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이번 학기에 '한국의 문화 유산' 이라는 과목을 들으면서 참 많은 곳을 돌아 보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대학로 일대를 답사 하였고, 이번 주에는 덕수궁 일대를 답사 하였습니다. 답사하면서 깜짝 놀랐던 것은, 젊은이들이 가득한 도심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곳들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화 유산을 발견하게 되는 것 입니다. 그 중에서 몇 군데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대학로

  대학로에서 먼저 간 곳은 '이화장' 입니다. '이화장'은 마로니에 공원에서 쭉 올라와서 방통대를 지나 서울대부속초등학교를 끼고 돌아서 이화동사무소를 지나서 쭉 올라가면 있더군요. 서울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_-;

이화장

  '이화장' 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해방 후 귀국해 살았던 곳으로, 프란체스카 여사가 여생을 보낸 집이라고 합니다. 원래 조선 인조의 셋째아들 인평대군이 살던 터로 귀국한뒤 집이 없던 이 전 대통령을 위해 1947년 지인 33명이 마련해준 터로, 조각을 발표했던 조각정, 생활관, 이 전 대통령의 동상 등이 있고, 현재는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군요. 안에는 당시의 여러 가지 물품들과 사진들이 가득 있었지요.

  다음으로 간 곳은 마로니에 공원. 마로니에 공원과 그 등지에서. 학교의 역사를 더듬어 보았답니다. 사실 늘 학교가 관악산에 있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고, 교수님이나 선배님 들에게 그 옛날 시절 대학로 등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신기하기 그지 없었는데, 막상 와서 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학교에도 역사가 있구나.' 이런 생각도 들고, '여기 학교있으면 놀기 참 편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고, 그랬습니다. 당시를 상상해보려 하였으나, 어쩐지 이미지가 잘 그려지지 않아서 포기. 하지만 분명 그 자리에 있었겠지요. 학교는...

  그리고 연건 캠퍼스로 갔습니다. 학교를 4년 가보면서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그 곳...
그곳에서 또 의외의 문화유산을 만나게 되니, 그것이 바로 '경모궁'와 '대한 의원' 입니다.

경모궁 터

  '경모궁' 은 사도 세자의 사당이 있던 곳입니다. '창경궁'에 '자경전' 이라는 곳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 곳에 혜경궁 홍씨가 살았다고 합니다.(지금은 터만 남아있어요.) 그 곳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 이 곳 '경모궁' 이었다고 합니다. (경모궁도 역시 터만 남아있어요.) 뭐, 어쨌든, 지금은 저 '경모궁 터'라는 팻말과, 잔듸밭, 그리고 석단과 '함춘원지' 란 이름과 저 문이 남아있어요. 함춘원은 창경궁에 딸린 정원 정도 입니다.

대한 의원

  그리고 서울 대학 병원 앞쪽에는 '대한 의원' 이 있었습니다. 대한 의원은 대한 제국 시대의 국립병원으로, 서울대학병원의 전신입니다. 서양 의학에 의한 의료, 의학 교육 제도를 확충할 목적으로 세워졌다고 합니다. 총독부 병원으로 쓰이다가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고 해요. 옆에는 종두법을 시행한 '지석영'의 동상이 있었습니다.

  학교 안에 이런것 들이 있을 줄이야. 특히 '함춘원지'를 보면서, 식단 메뉴 보다가 '왜 의대 식당 이름은 '함춘당'일까?' 라는 의문을 4년간 품어왔는데 그 의문이 해소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저런 문화 유산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까요?

2. 덕수궁

  덕수궁 답사에서는 덕수궁을 위주로 돌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익숙하던 덕수궁도 기억에 남지만, 이런 곳에 이런것이 있을 줄이야! 라는 생각이 들게 하던 '황궁우'가 기억에 남습니다.

  덕수궁에서 시청 광장 쪽을 바라보면 멀리 팔각 기와 지붕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저도 지나가다 언듯 본 것은 같은데, 한번도 가본적은 없었지요. '웨스틴 조선 호텔' 뒤에 가면 있는 그 곳은 바로 '황궁우' 입니다.

황궁우

  '황궁우'가 있는 자리 앞에는 원래 '원구단' 이 있다고 합니다. 고종황제가 하늘에 제를 올리던 곳이지요. 그리고 '황궁우'는 하늘과 땅의 모든 신령의 위패를 모신 곳이라고 합니다. 3층으로 보이는 건물은 안은 통층을 이루고 있으며, 속에 파란 보자기와 노란 보자기에 쌓인 위패가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 편에 나온 사진은 '석고'입니다. 돌북 이지요. 광무 6년(1902) 고종 황제의 즉위 40주년을 기념하여 세운 조형물으로, 3개의 돌북은 하늘에 제사를 드릴 때 사용하는 악기를 형상화한것으로 몸통에 용무늬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 용무늬는 당시 조각을 이해하는 좋은 자료라고 하네요.

'황궁우'는 다른 건축물에서 보여주는 느낌과 조금 다른, 약간 중국풍의 느낌을 보여주었어요. 외관의 무늬들도 그러하고. 조금 화려한 느낌? 아니나 다를까 중국 건축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아래로 내려오니 작은 공원도 있고, 직장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더군요.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답사를 하면서 '서울의 재발견'을 하는 느낌입니다.


  아마 내가 모르는 더 많은 곳에 이러한 문화 유산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역사란 신기한 것 같아요. 그 시대에 중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던 건물 이었을 텐데, 시간이 지나 빛이 바래, 이제는 흔적만 남아있는 건물들. 모두 변해가는 도심 속에서 홀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모습들이 어쩐지 쓸쓸해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문화 유산이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역사를 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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