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시즌이 다가오면 언제나 고민하게 됩니다. 누구랑 가야하나 - 그런 의미에서 저의 불꽃 축제를 함께한 분들을 돌아봅니다.
처음으로 커다란 불꽃을 본 것은 대학교 1학년때 입니다. 우리과는 2년에 한번씩 대대적으로 총엠티를 가는데, 그때 후원해준 모 대기업에서 불꽃 놀이를 보여줍니다. 서울 불꽃 축제와는 스케일이 다르지만, 그래도 촌구석에서 불꽃놀이를 티비로만 보다 직접 본 저에게는 큰 감동 이었습니다. 당시를 기억해보면 동기들을 잃어버려서, 혼자서 볼 뻔 하다가, 마침 한 학번위의 선배를 만나서 같이 봤던 기억이 나는군요. 당시의 대화는 ...
"우와~ 정말 멋있다! 이런거 처음봐요" "그러게~ 멋지다 ~~ " "근데 이 멋진걸 ... 우리 둘이 보고 있다니 - 아 커플들끼리 보면 좋겠다." "그러게 ;;; "
그리고 가을이 되고 서울 불꽃 축제에 처음 가봤습니다. 친구 Y양과 함께했는데, 용산 쯤에서 봤는데, 엄청난 감동을 받고, "우리 내년에는 남자친구 데리고 네 명이서 오자 +_+" 라고 약속 했으나, 그 소망은 아직도 이루어 지지 못했습니다. ㅠ.ㅠ
그 다음해, 매 주 시험이었던 잔인한 2학년 2학기. 역시 그주도 시험이었습니다. 그래서 포기해야 하나, 그냥 학교에서도 보인다는데 학교에서 볼까, 어쩐지 공부가 잘 되지 않아서 욱 하는 마음에 카메라를 들고 갔습니다. 마침 활동하던 동호회에서 같이 모여서 찍는다기에 거길로.. 동작 지구 쯤에서 봤는데, 전보다 불꽃은 작게 보였지만, 그래도 사진 찍는것도 배우고 즐거웠던 시간이였죠. 매우 추웠던 기억이 ...
그리고 그 다음해, 3학년 이지요. 여전히 솔로 -_-; Y양도 바다 건너 떠나고, 시험도 딱히 없고, 당시 과에서 매일 몰려다니면서 놀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군대도 안가고, 어학연수도 안가고 학교에 우리끼리 남았다가 친해진...) 그 친구들과 갔지요. 저는 다른 일이 있어서 늦게 갔는데, 친구들은 미리가서 돗자리 피고, 닭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언제갔는지 63빌딩 앞에 제일 잘보이는 좋은 자리에 ;;; 어쨌든 여태까지 본 자리중 가장 좋은 자리에서 봤지요. 비록 친구는 올때 삼각대를 잃어버렸지만;;;
그리고 작년, 드디어 연애를 하고, 불꽃축제를 손꼽아 기다렸지만, 뒤숭숭한 분위기 떄문에 결국 안하더군요.
올해는. 3학년때 갔던 친구들의 축소판과 삼각대를 매고, 커다란 카메라를 들고 갔습니다. 가방에는 맥주와 E마트에서 산 안주가. 한 손에는 돗자리를 대신하여 E마트에서 공수한 박스를 들고 갔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였죠. 커플들과 수많은 삼각대 사이에서 ...
결론은 .. 불꽃 놀이는.. 카메라와, 그리고 삼각대와. 파트너는 매번 바뀌지만(?) 커플로 갈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버리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