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사진 한 장에 여행의 기억이 차곡 차곡 쌓여있는 경우가 있다. 내 경우는 이 사진이 그렇다.

  오늘처럼 더운 날이었다. 도쿄의 어느 지하철역에서 헤어진 우리는 마지막 까지 먹지 못한 맥주 두 캔을 나눠가졌다. 맥주의 차가운 냉기가 물방울이 되어 표면에 맺히고, 내 가방을 적시도록 맥주를 먹을 기회는 없었다.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급하게 체크인을 하고 한 숨을 돌려 맥주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어짜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할 테니까, 다 마셔버리자, 라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멋진 풍경이 보고싶어 떠오르는 비행기를 보면서 꿀꺽꿀꺽 들이켰다.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시계는 12시를 가르켰지만, 나는 새벽 4시부터 일어나 돌아다니고 있었고, 아스팔트는 뜨거웠고, 맥주는 맛있었다. 그래서 조금, 취해버렸다. 살짝 업된 즐거운 기분으로 수속을 하고 비행기에 탔다. 출발하기도 전에 자버려서 어떻게 일본을 떠났는지 모르겠다. 밥 줄때 일어났는데 밥맛이 없어서 두 수저 먹고 다시 잤다. 한국에 도착하자 비몽사몽 하며 내렸다. 다녀온 곳은 시차없는 일본인데, 몸 상태는 지구 한 바퀴를 돌고 온 느낌이었다.

  꿀꺽 꿀꺽 맥주를 마시면서 생각했다. 이 땅에 도착해서, 다시 비행기를 탈 때까지 무엇을 배웠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오랜 친구들을 만나고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다가, 다시 한계에 부딪히고, 더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되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 알콜은 이제 내 몸을 다 빠져나갔겠지만, 그 마음은 아직 남아있을까. 잊을만하면 다시 다짐해본다. 열심히 살자고. 우리가 나눴던 꿈에 대한 이야기들이 실현될 때까지.


'여행 >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후현] 물안개  (10) 2011.06.28
[기후현] 다랑논  (8) 2011.06.27
[나고야] Bali Cafe PUTRI  (6) 2010.03.11
[2009] 혼자 걷는 낭만의 섬 '에노시마'  (17) 2009.12.11
[2009]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  (10) 2009.12.06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나고야에서 출발해서 동생이 살고 있는 나고야에 갔다. 그리고 동생의 친구이자 나와 Facebook으로 계속 연락을 해와서 사이버친구(?)였던 인도네시아에서 온 R양을 만났다. R양의 권유로 간 곳은 인도네시아 음식점!! 라시크라는 백화점에 있는 'Bali Cafe PUTRI'였다. 라시크는 나고야에서 처음 보는 엄청 화려한 곳이어서 깜짝 놀랐다. '왜 전에 이런 곳에 안 데려왔어!'라는 질문에 동생과 R양 모두 '유학생의 생활은 다르다.'라고 했다. 그래도 손님이라고 이런 멋진 곳에 데려오다니 감사할 뿐!!

  인도네시아 음식은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전에 방콕에서 매일 먹은 태국 음식들과 비슷 하면서도 좀 달랐다. 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맛있게 먹엇다. 함께 먹은 음식들!!

여러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런치 세트A!


국수~


샐러드


  런치세트를 시켜서 여러 음식을 한 번에 맛 볼 수 있었다. 볶은 밥은 우리랑 비슷했고, 샐러드나 꼬치의 소스는 주로 땅콩 소스 였다. 국수는 면은 쌀국수인데, 국물이 독특했다. 마지막에 친구가 먹은 샐러드 위에 있는 저 넓적한건 약간 쌀과자맛! 이 식당은 발리의 맛을 추구하지만, 사실 인도네시아에서 먹는 맛은 이것과 좀 다르다고 R양이 말했다. 이건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것! 하지만 내 입맛에도 맛아 맛있었다 :) 고급스러워 보이는 이 식당은 도쿄의 록본기 힐즈에도 있단다. 

  일본에서 인도네시아 음식을 먹은 특이한 경험! 하지만 맛있엇다! :) 인도네시아에서 온 귀엽고 발랄한 R양과의 만남도 즐거웠다! :) 

'여행 >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후현] 다랑논  (8) 2011.06.27
여름날의 추억  (20) 2010.08.17
[2009] 혼자 걷는 낭만의 섬 '에노시마'  (17) 2009.12.11
[2009]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  (10) 2009.12.06
이번에 일본에서 먹은 것들!  (25) 2009.06.24



   사실 일본에 한 두번 간것도 아니고, 도쿄도 한 두번 간게 아니라서 가기 전에는 '아! 이젠 자유시간 있어도 갈 때가 없어!' 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가게 되면 어딘가 처음 가 보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이제 그 범위가 도쿄를 넘어 카나가와현까지 뻗어나갔다. 사실 가마쿠라랑 하코네는 전에 가봤고, 요코하마는 이 때 1주일 째 머물고 있었으니까 ... 그래서 이번에 가기로 결정한 곳은 바로 에노시마(江ノ島)였다. 에노시마는 이미 알려진 대로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장소!! 나의 초등학교 시절 방학 내내 빌려봤던 슬램덩크의 장소라니!! 꼭 가보고 싶었다. 그래서 에노시마로 향했다.

  보통 신쥬쿠에서 오다큐센 타고 많이 가는것 같던데, 나는 요코하마에 1주일 째 머물고 있어서 요코하마에서 출발했다. 요코하마에서 JR요코즈카센을 타고 가마쿠라에 가서 가마쿠라에서 에노덴을 타고 갔다. 에노덴은 슬램덩크에서 강백호가 타고다니던 그 전차!! 초록색 에노덴은 정말 귀여웠다. 조용한 주택가를 조금 지나가자 어느덧 바다가 보였다. '와! 바다다' 요코하마에서 1주일 내내 바다 봤는데도 불구하고 에노시마에서 만나는 바다는 또 달랐다. 사진은 안 찍었지만, 강백호가 채소연을 기다리는 그 신호등을 지나, 에노시마 역에 도착했다.


  에노시마역에서 내려서 주택가를 지나 걸어가면 에노시마벤텐바시(江ノ島弁天橋)라는 다리가 나온다. 바로 저 다리를 지나면 에노시마! 하지만 에노시마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처음엔 혼자 온게 좋았는데, 다정하게 다리를 건너는 연인과 가족들을 보니 문득 외로워졌다. 그래도 꿋꿋하게 다리를 건너 에노시마에 도착! 상점가로 시작되는 에노시마!!! 상점가에선 여러 맛있어 보이는 음식들이 나를 유혹했지만, 주머니엔 동전밖에 없었고, 오랜 체류와 환율크리로 돈이 없는 상황이어서 아쉽게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 다만, 상점가 가운데 있는 우체국에 찾아가서 전날 밤에 쓴 엽서를 보냈다. 내 엽서를 받은 많은 지인들의 엽서가 사실은 이곳에서 출발했다.


  에노시마는 둘레 5km, 면적 0.38km^2의 작은 섬이어서 걸어서 구경해도 되지만, 언덕길이 조금 있어서 힘들어보이기도 하다. 그럴때는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된다는데, 돈도 없고 걷고 싶었던 나는 걸어가기로 결심!! 가이드 북에서 쭈욱 찢어간 지도를 보며 한 군데씩 돌아봤다.

  상점가가 끝나면 나타나는 즈이신몬. 그 안으로 들어가면 에노시마의 3개의 신사(헤츠노미야(辺津宮), 나카츠미야(中津宮), 오쿠츠노미야(奥津宮)) 중 하나인 헤츠노미야가 나타난다고 하는데 나는 그 앞에서 다른 쪽으로 올라가버려서 헤츠노미야는 마지막에 갔다. 가파른 경사를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무성한 나무 사이로 아름다운 항구의 모습이 보였다. 왠지 기분이 좋아져서 다시 힘을내서 올라갔다.


  중간에 예쁜 가게를 보면서 들어가서 밥도 먹고 싶고, 빙수도 먹고 싶고, 바다보면서 쉬다가고 싶지만 ...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해서 계속 올라갔다. 에노시마의 3곳의 신사 중 첫 번째로 간 곳은 나카츠미야! 853년 처음 건립되고, 현재의 건물은 1549년에 재건된 것이란다. 빨간 건물이 인상적이었다. 신사 앞에 매화가 만발하면 참 이쁘다던데 ... 다시 볼 수 있을까?

  다시 길을 걷기 시작하자 나타난 둥근 지붕!! 뭐지? 가이드북을 보니 '에노시마다이샤'라고 메이지 유신 때 신사의 불교적 요소를 없에는 훼불궤석 정책으로 헐린 어느 절을 재건한 것이란다. 안에 실내에 있는 것으로는 최대규모라는 불상이 있다던데 ... 일단 패스!!
  멀리서 조금씩 보이던 에노시마 한 가운데 있는 탑 같은 것은 전망대였다. 가까이 가니 전망대 주변에는 정원도 있었지만 ... 입장료가 있어서 또 패스!! 난 뭘 보고 온것일까!!!


  다음으로 갈 곳은 섬 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오쿠츠노미야!! 혼자서 멀고 지루한 길을 걸을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서 문득 뒤를 바라보면, "아! 내가 이만큼 올라왔나!"란 생각이 드는 묘한 성취감도 좋았고, 골목길 사이사이 살고 있는 사람들, 상점들, 예쁜 꽃들을 보고 바람의 향기를 맡는 것도 좋았다. 이런 섬에서 사는 삶은 어떨까, 라는 생각도 문득 하다가 평화로운 바다는 좋지만 화난 바다는 왠지 무서울 것 같아 그냥 가끔 바다를 보는 삶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세 오쿠츠노미야 도착!!나카츠미야의 화려하고 정돈된 분위기와 달리 오래된 신사의 느낌이 물씬나는 곳이었다.


  오쿠츠노미야에서 2분 걸리는 곳에 코이비토노오카(恋人の丘)라는 곳이 있는데, 에노시마를 만든 용이 선녀와 결혼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1996년 류렌노카네(龍恋の鐘)라는 종이 있는데 연인들의 성지란다. 그래서 자물쇠도 주렁주렁. 어딜가나 커플이 문제!!!!!! 코이비토노오카로 가는 산길은 우리동네 뒷산 올라가는 길이랑 너무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 살짝 보이는 일본어 안내판만 없었다면, 정말 우리동네인 줄 알았을것이다!

  오쿠츠노미야에서 바다쪽으로 내려가면 너비가 50m나 되는 바위가 있는 절벽이 있다. 이곳이 바로 치고가후치(稚児が淵)!


  날씨가 좋은 날에는 후지산까지 보인다던데, 내가 간 날은 보다시피 아주 흐린날이었다. 여기 경치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여러장의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 보니까 다 똑같다. 바다와 바위의 앙상블일 뿐 ... 한 바위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한참 생각했다. 그냥 이것 저것 ... 한국에 돌아가면 어떻게 해야할 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그 때 그 바위 위에서 고민하던 일을 지금 돌아보면, 그 때 생각했던 것 만큼 절망적이지 않고, 오히려 잘 풀리고 있지만 그 때는 참 답답했다. 그래도 내 마음을 에노시마의 바람과 파도가 달래주었는지, 막상 바위에서 일어날 때는 내 마음도 툭툭 털고 일어난 것 같았다. 이제 다시 에노시마역으로 돌아갈 시간!!


  하지만 내 앞을 가로막은 것은 바로 오르막길!!! 하지만 또 가다보니 내리막길도 있었다. 인생은 정말 '오르막길~ 내리막길~♬' 인가보다. 돌아갈 때는 온 쪽과 반대 길로 갔는데, 그 길에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좀 무서웠다. 그래서 내리막길은 뛰어갔다 ;;;

  아차! 그러고보니 헤츠노미야를 빼놓고 왔다. 돌아가는 길에 헤츠노미야에 들렀다.


  헤츠노미아는 1206년 건립된 에노시마 신사의 본전이라고 한다. 저기 위에 사진 안에 동그란 것. 어떻게 돌면 아마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 열심히 돌았다. 그리고 아래 사진은 작은 연못. 모두가 행운을 빌며 동전을 던졌다. 내 동전은 물 속으로 퐁당!!!

  그 작은 섬에서 그토록 빌었던, 좋은 일만 일어나게 해달라고 했던 내 소원들은 아직 유효할까. 잊고있었는데, 문득 생각났다. 지금도 누군가가 이 작은 섬에서 소원을 빌고 있겠지.

  헤츠노미야를 마지막으로 에노시마에서 나와 다시 에노시마 역까지 걸어가 에노덴을 타고 시나가와에 가서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혼자 여유롭게 다녔는데, 처음에는 좀 쓸쓸했지만 생각도 많이하고, 찍고싶은거 찍고, 구경하고 싶은것 구경하고. 나름 즐거웠다. 누군가 여행의 즐거움을 나눌 사람이 있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사실 이 날 너무 피곤하고 우울해서 사진도 많이 안 찍었는데, 그래도 사진과 사진 사이의 여백에 나만의 추억들이 스며있어, 사진을 다시 보니 그 순간순간이 다시 기억났다. 그날 쓴 일기에 '글쎄, 한 번은 좋지만 다시 올까?'라고 적혀있던데, 다시 가보고싶다. 맑은 날에. 이왕이면 낭만의 섬을 같이 걸을 누군가와. 다시가면 전망대도 올라가고, 정원도 가고, 헤츠노미야에서 동전도 골인시키고, 가마쿠라고교 역에서 내려서 슬램덩크 건널목을 건너보고 봐야겠다. 다시 갈 때까지 안녕, 에노시마.

  아, 그 날 일기에 한 마디 더 써있었다. '이 작은 섬에 왜 이렇게 신이 많아!!!!'


 
   그 해에 다녀온 여행이야기를 그 해에 마무리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지난 5월 29일에서 6월 9일까지 일본에 다녀왔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지 못한 것은 놀러 간 것이 아니라 다른 일 때문에 갔는데, 그 일에 대한 기억이 안 좋아서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걸렸고, 학교 다니다보니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묵힐 수는 없지. 조금씩 풀어놔야겠다. 날짜순으로 풀어놓으려다가 그냥 내 맘대로 풀어놓기로 했다.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고양이에 대한 마음은 귀여움과 약간의 두려움이 공존한다. 강아지에게는 귀엽다는 감정만 있는데, 고양이에 대한 이 미묘한 감정이 고양이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게 하는 원동력인가 보다. 고양이를 찍어보자! 라고 생각한건, 다른 블로거 분들 포스팅에서 본 고양이가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보니 다양한 모습의 다양한 표정의 고양이가 있었다. 그리고 어떤 여행책 마지막 페이지에 있었던 작가가 방문한 도시들의 고양이를 찍어 모자이크로 만든 페이지가 인상적이었다. 동네마다 특징있는 고양이가 있었다. 그걸 보면서, 이번 여행에서는 고양이를 찍어보자!, 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이 찍지는 못했지만 재미있는 사진이 많이 나와서 마음에 든다.

  먼저 에노시마!


  에노시마역에서 내려 긴 다리를 건너 에노시마 섬 안에 들어가서 처음 고양이를 만났다.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는 곳이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작은 호수에 앉아있던 고양이.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자기 할 일만 한다. 돈이 없으니까 에스컬레이터는 타지 않고 걸어 올라가다 만난 고양이. 길에서 아주 편안하게 누어있었다.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편안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찰칵!' 소리가 들리자 경계를 보내는 회색 얼룩고양이! 저 자세를 봐라! "내가 바로 고양이!!"라고 말하는 듯한 저 포즈. 에노시마의 꼬불꼬불한 길을 지나고 있을 때 어느 집 앞에 있던 까만 고양이. 난간 밑에서 "여기 봐~ 여기 봐~"라고 지나가는 다른 관광객 아주머니와 둘이 열심히 불렀다. 관심도 안 주다가 나중엔 쳐다봐 주더라. 에노시마는 참 예쁜 섬이었다. 그리고 고양이들도 귀여웠다. 고양이를 찍어보자고 결심한 다음에 처음 찍은 날이었는데, 의외로 다양한 모습의 다양한 고양이들이 찍혔다. 만족!!

 다음은 도쿄. 도쿄 번화가에서는 못 보고 우에노 공원에 갔다가 몇 마리 만났다.


  길냥이지만 이름표를 달고 있는 아이. 누가 달아줬을까? 우에노 공원의 고양이들에 대한 포스팅은 전에 베쯔니님 블로그에서 봤는데, 지금 다시보니까 이 아이들은 우에노공원삼거리파 고양이들!!!! 같은 고양이를 다른 분도 찍고 저도 찍고 여러 모습으로 보니 재미있다.

  다음은 나고야! 나고야에서는 츠루마이 공원에서 많이 만났다.


  츠루마이 공원에서 나고야성까지 걸어가면서 많은 고양이들을 만났다. 공원에 있는 고양이들은 사람을 보는게 익숙해져인지, 벤치에 사람이 앉아도, 사진을 찍어도 그냥 자기 할일 한다. 

  아래 고양이는 오늘의 포토제닉!  털이 복실복실한데 벤치에 앉아서 눈 꼭 감고 꼼짝도 안하고 잔다.


  신호등을 건너려고 서있는데, 잔디밭에 작은 우유그릇이 보이길래 봤더니 풀숲에도 얼룩냥이가 있었다. 부끄러운지 풀 숲에 꼭 숨어있다. 지하철 역에 들어가는 입구에서도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서, 사람이 지나가던지 말던지 사진을 찍던지 말던지 또 자기 할 일만 한다. 일본의 고양이들은 참 바쁘구나~ 

  찍어놓고 모아보니 정말 다양한 색깔의, 형태의, 지역의 고양이들이 있었다. 전에 본 책에서는 도시마다 사는 고양이의 특징들이 보이는 정도였지만 ... 내가 찍은 것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그냥 즐거웠다. 다음 여행에도 고양이들 만나면 찍어서 모아봐야지!

  제가 왜 이 포스팅을 올리자고 결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녁도 조금 먹었는데, 사진 정리하다 보니 밀려오는 공복감 ... 하지만 역시 음식포스팅은 밤에 해야 제 맛 ^-^ 이번에 일본에서 먹은 음식들 포스팅 시작합니다. ^-^

  옛날에는 여행갈 때 맛집도 알아가고, 지도도 뽑아가고, 기다려서도 먹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예전같지 않았어요. 시험 때문에 자유롭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먹을 것 위주로 움직이면 다른 일정이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아서, 가능하면 그 지역의 명물은 챙기되, 무리하지는 말자는 규칙을 세웠습니다. 맥주도 예전에는 가면 매일 밤 먹었는데, 이번에는 시험 끝날 때까지 알콜은 쳐다도 안봐서 다양한 맛의 맥주도 조금 밖에 못 먹었습니다. ㅠ.ㅠ 이번 여행에서는 기특하게도 가계부를 열심히 써서, 언제 뭘 얼마주고 먹었는지 다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가게 이름도 남아있는 것도 있는데, 없는 것도 있어요. 어쨌든 시작합니다.

요코하마 

 
요코하마에 라멘박물관인가도 있고, 카레뮤지엄도 있다고 알고 있지만, 수험생에게 그것은 그림의 떡. 요코하마에서 머문 숙소는 위클리맨션인데, 전자렌지도 있고, 작은 부엌도 있어서 주로 집에서 가져간 햇반과 밑반찬, 라면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가까운 곳에 도시락집이 있었는데, 샐러드랑 반찬도 사 먹었어요. 고르게를 88엔에 팔고 있었는데 정말 크고 맛있었는데 ㅠ.ㅠ 사진은 없습니다 ^^;; 너무 당연하게 다 먹어버려서 하하하;;; 그리고 요코하마 시립 도서관에 가서 공부한 날은 도서관 1층에 있는 식당을 애용했는데, 적절한 가격에(500~600엔) 많은 양으로 저를 기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진은 없습니다. 공부하러 가서 사진기를 두고가서 ^^;;; 결국 요코하마에서 찍은 음식 사진은 ...


  요코하마를 떠나던 마지막 날 미나토미라이에서 먹은 돈까스카레입니다. 관광지나 유명 쇼핑몰에서 보기 힘든 초 저렴한 가격(500엔)에 혹해서 들어갔는데, 맛은 괜찮았는데, 양이 적었어요. 카레도 부족했고, 돈까스도 빈약했고, 밥도 적고... 아! 도서관 밥은 저것보다 2배는 많았는데!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맛을 생각하면 뿌듯했습니다.

도쿄

  도쿄에서 먼저 먹은 음식은 우에노에서 먹은 라멘!!
 

  라멘과 차슈덮밥이 함께!! 우연히 발견한 가게였는데 돈코츠 라면 국물도 정말 진했고, 차슈 덮밥도 맛있었습니다. 근데 양이 많아서;; 먹을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다 먹고 나오려니까 목까지 돈코츠 국물이 가득 찬 기분 ^^;;;

  그리고 도쿄역을 바라보고 먹은 아이스티와 빵!


  여기가 도쿄역 앞에 있는 마루노우치빌딩이었는데, 여긴 1층에 있는 카페고 지하에도 스타벅스랑 다른 커피숍도 있고, 5층인가 6층인가에도 에프터눈티를 하는 찻집도 있고, 여러 카페가 있었어요. 숙소에 들어가긴 너무 이르고, 일기도 써야하고, 엽서도 써야하고 해서 적당한 카페를 찾는데, 지하에 있는 카페들은 너무 좁고 번잡하고, 윗층에 있는 카페들은 좀 비싸고 부담스러워 보여서 고민하다가 간신히 찾은 카페입니다. 늘 그렇듯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는 것이 디저트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가끔은 배(식사)보다 배꼽(디저트)가 더 커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벼운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늘이 아니면 언제 즐기리~ 이러면서 즐겼습니다. 빵은 부드럽고 맛있었고, 아이스티는 하루종일 돌아다녀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주었어요. 근데 우리나라에선 아이스티 주세요 이러면, 립톤 아이스티 (복숭아맛, 레몬맛있는 달달한 것)이 많이 나오던데, 여긴 정말 홍차맛 -_-; 달달한 것을 기대했다가 조금 놀랐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

  다음으로 또 디저트네요 ^-^ 밥으로 먹었지만 하하하;;;


  하라주쿠에서 먹은 ... 케익! 근데 이거 맛은 케익인데 컵 안에 들어있는 신기한 케익이었어요. 오른쪽의 것은 딸기 맛이었고, 왼쪽은 티라미수 맛. 맛있었는데 이름은 몰라요 ㅠ.ㅠ 하라주쿠에서 지나가다 그냥 들른 카페였는데, 빵도, 케익(?)도 너무 맛있었어요~ 

  다음은 오코노미야키!


    일본에 가서 먹고싶었던 것 중에 하나! 도쿄를 구경하고 저녁에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에 갔어요.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 쪽에 오코노미야키집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음식점 목록을 보니 '치보'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전에 오사카에 갔을 때 간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치보로 고고!! 그런데 38층에나 있어서 비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렇게 비싸진 않았어요. 알고보니 '치보' 란 글짜 밑에 '엘레강스'라고 작게 쓰여있더라구요. 높은 곳에 있는 거라 다른 곳이랑 다른가 봅니다. '엘레강스'란 단어에 어울리게 멋진 풍경을 보여줬어요. 창가 좌석은 예약이 다 차서 앉지 못했는데, 창가 좌석에 앉은 사람들은 도쿄의 야경을 보며 오코노미야키를 먹더군요. 저희는 안쪽 자리에 앉아서 어깨 넘어로 야경을 보면서 먹었지만 맛있었어요! 오사카 본점에서 먹은 것 보다 여기서 먹은 게 더 맛있었어요 ^-^ 대 만족!! 다음에 가게 되면 도쿄 야경을 보면서 오코노미야키를 먹기 위해 예약을 하고 가야겠습니다!!

나고야

  첫 번째로 먹은 것은 나고야 명물 키시멘!


   나고야 명물 키시멘은 우동이랑 비슷한데 면이 납짝하고, 가늘어요. 전에 갔을 땐 기시멘의 존재를 몰라서 못먹었는데, 이번엔 꼭 먹어야지!! 라고 다짐했어요. 나고야에 유학중인 동생의 말에 의하면, 여기 저기서 먹어봤는데, 자기네 학교 학생식당에서 먹는게 제일 맛있었다고 그래서 동생 수업시간에 맞춰서 학생식당으로 가서 먹었습니다. 학생식당 답게 가격도 저렴하고, 더군다나 동생이 학교에 놀러왔다고 사줬어요. 하하하! 아흑, 학생식당 사랑해요♡ 맛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국물은 우동국물 맛인데 좀 더시원한하고 깔끔한 맛? 면은 우동면보다 얇아서 더 부드러웠어요. 학생식당의 맛과 가격에 반해서;; 다음 날 또 가서 먹었는데, 사진은 없지만 참치덮밥을 먹었어요. 양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거기에 맛있었다는... 아흑 우리학교 식당도 식당 개수만 많지 말고 메뉴가 다양했으면 좋겠어요 ㅠ.ㅠ 그리고 맛도 좀;;;

  그리고 저녁에 먹은 것은 나고야 코친~!



  나고야에 또 하나 유명한 음식이 닭요리 입니다. 코친이라고 하는데, 닭의 종류이고 요리법은 다양한 것 같아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닭날개가 유명하고 체인이 많다는 '세카이노 야마짱' 이라는 곳에 갔습니다. 그리고 테바사키(닭날개요리)와 된장 꼬치와 맥주 한잔 ! 저 닭요리는 특이했어요. 소스가 특이했어요~ 된장꼬치는 전에 먹은 미소까스를 떠오르게 하는 맛! 또 사진을 안 찍었는데, 다음날 또 하나의 나고야 명물인 미소까스도 먹었습니다. 여전히 맛있었어요 ~ 또 하나 유명한 명물이 히쯔마부시(장어덮밥)인데, 그건 비싸서 엄두가 ㅠ.ㅠ 그래도 키시멘이랑 테바사키 먹어봤으니까, 나고야 명물은 왠만큼 정복했네요 ^^ 

맥주

  사실은 제가 맥주를 정말 좋아하는데;; 건강상의 이유로 좀 줄이고, 공부할 때 선생님이 "술 마시면 단어 까먹어요!" 라고 해서 또 줄이고 해서 한 동안 멀리했었습니다. 더군다나 시험 보러 간 것라 섣불리 음주를 할 수도 없고, 편의점에 진열된 맥주를 보고 눈물을 삼켜야 했지요. 드디어 시험이 끝나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던 날! 정말 맛있는 맥주들을 만났습니다.


    츄하이류를 좋아하기도 하고, 맥주 마신지 좀 오래되서 일부러 도수 낮은거 찾아 마신것도 있는데, 이 두개는 정말 맛있었어요! 특히 왼쪽의 하와이안루비 맛! (다시 생각해도 정확히 뭔맛인지 모르겠다는;;;) 하지만 한번 보고 다시 만날 수 없었답니다. 요코하마 편의점에서 발견했는데, 도쿄에도, 나고야에도 없었어요..ㅠ.ㅠ 왼쪽의 오키나와맛! (이것도 뭔 맛인지 몰라서 그냥 오키나와 맛!)도 맛있었어요~~ 전에는 한가지 과일 종류가 들어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다양한 과일 들어있는게 많이 나오네요~ 하루에 한 캔씩 마셨으면 이 혼합과일시리즈들로 매일 마셔봤을 텐데 ㅠ.ㅠ

  그리고 나중에 저 하와이와 오키나와의 친구들을 찾지 못해 구입한 맥주들 ...


  요건 산토리껀데 전에도 몇 번 먹어보고, 동생도 사온 적이 있어서 익숙한 맛!


  요건 자매품 그레이프후루츠 맛! 거기다 도수도 더 높았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레이프후루츠 별로 안 좋아해서 레몬맛이 더 맛있었어요.


  만약에 오키나와와 하와이맛을 만나지 못했다면 제일 맛있었을 백도 맛! 맛있었어요 ^-^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맛집을 꼬박꼬박 챙겨 간 것도 아니고, 맥주를 매일 밤 마신것도 아니고, 간식을 많이 먹은 것도 아닌데도 그래도 다양한 맛을 보았네요. 도서관에서도 먹어보고, 학교에서도 먹어보고, 할인 도시락도 사서 먹어보고... 그런가하면 도쿄 야경이 (어깨넘어로) 보이는 곳에서 오코노미야키도 먹어보고, 도쿄 도심의 카페에서 차도 마셔보고, 불꽃놀이 보면서 맥주도 먹어보고 그랬네요. 마지막으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을 뽑아보자면 오코노미야키랑 키시멘이었어요! 그리고 하와이안루비맛 맥주 ㅎㅎㅎ 먹는 재미가 함께해서 더욱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일본에 머물렀던 기간은 5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입니다. 하지만 5월 30일, 6월 2일에 시험이 있어서 6월 2일까지는 '시험장 - 도서관 - 숙소 - 도시락집'만 반복해서 찍은 사진이나 그런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6월 2일! 처음으로 우리 펜돌이(제가 쓰는 DSLR이예요. PENTAX *ist DS2. 펜탁스니까 펜돌이요 ㅎㅎ)를 데리고 나갔습니다. 요코하마에서 가장 가 볼 만한 곳은 역시 항구가 있는 '미나토 미라이'. 그래서 시험 같이 본 친구와 '미나토 미라이'에 가서 아이쇼핑도 하고 산책도 하고 아이스크림도 먹고 하면서 시험에 대한 울분을 토해냈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도쿄에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하고, 저는 바다를 보면서 맥주나 한 캔 딸까, 하고 오오산바시 터미널로 향했습니다.

  오오산바시 터미널은 2002년에 완성되었는데, 곡선형의 디자인으로 나무 바닥을 따라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지붕으로 올라갈 수 있고, 지붕에는 미나토 미라이와 야마시타 공원 등을 조망할 수 있는 잔디광장과 보드덱이 있습니다.





  전체 모습을 찍은 사진이 없네요. 아마 익시무스로 찍은 것 같은데 아직 현상을 안 해서 ^^;; 마지막 사진은 6월 5일날 아침에 찍은 사진이고 나머지는 6월 2일에 찍은 사진이예요. 오오산바시 터미널에는 3번 갔는데, 맨 처음은 첫 날 시험 망쳤을 때. 너무 마음이 답답해서 숙소에서 이 곳 까지 30분 걸어갔습니다. 갔더니 하필 락페스티벌 같은 것을 하는 날이라 (3번째 사진에 있는 광장에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꽉 차 있었어요.) 흔들흔들 술취한 사람들이 신나게 놀고 있어서 더 우울해졌어요. 두 번째 간 날이 지금 이야기 하려고 하는 두 번째 시험 본 날, 6월 2일 이고, 마지막으로 요코하마를 떠나기 전에 놀러온 동생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한 번 더 갔습니다. 

  아무튼 저는 이 곳에 맥주 한 캔을 따려고 갔을 뿐인데,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더라구요. 지붕에 옹기종기 바글바글. 그것도 미나토 미라이를 바라보는 한 쪽 방향으로 앉아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한 곳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까고 있는데, 경찰 아저씨의 방송! "잠시 후면 불꽃놀이가 시작되니 질서를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화장실 다녀 오실 분은 미리 다녀오세요!' '헛! 불꽃놀이?!' 저는 제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 날은 평일(화요일)인데 불꽃놀이라니, 그것도 아직 여름도 안 되었는데! 하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죠. 맥주를 다 먹고도 불꽃놀이가 할 때 까지 한 참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8시 20분 경에 불꽃놀이가 시작되었어요. 생각지도 못하게 본 불꽃놀이. 시험 때문에 마음이 어두웠는데, 우울함을 싹 날려버리게 해 주었습니다.



















구경하는 사람들. 여객선에도 바글바글


  갑작스러운 불꽃놀이라 삼각대가 없어서 (사실 한국에서 가져가지도 않았지만 ;;) 흔들린 사진이 많아요. 일본에서 처음 불꽃놀이를 본 감상을 말하자면, 한국에서 보던 것과 비슷했는데, 좀 더 신기한 불꽃들 (모양이 난다던지, 여러 색이 한번에 나오던지)이 많았어요. 그리고 한국에선 노래도 나왔는데, 여기는 멀어서 안 들린건지 배경음악이 없어서 좀 아쉽기도 했고요. 불꽃놀이가 시작될 무렵 앞에 앉은 꼬마들이 '아! 여름의 시작이다!' 라고 말한 것을 들으면서, 일본은 '여름=불꽃놀이'라는 생각이 있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달았지요. 생각지도 못하게 본 불꽃놀이가 정말 즐거웠어요. 아, 그런데 왜 이 평일에 불꽃놀이 하는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까 지금 요코하마에서 개항 150주년이라고 행사가 많은데, 6월 2일이 바로 처음 개항한 날이었던거예요. 행사중에 제일 중요한 행사였죠. 아무튼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맥주 한캔! 너무 즐거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예쁜 요코하마의 야경을 보면서 돌아왔어요.

미나토 미라이의 야경


공원에 있던 색깔이 변하는 조형물

 

'여행 >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9]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  (10) 2009.12.06
이번에 일본에서 먹은 것들!  (25) 2009.06.24
즐거운 도쿄 여행! - 1 -  (10) 2009.06.07
혼자서도 잘 놀아요 2  (7) 2009.06.06
혼자서도 잘 놀아요 ~  (12) 2009.06.04

  어제 (6월 6일)에는 나고야에서 올라온 동생과 함께 본격적인 도쿄 여행을 했습니다. 도쿄 방문이 벌써 7번째인데 그래도 새로운 곳들이 있네요. 어제 일정은

도쿄 대학 - 간다 고서점가 - 오모테산도 - 하라주쿠 - 롯본기 - 도쿄타워 

였습니다. 사실 옛날에는 몇 시에 어디갈지, 점심은 뭐 먹을지 까지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가지고 다녔는데, 이제는 왠만큼 알고, 귀찮은 것도 있어서 그렇게 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어디 갈지만 정하고 가서 마음 내키는데로 움직였습니다. 그래도 즐겁게 다녔어요. 하지만 일정이 일정인지라 다리가 엄청 아프더라구요.

1. 도쿄대학

  도쿄대학은 전에 글로벌챌린저 할 때도 일정에 있어서도 가보고, 다른 일 때문에도 가본 적이 있어서 쉽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제가 도쿄에 왔을 때는 거의 항상 맑았는데 어제는 비가내렸어요. 특히 아침에 비가 많이 와서 도쿄대학을 구경하는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비가 오고, 토요일이라 사람도 없으니 더욱 차분한 분위기의 캠퍼스를 볼 수 있었습니다. 언제 와도 느끼지만 정말 공부하기 좋을 것 같은 환경, 학교가 산등성이에 있어 자전거는 상상도 못하는 학교를 다니는 사람으로써 평지를 자전거로 달리는 캠퍼스가 부러울 뿐입니다.


  전에 도쿄대에 갔을 때에는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았는데, 비가 오늘 날씨여서 그런지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도서관 앞에서도 기둥에 기대어 보이는 나무며 기둥을 그리고 있던 여학생. 살짝 훔쳐보니 그림도 너무 잘 그리고, 집중하는 모습이 멋있어서 사진을 찍고 말았어요. 언젠가 말한적이 있지만 제 로망은 여행다니면서 그림을 그리는 것! 언젠가 저도 여행 중이라는 것을 잠시 잊고, 어느 기둥에 기대어 앉아 스케치를 하고 싶어요.

2. 간다 고서점가

  간다 고서점가는 간다의 진보초 교차로를 중심으로 140여개의 고서점이 밀집해있는 곳입니다. 이 곳은 1870년대에 형성되었는데 제2차 세개대전 말기 도쿄 공습 때 미군이 폭격 제외 대상지역으로 지정했을 만큼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서점가라고 합니다. 일본 전국 고서의 2/3이 집결한다고 하는데, 정말 서점마다 빽빽하게 많은 책들이 들어 차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일반 교양서적 뿐만 아니라 전문 서적들도 많아서 놀랐어요. 한가지 더 놀란 사실을 책이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깨끗 했다는 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고서점을 찾고 책을 보고 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간다 고서점가 근처에 몇 개의 대학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메이지 대학입니다. 전자렌지를 써야할 일이 있었는데, 학생 식당에 가면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메이지 대학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 한 충격을 ...


  메이지대학은 일반적인 캠퍼스가 있는게 아니라 도심에 고층 빌딩 몇 개에 있었습니다. 제일 큰 빌딩에 들어갔는데 속의 분위기도 참 럭셔리. 학생 식당을 찾아보니 예상했던 지하나 지상 1,2 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려 17층에 있었습니다. 이름도 스카이 라운지 ;; 올라가보니 정말 스카이라운지였습니다. 창 밖으로 도쿄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밥먹으면 뭐든 맛있을 듯. 학생식당 답게 정말 저렴한 메뉴들이 많이 있었지만 ... 다른 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해서 점심은 먹지 않았어요. 놀라운 메뉴는 트리플 카레라고 커다란 접시에 밥 세덩어리랑 카레 3인분이 뿌려져 있었어요. 셋이 같이 먹으라고 해놨나봐요. 핸드폰 줄도 3개를 세트로 파는 것이 많던데 세명이 다니는 것을 좋아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쉽게도 전자렌지는 못 찾았지만, 학교 식당이 스카이라운지일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3. 오모테산도

  오전의 지적인(?) 관광은 마치고 오후에는 본격 (아이) 쇼핑을! 먼저 명품과 고급 쇼핑몰이 가득한 오모테산도로 갔습니다.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워지는 예쁜 옷들과 악세사리들이 가득 있었어요. 큰 대로변 말고 뒷골목에도 들어갔었는데, 뒷 골목에도 예쁜 집이랑 가게들이 많이 있었어요. 오모테산도에서 역시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오모테산도 힐즈'. 좋아하는 건축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곳 입니다. 겉 모습도 세련되고 예쁘지만, 내부 모습도 멋져요. 모든 층을 경사로 올라갈 수 있는 구조. 그리고 내부에 있는 가게들이 빛나는(?) 가게가 많아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런 느낌입니다.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 하라주쿠 부터는 다음 편에 쓰겠습니다.  To be continue..

 수요일에 이어 목요일도 혼자 놀았습니다. 어제는 요코하마를 벗어나 도쿄로 진출! 가보고 싶었던 국립과학박물관과 과학기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오전에는 우에노에 있는 국립과학박물관에, 오후에는 기타노마루에 있는 과학기술관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요코하마에서 JR을 타고 국립과학박물관에 가기 위해 우에노까지 고고!!

1. 국립과학박물관

  국립과학박물관은 우에노공원 내에 위치해있습니다. 우에노에는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예요. 시간이 되면 다른 미술관이나 박물관도 가보고 싶었는데, 오전 내내 과학박물관에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다른 곳은 가보지 못했습니다. 국립과학박물관은 과학박물관보다 자연사 박물관의 느낌이 강한 곳이었습니다. 주로 생물이나 지학에 관련된 내용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일본관에는 일본의 생태계나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공룡뼈가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공룡뼈 보고 좋아하다가 나중에는 별 감흥이 없었어요. 과학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포스팅은 다음에 ...


2. 우에노 공원

  우에노까지 온 김에, 그것도 우에노 공원까지 들어온 김에 우에노 공원 구경을 안하고 갈 수 없겠죠? 우에노 공원은 정말 넓었습니다. 사람도 많고, 비둘기도, 까마귀도 많고 ... 근데 사실 배고프고 힘들어서 그냥 공원이구나~ 이러고 지나갔습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도도한 고양이와 멋진 음악을 들려준 분들!!


3. 라면

  이날 점심은 라면!!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라면이 왠지 먹고싶어서 라면을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옛날에는 맛집도 잘 찾아다니고 그랬는데, 이제는 그냥 되는데로 먹자~ 이런 기분?! 그래도 운 좋게 맛있는 가게에 들어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우에노 공원에서 나와서 길 건너서 아무 골목이나 들어갔는데 눈 앞에 나타난 라면집!! 돈코츠라면 전문점이라고 써있어서 그래! 돈코츠라면을 먹자! 라고 하고 들어가서 그 가게의 추천메뉴를 시켰는데, 역시 추천메뉴 답게 맛있었어요. 진한 국물이 어찌나 맛있던지, 국물까지 다 먹어버렸습니다. 거기에 런치세트라서 작은 차슈덮밥도 나왔는데, 신나게 먹었더니 저녁을 안 먹어도 될 정도로 배가 불러버렸어요 ^-^


4. 과학기술관

  기타노마루공원안에는 과학기술관이 있습니다. 과학기술관은 일본과학기술진흥재단이 운영하고있는 과학박물관입니다. 전시 위주였던 국립과학관과 다르게 체험을 위주로하는 2세대 과학관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각 층은 에너지, 전기, 물리 법칙, 가스, 전자기력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져있고, 실험을 직접 하면서 보여주는 코너도 있고, 실제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미 왠만한 과학상식은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저도 실제로 보니 깜짝 놀라는 것이 많을 정도로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이곳도 자세한 포스팅은 나중에 ...


5. 도쿄역 주변 

  과학기술관의 관람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도쿄역 주변으로 갔습니다. 도쿄역 주변으로 간 이유는 요코하마로 돌아가는 JR을 타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시티은행에서 돈을 뽑아야 하기 때문에 ;; 국제현금카드로 돈을 뽑으려고 하는데 시티은행이 어디있는지 몰라서 고민을 하다가, 문자로 도움을 요청한 친구가 친절하게 알려줘서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남은 돈이 얼마 없어서 조마조마하면서 다니다가 (카드는 왜 이렇게들 안 받는지 ;;)  ATM기에서 나오는 돈을 보는 순간 얼마나 반갑던지 하하하 ;;; 그리고 도쿄역 주변으로 가서 도쿄역 건너편에 있는 한 카페에 들어가서 아이스티를 마시면서 일정도 정리하고 친구들에게 엽서도 썼습니다. 이게 얼마만에 느껴보는 여유인지 하하하하~~~


  혼자서 노는 것은 일단 어제로 끝! 동생이 도쿄로 와서 오늘은 동생과 함께 요코하마, 도쿄를 돌아보았습니다. 내일도 도쿄 탐험은 계속 됩니다 ㅎㅎ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와서 돌아다니기 힘들었어요. 내일은 비가 안오길 ^-^  

 어제는 혼자 놀았습니다. 같이 시험 본 친구들은 다 한국으로 돌아가버리고, 동생은 내일 올라오고해서 어제 오늘은 혼자 지냈습니다. 혼자하는 여행의 새로운 느낌 ;;; 어제 혼자 신나서 돌아다니면서 한 일은 ....

1. 영화보기
 
외국오면 영화관가는 걸 즐겨 합니다. 특유의 문화를 즐길 수 있고,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어제 영화관에 간 목적은 '명탐정 코난 극장판 13기 칠흑의 추적자'를 보기 위해서였죠. 일본 오면 코난을 영화관에서 보는게 소원이었는데 그 소원을 드디어 이뤘다는 ... 개봉한지 좀 오래되서 상영하는 관도 간신히 찾았어요. 요코하마 미나토 미라이에 있는 월드 포터스라는 라는 쇼핑몰에 있는 '워너 마이칼 시네마'에서 봤어요. 사실 4년 전에 요코하마 왔을 때도 같은 영화관에서 '용의자 무로이 신지' 보고 갔는데 또 여기에 올줄은 ^^;;


영화 표 인증?!

   원래 매월 1일에 할인해주는 제도가 있어서 첫날 시험 잘보면 1일에 보러가려고 했는데, 시험 잘 못봐서 어제야 보러 갔습니다. 대학생 할인이 있는데 저번에도 한국 학생증을 보여주고 할인 받은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러려고 하는데 기쁜 소식!!! 레이디즈데이라 여성은 무조건 1000엔이랍니다. 하하하 원래 성인 가격은 1800엔이예요. 그렇게 표를 끊고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영화는 재미있었어요. 코난을 극장 스크린으로 본다는 것 자체가 코난 팬으로 감동 ㅠ.ㅠ 거기에 극장판이면 등장하는 실제와 비슷한 배경과 영화스러운 스케일들 ㅠ.ㅠ 근데 이번 편은 스케일은 그렇게 크지 않았고, 엄청 무시무시한 범인도 등장하지 않았지만, 코난의 큰 줄거리인 코난 vs 검은 조직의 이야기에 한 걸음 진보한 이야기였죠. 그리고 그 동안 다른 지역에 놀러갔다가 그 지역의 사건을 해결하면서 알게된 지역 형사들이 대거 등장해 마치 코난 동창회라도 하는 듯 했어요. 역시 코난은 제가 좋아하는 최고의 애니메이션 ㅠ.ㅠ 감동입니다.

영화를 보고 에노시마에 갔습니다. 에노시마는 가마쿠라 근처에 있는 작은 섬인데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해요. 슬램덩크 말고도 많은 드라마에 나왔어요. 영화관이 있는 미나토 미라이에서 요코하마 역까지 걸어갔는데 배가 고파서 맥도날드를 먹고 에노시마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2. 에노시마(江ノ島)

에노시마 포스팅은 한국 가서 따로 올리겠습니다. 간단한 인상을 말하면, 뭔가 상상과 다른 느낌? 근데 날이 흐려서 그런것 같기도 해요. 날도 흐리고 바람도 많이 불고, 파도도 높아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서 상상하던 평화로운 해변 마을과는 거리가 좀 있었는듯 ^^;; 그리고 작은 섬에 신을 모셔논 곳이 많은지 ... 이런 신사 밀집도 높은 곳은 처음! 그래도 나무도 우거지고, 바다도 예쁘고, 자연이 아름다워서 기분이 좋았어요. 문어로 만든 센빼랑 에노시마섬에서만 파는 맥주가 유명한데 돈이 없어서 ;; 구경만 하다 왔습니다. 그건 좀 아쉬워요 ㅠ.ㅠ


3. 시나가와

저녁에는 도쿄에서 일하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삽질. 가마쿠라에서 도쿄쪽으로 가는 노선이 2종류가 있는데 잘못 타서 ;;; 근데 또 잠들어서 ;;; 완전 반대쪽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다녀야겠어요. 계속 머문 요코하마도 그렇고 어제 다녀온 에노시마도 그렇고, 사람이 별로 없는 조용한 곳인데, 그런 곳 보다가 도쿄 가니까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는 기분이었어요.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아~

전에 친구가 한국 왔을 때 공부한다고 바빠서 못 만났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게 어찌나 미안하던지... 타국에서 만나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도 하고, 사는 이야기들도 하고, 분위기 좋은 가게에서 맛있는 것도 먹고 즐겁게 이야기하다 돌아왔습니다.

어제 올리려고 했는데, 집에오면 지쳐서;;; 이상하게 새벽 6시만 되면 눈이 떠져서 (심지어 시험날은 5시에 일어났다는..) 아침에 할일이 별로 없어서 포스팅을 합니다. 혼자서도 잘 놀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에노에 있는 국립과학관에 가볼 생각이예요. 맑은 날씨가 좋은데 오늘의 요코하마 하늘도 흐리네요. 오늘도 혼자 잘 놀고 오겠습니다!

  이누야마 마츠리에서 본 마츠리를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여러 노점들의 모습입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만 보던 모습이었는데 막상 실제로 보니 신기했어요. 어릴 적에, 우리 동네 아파트 단지 뒤에서도 반짝 시장이라면서 가끔 이런 노점들이 줄지어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커서는 잘 못본것 같아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으아~ 달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라에몽빵 - 귀엽고 맛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풍선 잡기(?) 잘 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생각 보다 어려운 지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벚꽃과 길을 가득 메운 사람, 그리고 노점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초코 바나나. 초코 바나나가 인상적인건, 조제 -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둠이 지는 거리들, 하지만 가득한 사람들의 관심 그리고 축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붕어 잡기. 잘 잡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콤함...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곳에서 보다니! 반갑다! 되너 케밥!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초코 바나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고구마. 정말크다. 꼭 무같아.


  이로써 이누야마 마츠리 구경은 끝. 다른 문화 속을 거닌다는 것은, 언제든 즐거운 일이예요. 주위를 둘러봐도 모든 신기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