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폴란드에서 가끔 트위터를 했는데, 음식투정을 종종 올렸다. 이제 빵이며 치즈며 지겨워요! 라고. 매일 아침 식사를 하러 오면 10가지 정도 되는 치즈가 가지 각색으로 준비되어 있고, 빵도 다양하고, 쨈도 다양했지만 하루 이틀이지 ... 거기에다가 점심에 나오는 음식들은 뭔지 모르고 먹었다. 가장 많이 먹은게 감자?! 감자 요리는 참 많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잘 먹었는데, 그 때는 쪼금 한국음식이 그리웠다. 매일 먹은 사진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없네 - 정말 일상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사진 찍는 것도 깜빡했다. 

  그럼 일상이 아니고 특별하게 먹어본 것 중 좀 맛있는 몇 가지를 소개 - 

  먼저 아이스크림!!!


  2주 동안 머문 그 동네에는 큰 쇼핑몰이 있었다.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큰 쇼핑몰. 그 쇼핑몰에 참 자주 갔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아이스크림이었다. 아이스크림이 맛있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진짜 먹어보니 맛있었다! 위에 두 사진은 그 아이스크림 가게와 아이스크림. 오! 그러고보니 훈남 청년도 있었다. 아이스크림 한 스쿱에 2 쯔워티. (우리돈으로 천원정도?) 그리고 오른쪽 아래는 과자 안에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줄 알고 샀는데 ... 그냥 크림이었다. 왼쪽 아래 사진은 바르샤바에서 먹은 아이스크림. 그 곳은 긴 아이스크림이 유행이었다. 더 긴것도 있는데 더워서 흘러내리고, 난 조금 먹고 다른 것이 먹고싶어서 작은 것을 먹었다. 

  아이스크림 하니까 생각나는데, 미얀마 친구랑 내기를 했다. 저 쇼핑몰에 있는 아이스크림 2 스쿱을 걸고. 걸국 나의 승리 __v 하지만 그 날은 마지막 날이었고, 우리는 쇼핑몰에 갈 시간이 없었다. 나중에 페이스북에서 "우리 내기 기억나? 아이스크림 어떡하지? 그거 먹으려면 다시 가야되나?"라고 했더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국 오면 사주겠단다. 하지만 저 때 먹은 저 기분, 저 맛은 아니겠지 - 아무튼 내가 그 동네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건 ... 아이스크림이었다! 

  다음은 케밥!! 


  모든 프로그램이 끝나고 한국으로 오기전에 바르샤바에서 하루 머물렀다. 언제 폴란드에 다시 갈 지 모르는데, 그 나라의 수도는 봐야지?! 하면서. 마침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지고 다음날 비행기를 예매한 싱가폴 친구와 바르샤바를 즐겼다. 그 친구는 프로그램 시작하기 전에도 3일동안 바르샤바에 머물러서, 바르샤바 도사였다. "맛있고 싼 케밥집이 있어!"라며 데리고 간 케밥집의 케밥은 진짜 맛있었다. 아! 저 알탄 속 하며 바삭바삭한 껍데기! 진짜 맛있었다 :) 

  다음은 핫도그!!


  싱가폴 친구와 나는 서로 보고싶은 것이 달라 헤어져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다시 만나고 그랬다. 재미있게도 우리는 다른 시간에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먹는 것. 앞에 아이스크림도 따로 먹었는데, 핫도그도 "나 핫도그 사먹어서 배 안고파" 이랬더니, 자기도 사먹었단다. 바르샤바 도사인 친구는 전에 발견한 싸고 맛있는 곳에서 먹었고, 나는 문화과학궁전 앞에 있는 공원에서 먹었다. 더운 여름에 왠 핫도그냐 싶으면서도 그냥 맛있어 보여서 먹었는데, 맛있었다. 핫도그 보다 핫도그를 먹은 순간이 기억난다. 이미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으로 "빨리 한국에 가고싶어"를 외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쉽기만 했던 순간. 조금 전에 다녀왔던 폴란드의 과학관을 보면서, 논문 주제도 쪼금 생각하고, 공원에 커플들의 염장질을 보면서 쪼금 부러워하기도 한 그런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저녁!!!


  우리가 비록 아침은 맥모닝으로 때우지만, 바르샤바 그리고 폴란드에서 마지막 저녁은 거하게 먹어보자고 들어간 레스토랑. 가장 거해 보히는 메뉴를 주문했더니 정말 거했다. 반이 넘는 감자튀김, 돼지고기랑 닭고기, 그리고 야채랑 빵이랑... 정말 거했다. 이렇게 감자튀김이 많이 나오는 식사를 독일에서도 해 본 적이 있는데, 어쨌든 맛있게 먹으면서 "정말 거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를 잘 아는 분들은 이야기 할 것이다. "왜 술얘기는 없지?" 사실 술 많이 마셨다. 폴란드 맥주들도 마시고 무엇보다 폴란드 보드카인 주브로브카(Zubrowka) 정말 잊지 못할 맛이다. 그리고 다른 나라 친구들이 가저온 불가리아 보드카와 라트비아 보드카도 마셔봤다. 40도는 훌쩍 넘는 술들 ... "우리나라에서 주로 먹는 술은 20도야"라고 했더니 놀란다. 불가리아 보드카는 맛있었다. :) 그리고 이제와서 고백하는데 사실 맥주 몇 캔을 나의 술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사뒀는데, 먹어버리고 다시 살 기회가 없어서 맨손으로 왔다. 술을 기대했던 나의 술친구들이어 미안!

  음식에 관해서 또 생각나는 건 각 국의 음식들. 모두 다른 나라에서 온 만큼 각 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 때 많은 친구들이 음식을 가져왔다. 처음 보는 신기한 과자들과 음식들 ... (근데 왜 사진은 없을까) 직접 요리쇼를 강행한 말레이시아 친구와 인도네시아 오빠까지 ... 즐거웠다. 그리고 그 다음날은 '아시아 나이트'를 하자면서 장을 봐와서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나는 삼겹살이 먹고싶어서 삼겹살을 구우려 했지만, 종교적이유로 돼지를 먹지 않는 분들이 있어서 소로 바꾸려고 했지만, 귀찮아서 결국 채식 '양배추롤'을 만들었다. 양배추롤 만들고 속에다가 비행기에서 받은 고추장을 넣었다. 난 정말 한국에서 요리하지 않는 여자인데, 거기서는 순식간에 한국 대표 요리사가 되었다. 맛있다고들 좋아했는데, 사실 한국엔 더 맛있는 음식이 많단다. 나만 처음 하는 요리가 아닌듯 인도 친구가 만드는 카레는 나는 맛있었는데, 자기는 사실 처음한단다. 싱가폴 친구가 만든 누들 샐러드도, 말레이시아 친구가 만든 치킨이 들어간 중국풍의 무언가도 참 맛있었다. 물론 이 음식들과 함께 위의 주브로브카를 마셨지만 - 

  그러니까 결론은 폴란드에서 무엇을 먹었냐면,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뭔가 양식도 먹고, 맥도날드도 먹고, 치즈도 많이 먹고, 빵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시고, 아시아 슈퍼 하나 없는 곳에서 조달한 아시아 음식들도 먹고, 거대한 만찬도 먹고, 그랬다. 신기한게 사진을 올리고 음식을 생각하고 이야기를 써나가다보니 그 순간들이 떠오른다. 한 달은 훌쩍 지나버린 시간. 그 음식들을 같이 즐겼던 그 순간이, 그 친구들이 그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