shrewsbury로 이동했다. 작은 도시였던 슈루즈버리는 이야기는 저번에 썼다.^-^  사실 슈루즈버리에서 논 이야기만 쓰고 보고 배운건 안썼는데, 그건 천천히 적도록 해야지~

 여기서 런던 이야기도 끝! 나의 로망의 도시였던 런던과의 첫 만남은 이랬다. 대도시의 명성답게 복잡하고, 빨간 버스가, 까만 택시가, 바쁜 사람들이, 그리고 여기 저기서 보이는 유명 장소들이 눈에 띄였던 곳이었다. 좋은 대접을 받고 다녀서 그런지, 음식에 대해서도, 숙소에 대해서도 불평 없이 만족스러웠다. 그 행복한 기운이 아직 남아있어, 언젠가 런던에 다시 꼭 가보고 싶다고 (이왕이면 2012 올림픽에!) 그렇게 다짐하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기타 사진 몇 가지 ...


  첫 사진은 아침에 하이드파크가다가 찍은 사진. 그 유명한 피카델리서커스. 런던 시내의 중심지. 커다란 간판들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사진들은 나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나 기념품들 보면 너무 좋아서 자꾸 찍고 만다.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에 달랑달랑 달린 곰돌이들~ 기념품 가게에 있던 소녀상. 너무 귀엽다. 세번째 사진은 빨간 버스 사이의 노란 버스 하나. 호주에서 본 수륙양용버스처럼 강으로 들어가버릴 것 같기도 하고. 정체가 뭐니?! 네번째 사진은 갤러리 가는길에 긴 골목길. 복잡한 런던 대로변에선 볼 수 없었던 조용한 풍경. 다섯번째는 지하철 타러가는길. 지하철 타보고싶었는데, 못 타봐서 아쉽다. 저거 새벽에 한 정거장이라도 타볼까?! 하고 갔는데, 아직 문이 닫혀있었다. 아쉬운데로 지하철 통로나. 양옆으로 명소들의 그림이 그려져있었다.

  런던은 여기까지! 올해가 가기전에 올해 다녀온 여행기는 다 정리하자! 라는 작은 소망이 있는데 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다 정리해보도록 노력해야지! 다음 편에는 친환경체험! 내셔널 트러스트(자연신탁운동) 방문기를 올리겠습니다.



 꿈같은 주말이 가고 7월 14일 월요일이 되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각종 기관의 방문 스케줄과 세미나들. 하지만 런던의 한 곳이라도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향한 곳은 하이드파크. 사실 새벽 6시경인 이 아침에 갈 수 있는 곳. 갔다가 집합시간 전까지 돌아올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았다. 

 런던에서 가장 큰 공원 중의 하나라는 하이드파크. "커봤자 얼마나 크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끝까지 다 둘러보지 못할 정도로 컸다. 하이드파크 안에는 Serpentine lake라는 커다란 호수도 있었다. (이 호수를 경계로 두 부분으로 나뉜다고 한다. 하지만 호수를 보기에도 벅찼다.) 아! 이날 아침에 처음으로 드디어 소망하던 2층 버스를 타 보았다. 꿈에 그리던 빨간 버스. 속에는 의외로 별것이 없었지만, 2층 맨 앞자리에 앉아서 하루를 시작하는 거리를 내려다 보는 건 즐거웠다. 

 

 호수의 모습. 끝도 없이 펼쳐진 잔디밭과 여름의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던 나무들, 그리고 꽃들. 이른 아침이었지만 호숫가를 따라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개를 끌고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호숫가를 따라 모여있는 오리들 - 사람이 지나가도 비키지를 않는다. 오리며 청설모며 다람쥐며, 대도시 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이 있다는 게 부러웠다. 이런 공원 있으면 나도 매일 조깅 나갈텐데 (정말?!) 


  돌아오면서 본 풍경들. 2층버스에서 피카델리 서커스를 내려다보면서 왔다. 이제 다니기 시작하는 차들, 출근하는 사람들. 런던의 아침이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시간에 (아침 6시,7시경) 사진을 처음 찍어봤는데, 빛이 참 신기했다. 빛의 색이나 느낌은 해지기 전이랑 비슷한데 방향은 반대다. 그래서 왠지 기분이 묘했다. 

  이렇게 월요일의 아침의 시작 - 다음 편에서는 관광모드에서 공부모드로 변화를 주어 런던에서 한 활동들, 배운점들은 간략히 적어보려고 한다.

어스름한 저녁의 런던아이와 빅벤


 나는 대관람차를 좋아한다. 예전에 이글루스에서 블로깅 할때 "대관람차가 좋아요!" 이런 글을 써서 이오공감에 올라기도 했다. 그래서 일본여행 가서도 도시마다 대관람차를 꼬박꼬박 탔고, 대관람차 사진도 많이 있고, 영화나 드라마, 애니에 나오는 대관람차 타는 장면을 좋아했다. 그런 나에게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런던아이는 하나의 로망이었다. 런던에 가고 싶은 이유는 런던아이에 타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내 소망은 이루지 못했다. 나는 목전에 런던아이를 두고 바라만 보다 왔다. 런던에서 3일을 머물렀는데, 첫째날은 여행의 피로와 지리를 몰라서 못 나가고, 둘째날에는 일정이 늦게 끝나서 이미 런던아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셋째날에는 가까스로 갔으나 마감시간을 5분정도 넘겨버려서 멍하니 바라만 봐야 했다. 슬프다. 런던아이 타는건 정말 나의 로망이었는데! 그래서 템즈강의 야경만 이틀내내 바라보았다. 잔잔한 템즈강. 무심하게 돌아가는 런던아이. 눈부시게 빛나는 건물들. 기억에 남을정도로 화려하지는 않은 모습이었지만, 오랜 전통과 현대가 잘 조화되어있는 런던과 어울리는 야경이었다. 

나의 로망 런던아이


멀리 빅벤이 보인다.


아! 타고싶다 런던아이!


런던아이 쪽에서 바라본 건너편


눈부시게 빛나는 빅벤과 국회의사당


 요런 풍경들을 보면서 걷고 있는데, 같이 온 아이가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라고 했다. 후, 그랬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있는 삶의 공간에서는 야경 바라보면서 걸을 여유도 없는데 외국이란, 타국이란 빌미로 이렇게 여유롭게 걸어보는구나. 동감하면서 다리를 건넜던 기억이 난다.

동네야경 - 셜록홈즈 펍


 요건 동네야경. 우리 숙소 바로 앞에 이런 펍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셜록홈즈펍" 이라고 매우 유명한 곳이었다. 2츠에 셜록 홈즈 서재로 꾸며져있다는데... 아쉽게도 매일 늦게 들어오고, 일행중에 미성년자가 있어서 갈 수는 없었다. 야경보고 들어오면서 찍었는데, 고풍있게 찍혀서 좋아하는 사진이다.

 빅벤 야경도, 런던아이 위에서 바라보는 런던의 야경도 보고싶었는데 보지 못했다. 여행기 정리하면서 느끼는건데, 어쩐지 더 가고싶어진 곳만 늘어가는 것같다. 일정이 바쁘다 보니 낮에는 시간이 없고 밤에도 늦게 들어와서 "아~ 여기 가보고싶다" 하고 겉만 보고 온 곳도 많았다. 아쉽. 언젠가 런던에 다시 간다면, 그 때 아쉬웠던 곳 부터 가봐야지~



  대영박물관을 나와 간 곳은 세인트 폴 대성당(St Pauls Churchyard). 가면서 버스 안에서 바라본 인상적인 풍경과, 길가에서 바라본 풍경들.


 첫 번째 왼쪽 사진은 대영박물관 근처에서 본 광고인데, 자연사 관련 전시를 하고 있었다. 자연사 관련 전시는 옛날에 사람들이 그린 풀이나, 나무나, 꽃이나, 새 같은 것이다. 그 섬세함도 인상깊지만, 그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배운 적이 있어서 꼭 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건, 예를 들어 우리가 어떤 꽃을 삽화로 넣는다고 생각하면, 어떤 한 꽃을 선정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평균을 하고 있는 이상적인 꽃이 있다면 그 꽃이 실재하지 않더라도 상상해서 삽화로 그리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보고 싶은 전시였는데... 역시 시간 상... 왼쪽 아래 사진은 런던의 또 하나의 명물인 런던 택시 블랙 캡. 1906년 처음 등장했다는 이 블랙캡 디자인은 100년 이상 관광객과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는데, 새 모델이 생산되면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없어지기 전에 봐서 다행이다. 오랜 전통을 가져온 고풍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택시가 다 똑같은 모양인 것도 인상적. 오른쪽 사진은 그냥 사거리. 멀리 보이는 어떤 건물의 꼭대기에 있는 구가 신기했는데,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위에서부터 설명하면 오른쪽 사진은 지나가다 어떤 상점 같은데 책 선전 같은데 표지에 'X파일'의 멀더와 스컬리를 보고 반가워서 찍었다.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에서도 분명히 우리와 똑같은 영화를 할 것을 알면서도 왠지 신기해서 카메라를 들이대게 된다. 왼쪽 사진은 세인트 폴 성당 건너편에 있던 바나나 뒤집어 놓은 모양의 의문의 장소였는데, 이때 조금 흐렸는데, 회색빛의 도시 속에 노란 빛이 인상적이었다. 아마 공연 같은 것을 하고 있지 않을까- 추측된다. 그다음 사진은 또 찍은 빨간 버스! 아직 런던의 둘째 날이다! 열심히 찍었지 ㅎㅎㅎ 핸콕 광고가 옆면에 있었는데, 아무렇게나 내딛은 핸콕의 손이 2층에서 1층으로 이어져 있는 것을 보면 역시 2층 버스만 할 수 있는 광고가 아닌가 싶다. 그 아래 사진은 너무나도 간단해 보이는 스타벅스. 많은 스타벅스를 보았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절대로 그 앞의 영국 청년들을 찍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 사진은 길가에 보면 공연하는 극장들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 하나. 왠지 으스스한 포스터와 간판이 인상적. 무서울 것 같다. 그 앞을 지나가는 런더너들의 모습에 내가 타고 있던 버스의 속도가 합쳐져 속도감이 느껴진다. 역시 대도시이다. 사람들이 제 갈 길을 찾아서 빠르게 걷는다.

  그리고 세인트 폴 성당 도착. 세인트 폴 성당은 런던의 대표적인 성당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이란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을 올린 곳이기도 한 곳. 그리고 다리를 건너가서 런던 시청사 앞에서 타워 브리지(Tower Bridge)도 보았다.


  세인트 폴 성당은 크다!! 라는 인상뿐이었다. 문을 닫았나 해서 안에는 못 들어 가봤다. 타워 브리지는 내가 영국에 있구나! 라고 생각하게 해준 또 하나의 건물. 야경이랑 다리가 들리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가장 보고 싶었던 건물은 런던 시청사. 그런데 생각보다 작아서 깜짝 놀랐다. 노만 포스터의 작품인데, 친환경적인 건물이다. 저렇게 설계함으로써 표면적을 줄일 수 있고, 표면에서 태양에너지를 생산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약간 기울어진 모습 때문에 그늘이 생겨 온도 차이가 작어져 에너지 소비를 적게 한다는 건물이다. 미래 도시에서만 볼 것 같은 현대적인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한 도시를 대표하는 시청사가 이렇게 에너지 절약의 본보기처럼 존재한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마지막 사진은 저녁 메뉴. 아마 멕시칸 요리를 먹은 것 같은데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맛있었다. +_+

  그리고 숙소로 돌아와 좀 쉬다가 런던 아이를 타러 갔는데 시간이 늦어 타지 못하고, 야경 구경하고 왔다. 야경 사진은 다음날 사진도 있어서 모아서 한 번에 정리하려고 한다. 그건 다음 편에~

 


 
  일요일 오후에는 대영박물관에 갔다. 무려 무료입장! 프랑스에서는 어디 박물관 한 번 들어가려면 돈 들어가서 손이 떨렸는데, 여기서는 편하게 갈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시작하기 전에 생각 하나. 영어 이름은 British Museum인데, 왜 우리나라 번역으로 "대영박물관"일까. 고유 명사로 굳어져 버려서 모두가 그렇게 부르지만, 그대로 해석하면 "영국박물관"이 아닐까?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일본이랑 중국도 한자로 "대영박물관"이라고 쓰더라. 아마 번역체로 그대로 들어오면서 "대영박물관"이라고 들어온 것 같다. 어쨌든, 영국 최대의 국립박물관인 대영박물관. 비록 뒷문으로 들어갔지만, 마치 엄청난 미로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가지고 갔던 안내책자에 보니 미이라는 꼭 보라고 해서 이집트관으로 먼저 향했다. 미라보다 먼저 보게 된 것은 고대 이집트 유물들...


  인상적이었던 로제타석. 교과서에서만 보던 그것을 직접 보게 될 뿐 줄이야. 익히 들었지만, 깜짝 놀랐던 것은 대영박물관의 유물들이다. 영국의 것은 하나도 없고, 세계 각국에서 온 유물들이 있다더니 사실이었다. 수업시간에 어떤 교수님 말씀이, 영국 유물만 전시한 다른 박물관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 가니까 무기밖에 없더라 - 라는 이야기가 생각날 정도로 타국에서 강탈해온 제국주의의 흔적들뿐이었다. 람세스 2세 석상 가슴에 뚫린 구멍은 강탈해오다 난 거라는데, 어쩐지 슬프다. 영국에 와서 대영박물관을 방문해, 고대 이집트 유물을 보고있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못된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왔으니 보고 가야지. 그래도 씁쓸한 기분이었다.

  미이라를 찾아 헤매다가 그레이트 코트로 나왔다. 너무 환해서 깜짝 놀랐는데, 천장을 보니 그 유명한 노먼 포스터가 설계했다는 유리지붕! 인상적이었다. 그레이트 코트에는 서점도, 상점도, 안내소도 있었고, 현대 예술 작품이나, 학생들이 협동으로 그린 그림도 있었다. 초등학교 때 반 아이들과 교실을 장식하려고 그렸던 적 있는데, 문득 그때가 떠올랐다.

 다시 미이라를 찾아 이집트관으로 돌아가서 결국 미이라들을 찾아냈다.


  미이라들... 역시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니까 신기했다. 무서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자기도 모르게 먼 훗날 이렇게 모르는 외국 땅에서 외국인들 앞에 전시되는 미라들이 조금 불쌍하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조각들. 예뻤다.


 다음에 간 곳은 계몽관. 계몽에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 있었다. 다른 전시관에 비해 현대적인 모습들. 저 안쪽으로 도서관이 있는데, 천장까지 가득한 책장이 부러웠다. 시간이 있다면 찬찬히 책을 구경하고 싶던 곳. 

  계몽관에서 나와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맑은 날씨 ^-^ 책에서만 보던 그 대영박물관 입구의 모습이었다. 너무 커서 한 컷에 다 안 들어간다.


  또 뭘 봐야 하나 - 이 넓은 곳에서 방황하다가, 안내책자에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고 한 것이 생각나 서둘러 찾아보았다. 가장 인상깊은 곳이었다.


 파르테논을 런던 땅에서 느껴야 한다니 씁쓸하지만, 그 유물은 대단했다. 옷자락 하나하나, 매끈한 피부는 오늘날 다시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들 것 같았다. 역시 고대 그리스의 힘은 대단하다. 언젠가 꼭 그리스 땅에 가서 직접 파르테논 신전을 보고 싶다. (보러 가도 대영박물관이 가져간 것이 다수일 까봐 걱정된다.)

 집합시간이 다 되어서 나오면서 이곳 저곳 둘러본 곳...

 거대한 은접시(?). 그리고 은 장식물들, 사진에는 없지만 크고 작은 조각품들. 미이라관에 다시 들어가서 본 미이라의 모습. (조금 많이 불쌍해 보였다.) 그리고 대영 박물관을 나왔다. 구경하느냐 아무것도 안 샀는데, 일행 한 분이 알록달록한 고깔모양에 손가락을 넣어보라고 해서 넣었더니 안 빠진다. 그냥 엮어서 만든 것 같은데 신기했다. ^-^

 대영박물관 끝 - 사실 미술에도 관심이 있어서, 바로 앞에 있던 내셔널 갤러리나, 테이트 모던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과 일정상 갈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런던에 가게 되면 느긋하게 둘러보고싶다. 대영 박물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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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킹엄 궁전을 향해 가던 중 근위병 교대식이 11시 반이라는 사실을 알고, 서둘러 갔다. 하지만, 이미 사람은 가득 차고, 우리는 멀리서 볼 수밖에 없었다. 가까이서 찍으려고 했지만 말 엉덩이;;; 밖에 못 찍었다. 빨간색 옷과 검은 모자. 영국을 생각하면 떠오르던 그 상상의 이미지의 그대로 사람들이 직접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근위병 교대식이 끝난 후 한 시간쯤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다시 돌아오다 철창 너머로 근위병들이 또 보였다. 멀리서 봐도 잘 보이는 저 빨간 옷! 


 언제 찍은것 인지는 모르겠는데, 딱 한 장 제대로 나온 사진이 있었다. 런던이구나 유후~


 이렇게 수많은 여행객, 관광객들이 모여 있는 것은 거의 런던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았는데, 아, 많은 사람이 런던을 느끼려고 이곳을 찾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킹엄 궁전을 나가서 돌아다니다 우연히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근위병 옷을 입은 곰들, 인형들. 버킹엄이 새겨진 샴페인 초콜릿, 왕관모양. 그리고 왕실의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책이랑 그림, 엽서들. 찰스에 대한 책과 엘리자베스 여왕에 대한 책을 읽어 그림만 넘겨 봤는데 재미있었다. 아, 여왕도 이런 젊은 시절이 있었구나 ^^;; 

 
   한 시간 정도 주변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위해 다시 트라팔가 광장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트라팔가 광장에서 버킹엄궁 쪽으로 가는 큰길에 있는 의문의 문.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역시 일요일. 런던에서의 처음 맞는 아침인데 날씨가 아주 좋아서 좋았다. 영국 날씨 구리다는 이야기는 어디로;;; 

 런던에서의 첫 식사.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먹었는데, 영국에서 먹은 것 중에 거의 손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피자며, 파스타며, 다양하게 먹었다.


 오후에는 대영박물관에 갔다. 대영 박물관 이야기는 또 다음 편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