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몇 번 여행을 다녀오면서, 여행기를 빨리 올리지 않으면, 잊쳐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되는데로 빨리빨리 올리려고 한다. 그림도 좀 그리고 싶은데 요즘 그림그릴 시간이 없음 ㅠ.ㅠ 일단 이번 여행기는 사진만 있는 여행기로!


  기요미즈데라에 가면, 맨 처음 교토에 갔던 2005년 겨울이 생각난다. 당시 나는 대학교 2학년의 꼬꼬마였고, 시코쿠라는 지역에 여름방학동안 일본어를 배우러 갔다. 당시 나의 일본어 실력은 인사밖에 못 하던 시절 ... 시코쿠 시골동네에 있다가 딱 한번 배를 타고 간사이 지역에 놀러올 일이 있었는데, 태어나서 처음 해외여행을 하던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고, 친한 언니가 '같이 교토갈래?'라고 물어봐줘서 쫄래쫄래 교토에 왔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니 그 언니는 사학과였고, 그래서 남들이 다 오사카 도심으로 놀러가는 동안에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도시인 교토에 온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 때 처음 갔던 곳이 기요미즈데라였는데, 시코쿠와 사뭇다른 관광지 분위기에, 그리고 스케일 큰 건축물의 모습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번 여행에서도 첫 방문지는 기요미즈데라. 역시 교토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의 한 곳 답게 거리에 사람이 가득했다. 특히 수학여행학생들 ... 


  먼저 교토역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지치 정류장에서 내려, 야사카노토(八坂の塔)를 바라보며 골목길을 올라갔다. 5층 목탑을 보니 "아, 이곳이 히가시야마"구나 하면서 가기전에 읽은 <후쿠야당 딸들>이 기억났다. 이야기의 배경이 히가시야마인 탓에 저 목탑의 실루엣이 자주 등장하곤 했었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니 기념품 가게들이 늘어서있었다.






야사카노도리가 끝나고 산넨자카에 들어섰다. 이제 본 관광객의 물결. 





  그리고 기요미즈테라 도착. 예전에는 들어가는 입구도 엄청 컸던 기억이 나는데, 어렸을 때 온것도 아니면서 왠지 작아진 기분이 들었다. 벚꽃이 피는 봄도, 그리고 단풍이 물드는 가을도 아름답겠지만. 신록이 푸르른 5월도 아름다웠다.


기요미즈데라에서 바라본 교토시내. 저 멀리 교토타워가 보인다.


  여기는 사랑을 이루어준다는 지슈진자(地主神社).


이 쪽 돌에서 저 쪽 돌까지 눈 감고 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나는 패스.




아마도 교토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장면중의 하나. 본당의 무대. 일본에는 여기에서 뛰어내릴 용기로 열심히 살라,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한다. 이 곳은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다는데, 수많은 세월을 저 많은 사람들을 지탱하며 버텨왔다는게 참 신기하다.



마시면 건강, 학업, 연애에 효엄이 있다는 오토와 폭포. 하지만 줄이 너무 길어서 패스.


  기요미즈데라를 나와 다시 오솔길 산책에 나섰다. 


여름이 다가오나 보다. 색색의 부채들.



다시 산넨자카


니넨자카



네네노미치


  기요미즈데라는 역시 교토의 명소이다. 많은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서 이것 저것 기념품을 구경하고, '어서오세요~' 소리와 함께 시식으로 나눠주는 떡을 먹으면서 '아, 내가 교토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교토에 오는 다른 사람들도 기요미즈데라에 오면 이런 느낌이 들어서, 기요미즈데라를 '교토 답사 1번지'라고 부르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