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지금 헬싱키의 한 유스호스텔에서 집에서 싸온 떡을 먹으면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각은 아침 6시 17분. 어제 9시 반쯤에 잠들었는데, 도무지 해가 지지 않아서 간신히 잠들었더니 또 해가 일찍 떠버려서 한 시간에 한 번씩 깨다가 그냥 일어나버렸어요.


  원래는 폴란드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에 참석하기 위해 폴란드로 가고 있는데, 지금이 아니면 못 올 것 같은 폴란드를 오기 위해 대기시간이 20시간 정도 되는 비행기를 예약해서 반나절 정도 헬싱키를 즐겼습니다. 가고 있는 프로그램은 일종의 여름 학교인데, ASEM 회원국에서 한 나라에 한 명 정도 와서 수업도 듣고 교류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학기도 저번 주에 막 끝났고, 논문에 시달려야 하지만 그래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을 때 좋은 기회라서 가고 있습니다. :)


  아무튼 헬싱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진짜 최고!! 공항에 착륙하면서 보이는 핀란드의 모습은, 온통 푸른 숲으로 채워져 있고, 중간에 빈 곳은 호수인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와 갈매기와 비둘기가 어울리고, 도시 곳곳에 공원이 있고, 그 곳에는 사람들이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박물관도 엄청 많았고, 예쁜 숍들도 너무 많은 곳 이예요. 낮이 너무 긴 건 좀 괴롭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도시입니다.


  아이팟은 OS 업데이트 하자마자 에어플레인 모드 시험 ㅎㅎ

  핀 에어가 유럽까지 제일 빨리 온다고 하던데 러시아 지나서 와서 그런 듯. 중국이랑 러시아는 진짜 넓었다. 가도 가도 계속 중국, 간신히 지났다고 생각하니까 이제 러시아 시작 ;;; 총 비행시간은 10시간 정도 걸렸는데, 저게 4시간 정도 되었을 때로 가장 힘들었다. 배고프고 드라마 보기도 질려가서;;

  제일 가보고 싶었던 템페리아우키온 교회. 숙소에 짐을 두고 찾아 나섰다. 소위 암석교회라고 불리는 이 곳은 암석을 그대로 살린 독특한 건축양식. 너무 예뻤다 :)

이름 모를 공원에서… 돗자리 하나만 가지고 와서 펴고 앉아 도시락을 먹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들 :)

헬싱키 대성당. 이 때가 6시 반~7시 정도였는데, 이 때 하늘이 제일 예뻤다 :)

여기는 항구. 항구에 나갔다가 덜컥 혼자 크루즈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돌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추었지만 즐거웠음!

  크루즈 타다가 마지막엔 졸았다. 비행기에서도 한 숨도 안 자서 드디어 잘 때가;; 그래서 이름 모를 공원을 지나 숙소로 돌아와 씻고 잤다. 요 사진은 그 공원 동상의 갈매기. 이 동네 갈매기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사진 :)

  비행기 타러 가려면 약 3시간 정도 더 남아 있어서, 남은 시간이나마 헬싱키를 좀 더 즐기려고 합니다. 아침에 가보고 싶은 곳은 시벨리우스 공원이랑 카모메 식당 배경이 되었던 식당인데 잘 찾아갈 수 있을지 걱정. 이제 헬싱키 적응되었는데 떠나야 하다니…


  아, 그리고 여행 시작하자 마자 친절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서 좋아요. 한달 동안 유럽여행을 하고 군대에 간다는 비행기 옆자리 청년~ 이름도 모르지만 그래도 지루하지 않게 올 수 있었어요. 헬싱키 공항에서 ‘환승’과 ‘출구’ 사이에서 인사하고 뒤 돌아서자마자 외로워 졌다는 … 공항에서 중앙역으로 오는 버스에서 건너편에 앉은 학생. 중앙역 어디냐고 물어봤을 뿐인데, 내려서도 트램 타는 곳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어디가 좋다고 추천도 해주고. 트램 기사 아주머니는 지도 있냐면서 주섬주섬 자기가 쓰시던 지도 꺼내서 주시고 안내 센터 어디라고 알려주시고… 암석교회 찾아갈 때 방황하니까 자전거 타던 훈남 아저씨 묻지도 않고 친절하게 알려 주시고… 아무튼 좋은 사람 많이 만나서 기분이 좋아요 :) 오늘은 진짜 2주를 함께 보낼 친구들을 만나게 될 텐데, 그 친구들도 모두 좋은 사람일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폴란드에 가서 포스팅 할 시간이 있으면 또 소식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