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가을이 되고 예쁜 단풍이 보고 싶어서 주변에 괜찮은 곳 없는지 찾아보았다. 마침 한 번쯤 가보고 싶었던 사라토가(Saratoga) 지역의 단풍이 예쁘다고 해서 두 시간 반 차를 달려 사라토가 국립 사적공원(Saratoga National Historical Park)에 도착했다. 이 지역은 미국 독립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전투가 일어난 곳으로 1777년 9월 19일과 10월 7일 이 곳에서 일어난 전투에서 영국군이 결정적으로 패배하여 미국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역사를 모르니 그냥 산과 들로만 보일 수 밖에 …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 


공원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4시 정도로 둘러보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먼저 드라이브웨이를 따라서 한 바퀴 쭉 돌면서 주요 포인트를 보고 (그런데 봐도 잘 모르겠다. 다 비슷해 보임), 다시 비지터 센터로 돌아와서 1시간 정도 하이킹을 했다. 조금 쓸쓸하긴 했지만, 하늘도 붉은 빛으로 물들어가는 초가을 저녁의 분위기도 참 좋았다.





사진찍기 제일 좋은 곳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여기를 추천해주셨다.







허드슨 강이 보인다.




지금부터 하이킹 시작.






말.. 도 다니는 걸까?





작품 명: 지는 해



유난히 달이 밝은 날이었다.


+ 참고

새러토가 국립 사적공원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https://www.nps.gov/sara/index.ht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근의 새러토가 스프링스(Saratoga Springs) 지역은 관광지로 매우 유명하다. 저녁 먹으로 잠깐 갔었는데도 고급진 호텔들과 레스토랑, 그리고 사람이 가득.



  어느 가이드북에도, 여행책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작은 마을을 여행하는 것은 유럽이나 일본에서만 가능한 줄 알았다. 개강을 앞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난 호수를 보러 떠난 작은 여행에서 뜻밖에 만난 예쁜 마을은 미국에서도 작은 마을을 여행하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게 해 주었다. '오로라(Aurora)'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이 마을에는 Finger Lakes의 하나인 Cayuga Lake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 마을에는 약 700명이 살고 있는데, 그 중 400명이 Wells College라는 대학교의 학생이라고. 아직 개강 전이어서 그런지, 주말이어서 그런지 활기찬 대학가의 분위기 보다는 조용한 호숫가 마을의 분위기가 묻어났고, 우연히 만난 마을의 레스토랑도, 베이커리도 참 맛있었다. 창문을 열면 호수가 보이고, 여름이면 호숫가에 벤치를 내어놓고, 조용한 마을을 산책하며 여유롭게 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기엔 호숫가에 있는 집들은 완전 비싸겠지 ㅠ.ㅠ) 


  그림에 있는 Aurora Inn은 1833년 부터 시작된 마을 여관. 1833년에 사람들은 무슨 볼일로 이 동네에 묵었나 했더니, 당시에는 Erie Lake에서 뉴욕시티까지 가는 Erie Canal이 이 마을을 지나가서 마을은 항구로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고 한다. 지금은 작은 마을이지만, 그 옛날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이 마을을 오갔겠구나. 원래 가보고 싶던 식당이 이 근처였는데 마침 문을 닫아서 마을의 Fargo Bar & Grill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완전 동네 식당 분위기여서 관광객 처럼 보이는 사람들 보다는 동네 사람들끼리 마실나오거나, 가족끼리 주말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Dorie's라는 베이커리가 맛있다고 해서 블루베리 스콘과 키라임파이를 사왔는데 정말 맛잇었다. 발코니가 있어 호수를 보며 빵을 먹을 수도 있고, 빵 만드는 공간이 훤히 다 들여다보였다. 이런 베이커리가 우리 동네에도 있으면 좋겠다. 마을을 나오는데 Aurora Shoes라는 상호가 보여서 "어! 신발공장도 있어!" 이랬는데 알고보니, 이 신발 명품 수제 가죽 구두로 엄청 유명하다고.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것 같은데, 이 Aurora Shoes가 이렇게 작은 마을에서 만들어 진답니다. 


블랙빈버거. 블랙빈 패티 직접 만들었다고 하던데, 미국와서 먹은 블랙빈 버거중에 제일 맛잇었다!


Fish Taco. 오늘의 메뉴 중에 골라서 시켰는데 의외로 맛있었다. 생선튀김과 코오슬로가 들어갔는데, 재현 가능할까?!


미국의 호숫가에는 이렇게 개인 선착장과 보트가 있다. 아.. 좋겠다.


지금 서있는 땅은 공원인데, 좌우는 다 사유지였다. 나도 뒷뜰에 저렇게 의자 내놓고 책보고 싶다.


바다같은 호수.


+

Fargo Grill & Bar

384 Main St, Aurora, NY 13026

+1-(315) 364-8006

http://www.innsofaurora.com/food-wine/fargo-bar-grill/


Dorie's Bakery

283 Main Street, Aurora 

315.364.8818

http://www.innsofaurora.com/food-wine/dories-bakery/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국경의 개념은 참 모호하다. 유럽여행을 할 때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으면서 여권만 검사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국경의 개념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한'반도'에 살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가기 위해서는 몇 시간이고 비행기나 배를 타야하는 사실상 섬에 살고 있다. 그래서 유럽에서처럼 기차를 타고 국경을 건넌다거나, 미국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하다가 건너편 폭포를 구경하기 위해 국경을 건너는 일은 아직도 낯설기만 하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하나의 낯선 국경을 체험했다. 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캐나다 두 나라가 있고, 강 위에 떠있는 섬들은 어느 섬은 미국땅, 어느 섬은 캐나다 땅이었다. 어떤 섬에 지은 집에서는 집이 있는 섬은 미국 땅, 다리로 연결된 작은 정원이 있는 곳은 캐나다 땅이어서 그 사이에 있는 작은 다리가 '두 나라를 연결하는 가장 작은 다리'란다. 어느 섬이고 미국과 캐나다 국기를 나란이 걸어놓고, 우리가 타고 온 미국에서 온 유람선도, 캐나다에서 온 유람선도 사이좋게 나란히 섬들 사이를 오가며 구경한다. 이 낯선 국경은 바로 온타리오 호수 북동쪽에 있는 세인트로렌스강 위의 천섬(Thousand Islands)이다.


  천섬, 싸우전드 아일랜드,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친구들과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샐러드를 시키면 "드레싱은 뭘로 해드릴까요?"라고 물으며 제시하는 보기 중의 하나, 바로 그 "싸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의 '싸우전드 아일랜드'이다.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싸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의 유래가 바로 이 천섬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천섬의 이름은 천섬이지만 사실은 그 보다 많은 수의 섬이 있다. 정확히는 1,864개의 섬이 있다고. 가장 큰 섬은 100km2가 넘기도 하지만, 작은 섬은 집 한채만 딸랑 있거나 돌만 있기도 하다. 천섬에서 섬으로 인정받으려면 세 가지 조건에 충족되어야 하는데, 1) 1년 내내 지표면이 수면보다 높아야 하고, 2) 면적이 1평방피트 이상이어야 하며 3) 적어도 하나의 살아있는 나무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천섬은 19세기 말 ~ 20세기 초부터 관광지, 특히 여름 휴양지로 개발되어 지금은 많은 사람들(아마 부자들)의 별장이나 저택, 리조트 등이 지어져있다. 천섬을 보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배를 타고 섬 사이사이를 둘러보는 것이다. 여러 보트투어 회사가 있지만, 우리는 미국 측에서 가장 유명한 엉클 샘 보트투어(Uncle Sam Boat Tours)를 이용하였다. 


▲ 우리가 탄 보트투어와 같은 보트! 3층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섬 구경을 하느냐 정신이 없었다.


▲ 투어를 하는 동안 가이드 아저씨가 계속해서 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섬은 유일하게 인공으로 만들어진 섬이예요", "이 섬은 누구누구가 가지고 있는 섬이예요", "이 섬에는 이런 사연이 있어요." 빠른 영어와 생소한 단어들로 가끔 알아듣기 힘든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어디서도 듣지못할 천섬에 대하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다.


▲ 드디어 본격적인 섬 구경 시작!


▲ 하늘도, 강도 푸르다. 저 멀리 미국 뉴욕주와 온타리오를 연결하는 다리가 보인다.


▲ 이 섬에 있는 성은 볼트성(Boldt Castle)로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내려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편에.


▲ 볼트성의 Power house


▲ 엄청나게 빠른 배... 다들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었음.


▲ 드디어 다리 도착!


▲ 섬들은 이런 푸른 나무들로 둘러쌓여있다. 여름은 참 아름답지만, 겨울은 정말 춥다고.


▲ 우리같은 관광객 대형 보트투어가 아니라, 작은 모터보트나 카악, 카누로 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 여기는 캐나다 쪽 집. 국경을 넘어갔는데도 보트만 타고 있다면 여권은 전혀 필요 없단다. 예쁜 집도 굉장히 많았고, 거의 모든 집들이 발코니도 있고 또 자기만의 독(Dock)도 가지고 있어서 낚시를 하거나 일광욕을 하고 있어 좀 많이 부러웠다.


▲ 이런 작은 집이지만 엄청 비싸겠지.


▲ 얼마면 살수있을까...


▲ 투어 중간에, 아이들에게 운전대를 잡게해주는 행사가 열렸다.


▲ 이 배는 캐나다 쪽 보트투어 배. 이 배를 제일 많이 봤는데, 제일 유명한 보트투어일지도.


▲ 이런데서 살고싶다 정말.


▲ 저런 섬에서 전기랑 물 등등은 어떻할지 참 궁금했다. 전기는 섬 전체를 위해 발전하는 곳이 있고 바닷속에 시설이 되어있어 공급한다고...


▲ 작고 귀여운 집. 혹시 홍수라도 나면 어쩔까 걱정되는데, 가이드 아저씨의 말에 의하면 그럴일은 없단다.


▲ 나도 타고싶다...


  보트투어는 약 2시간에 걸쳐 계속되었고, 투어를 마친 후 볼트성이 있는 하트섬(Heart Islands)에 내릴 때 까지 정말 많은 섬들을 구경하였다. 하지만 우리가 본 섬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아마 배가 다니지 않는 길에, 더 좋은 집들과 섬들이 숨어있겠지. 도대체 저 섬과 집을 살려면 얼마만큼의 돈이 있어야 하는 걸까? 그 동안 돈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지만, 유난히 좋은 날씨와 잔잔한 강 위에서 푸른 나무에 둘러쌓여 예쁜 집에서 사는 사람들이 좀 많이 부러웠다. 하지만 이 좋은 여름 날씨는 잠깐에 불과하고, 겨울은 길고 춥고 눈도 많이 온다는 건 함정. 


  보트가 다시 항구로 돌아오기 전, 볼트성(Boldt Castle)에서 내릴 수 있다. 별도의 입장료가 들기 때문에 볼트성에 내릴 사람은 내리고, 그냥 갈 사람은 간다. 볼트성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 


+

1. 천섬 전반에 관한 정보 

Thousands Island: http://www.visit1000islands.com/visitorinfo/


2. 엉클 샘 보트 투어에 관한 정보 

Uncle Sam Boat Tour: http://www.usboattours.com/1000islands/

- 2 Nation Tour: 2시간 15분. 어른 $21, 12세 이하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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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 올라가거나, 탁 트인 풍경을 봤을때 언제부턴가 아이폰을 꺼내들고 파노라마 모드로 사진을 찍곤 한다. 

블로그 새단장 기념으로 그 동안 모아두었던 파노라마 사진 투척! (클릭하면 커져요)


▲어느 가을날의 Skaneateles 호수


▲ 추운 겨울날 불타는 농구경기


▲ 2013년 겨울, 뉴욕시티의 그랜드 센트럴 역


▲ 눈 쌓인 캠퍼스


▲ 한 겨울의 skaneateles 호수


▲ 넓고 넓은 Cornell University 캠퍼스


▲ 내슈빌의 오프리 랜드


▲ 한 여름의 캠퍼스


▲ 고요한 Mirror lake


▲ 해발 1,249m Cascade mountain


▲ Lake Placid의 스키점프대에서 바라본 풍경


▲ 우연히 만난 호수


▲ 해발 1,483m Whiteface mountain




  매일 매일 도시락을 열심히 싸가지고 다니지만, 그래도 가끔은 외식도 한다. 오랜만에 나들이를 갔으니, 근처에 맛있는집이 없나~ 하고 검색해보니 호수 위에 있는 레스토랑이 나왔다. 꽤 좋아보이는 분위기에 "혹시나 비싸면 어쩌나"하여 홈페이지의 메뉴를 미리 확인해보니 점심은 먹을 만 할 것 같아서 폭포와 호수를 보고 The BoatYard Grill로 갔다. 한 여름처럼 보이는 홈페이지의 사진에는 요트도 떠있고, 야외석도 꽤나 좋아보였지만, 아직 눈이 녹고있는 3월에는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림으로 만족!)


  약 10분 정도를 기다려 식당에 입장! BoatYard라는 이름 답게, 곳곳에 보트며 물고기에 관한 장식이 가득하다. 



  호수에서 찬 바람을 많이 쐬고와서 그랬는지, 금새 배가 고팠는데, 샐러드며 빵이 금방 나왔다. 드레싱이 뭐가 있냐고 물어보니 이것 저것 얘기하지만 잘 모르겠어서 추천하는 것으로 달라고 했는데 맛있었다! 역시 잘 모를땐 추천메뉴로! 빵은 겉은 바삭~ 속은 보드랍고 버터도 맛있어서 금새 다 먹어버렸다. 




  우리가 시킨 음식. 나는 전부터 무슨 맛인지 궁금했던 크랩케익을 시켰는데, 정말 맛있었다! 며칠전에 마트에서 시식하다 먹어본 맛과는 천치차이! 아주 두꺼운 부침개를 먹는 느낌이지만 게살이니 ㅎㅎㅎ 


New England Crab Cake


FILET & SHRIMP BORDELAISE


  이렇게 샐러드에 빵에 메인디쉬에 콜라에 신나게 먹었는데도 세금, 팁 다 합쳐서 30불이 안 나왔다. 이렇게 분위기 좋은 곳에서! 맛도 있는데! 사실 구글 평점이 3.8/5.0이어서 맛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각오(?)를 조금 했는데 나한테는 정말 딱이었다! 밤에는 밖에 야경이 멋있고, 여름에는 테라스석이 좋다는데, 다음에 이타카에 가게 될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은 곳! 


+

The BoatYard Grill

http://www.boatyardgrill.com

525 Taughannock Blvd, Ithaca, NY 14850

(607) 256-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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