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하늘에서 하늘을 본 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렇게 비행기를 많이 타도, 늘 창가쪽을 원하고, 아무리 흐린 날이라도 두둥실 떠올라 파란 하늘, 그리고 비행기 밑으로 가득한 하얀 구름을 보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몇 시간을 보다 보면 지겨워 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시 비행기에 타려고 하면 두근거리는 이유 중의 하나는 하늘에서 보는 하늘이 너무 예뻐서 일지도 모른다. 이번 여행에서는 오고 가면서 일본에서 갈아타고, 호주 국내에서도 비행기를 타는 바람에 짧은 여행에 참 여러번 비행기를 타면서 많은 하늘을 보았다. 그중에서 인상적인 하늘이 있었다. 다른 여행에서는 보기 힘든 하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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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에서 시드니로 가는 길

  먼저 브리즈번에서 시드니로 가는 길. 그리 멀지 않은 길인 탓에 비행기는 높이 날지 않는다. 그래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광활한 호주 대륙이, 사막이, 산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국내선을 탔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 역시 대륙이구나 하는 감탄을 내뱉을수 밖에 없는 모습이다. 보면서 드는 생각은 "아, 스카이 다이빙 하면 재미있겠다." 라는 것. 우리는 짧은 일정 탓에 그럴 수 없었지만, 먼저 가서 오래 오래 있는 남자친구는 간지 얼마 되지 않아 전화해서 "스카이 다이빙 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다." 라며 자랑을 했다. 이런 멋진 풍경이라면, 한 번쯤은 꼭 뛰어 내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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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에서 일본으로 가는 길

  시드니에서 일본으로 가는 길. 시드니에서 탄 비행기는 오후 한시. 그리고 간사이 공항 도착은 일본 시간으로 오후 여덟시. 하늘에 있는 도중에 해가 져버리고 말았다. 내가 탄 비행기는 언제나 낮에만 가거나 밤에만 갔다. 그래서 해가 뜬다던가, 진다던가 하는 것은 한 번도 못 느껴 보았다. 여느 장거리 비행과 다름 없이, 밥을 주고 잠을 자라고 창문을 모두 닫아서 깜깜한 기내에 있다가 문득 창밖이 궁금해서 살짝 열어보았더니, 하늘은 붉은색과 푸른색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아쉬울 정도로 금새 캄캄해지고 말았다. 사진에 비치는 은색 사선은 비행기의 날개의 끝이다. 아직 남은 태양의 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는 날개 넘어의 하늘은 너무 아름다웠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캄캄해진 후에, 저 건너편에 작은 불빛이 보였다. "별인가봐" 라고 좋아하려 했지만, 다시 보니 인공위성 인듯. 어쨌거나 하늘에서 하늘을 본다는 일은, 이렇게나 멋있는 일이다.

  하늘은 항상 우리 머리 위에 있으니까 올려다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비행기에서는 우리의 머리 위에도, 머리 아래에도 모두 하늘이다. 옆에도, 넓디 넓은 공간에 우리를 빼놓고 모두 파란 하늘로 둘러 쌓인 것이다. 그리고 늘 똑같은 모습일것 같은 모습의 하늘은, 색깔로, 구름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며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그렇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비행기 밖에 없기에, 비행기 타기 전이면 다시 만날 하늘 생각에 언제나 두근 거리는 것 같다. 오늘은 또 어떤 모습의 하늘을 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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