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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교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 카펠교(Chapel Bridge)

  제네바를 지나, 루체른에 도착한 것은 밤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비가 주적 주적 내리고 있었다. 비내리는 그 밤중에, 가게 문들은 모두 닫혀있고, 예약한 숙소는 어디에 있는 지도 잘 모르겠고, 커다란 캐리어를 들고 루체른의 상징 중 하나인 카펠교를 오고 가고 있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었다는 이 목조 다리는 (무려 13세기에 처음 지어졌다고 한다.) 걸을 때 마다 나무 특유의 소리를 내면서 조용한 도시의 적막을 깨곤 하였다. 오랜 기차여행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었다. 그 때 다리 건너편에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까만 잠바를 뒤집어 쓰고 작은 캐리어를 끌고 빗속을 거니는 그림자. 바로 우리와 드레스덴에서 동고 동락을 같이 해온 친구가 아닌가!!! 마치 10년은 못 만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빗속에서 부둥켜 안고 좋아했다. 지금 기차타러 간다기에 짧게나마 서로의 고생기와 여행기를 이야기하고 다시 손을 흔들며, 한국에서 만나자고 헤어졌다.

  유럽 여행을 가면 친구들을 만났단 이야기는 꼭 한번씩 듣는다. 세상은 정말 좁다며 감탄을 하곤 한다. 하지만 대낮에 유명 관광지에서 그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친구를 만났을 때와 한 밤중에 빗속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의 기분은 정말 다르다. 그 기쁨은 정말 뭐랄까, 이 고생을 알아주는 사람이 또 있구나!!! 라는 기분이었다.

  친구를 만나서 덕분인지 다행이 곧 숙소를 찾을 수 있었고, 쉽게 잠들 수 있었다.

  그 친구, 잘 지내고 있을까? 그 땐 정말 반가웠는데. 오랜만에 연락 해봐야겠다.^^
 

카펠교 (Kapellbruecke)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다리인 카펠교는 1333년에 완성되었으며, 길이가 200m에 달한다.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에는 17세기의 화가 하인리히 베크만의 작품으로  112장의 삼각형 널판지그림이 걸려 있는데 당시의 중요한 사건이나 루체른 수호 성인의 생애 등이 그려져 있다.
  다리 중간에는 팔각형 수탑이 있다. 이는 도시의 방위탑으로서 시민들에게 경종을 울리던 종각과 공문 보관소 그리고 고문실로도 사용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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