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2010.6.27 Sun

  북쪽나라 헬싱키의 여름에는 밤이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새벽이 되어야 푸르스름해지는 특유의 어둠을 찾아보기에 저녁 6시는 너무 일렀다. 하지만 어두워져야만 밤이라고 생각하는 나와 다르게 이곳 사람들은 오후 5시가 지나면 하루를 마감한다. 해는 아직 중천인데, 나는 할일이 없었다. Market Square까지 걸어가 바다를 바라보다가 크루즈를 타는 사람들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크루즈를 탔다. 여러 크루즈가 있었는데, 내가 탄 배는 Sunlines라는 크루즈. 한 시간 반 동안 도는 코스고, 6시 반에 출발하니까 시간도 적당해서 이 배를 타기로 했다. 비용은 19유로. 이 배는 헬싱키의 섬 사이를 지나며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적인 장소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루트


  시원한 바람. 파란 바다.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사진을 열심히 찍다가, 비디오도 찍었는데, 이제서야 편집해서 올려본다. 만들면서 다시보니까 헬싱키의 시원한 여름 바람이 느껴지는 것 같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가고싶다.


  크루즈에 탄 사람들은 가족이나 연인단위였다. 혼자서 조금 외로웠지만, 그래도 이런 시간 오랜만이라면서 즐겼다. 크루즈는 2층에도 자리가 있고 1층에 실내에도 자리가 있다. 하필 이날 얇은 원피스를 입어서 추워서 실내에 들어가있기도 했다. 계속 가이드가 나오기는 했는데, 신경쓰지 않고 내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들었다. 

  크루즈가 지나가는 작은 섬들에는 작은 별장이며 요트가 많았다. 아마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쉬러 오는 곳이겠지. 여유가 느껴저서 왠지 부러웠다. 나도 앞바다에 작은 요트 띄우고 살고 싶다. T.T

  예정했던 대로 다시 Market Square에 도착하니까 오후 8시. 딱 정당한 시간이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몇 달 지난 지금 시점에서 돌아보니 헬싱키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이 크루즈가 아니었나 싶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맞을 수 있고, 헬싱키를 조금 더 떨어진 곳에서 볼 수 있고, 가만히 앉아서 이것 저것 생각해 볼 수 있던 시간. 그리고 그 잡념들을 흐르는 물에 쓸어버릴 수 있었던 시간. 다시 한 번 간다면 또 타보고 싶다. 그 땐 아마 또 다른느낌이겠지.   

+ 어른 19유로, 어린이(7-16세)는 9유로, 가족 티켓은 43유로.
+ Market Square에서 승선할 수 있다. 
+ Cruise Sunlines에 대한 정보는 http://www.sunlines.fi/en/home.html 여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