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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가을 날, 올림픽 공원에 종이로 만든 건물이 세워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는 인터넷 속에서도, 잡지 속에서도 자꾸 보이면서 날 유혹하고 있었다. 결국, 12월 31일까지 전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지금은 전시가 연장되었다.), 12월의 어느 늦은 오후 친구를 만나러 나가다 잠시 시간을 쪼개여 '페이퍼 테이너 뮤지엄'에 들르게 되었다.

페이퍼테이너 뮤지엄

 페이퍼 테이너 뮤지엄은 디자인하우스가 창사 30주년을 맞이하여 353개의 페이퍼 튜브와 166개의 컨테이너 박스로 지어진 건물 이다. 올림픽 공원 소마미술관내 조각공원에 있는 이 건물은 추후에 다른 도시로 해체, 이동, 재조립이 가능한 친 환경적인 공간이라고 한다. 현재 이곳에서는 '페이퍼 갤러리' 에서는 '여자를 밝히다 展'이, '컨테이너 갤러리' 에서는 '브랜드를 밝히다 展'이 열리고 있다.

1. 브랜드를 밝히다 展 

브랜드를 밝히다 展

  30개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고 30인의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들이 해석, 표현한 이 곳은 브랜드에서 느껴지는 색다른 생동감과 창의력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고 홍보하는 광고를 뛰어 넘어 브랜드의 이미지를 온 몸으로 표현하는 작품들을 보면서 그 브랜드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그래 이런 면도 있었지! 라고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거대한 광고가 아닌가 하는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그리고 그런 상업성을 띤 광고가 예술이란 이름으로 전시될 수 있는지. 결론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그 브랜드 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새롭게 재 창조한 일이니까 말이다. 어떤 이미지들은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이미지 들도 있었다. 네이버의 초록색 창이 그랬다. 네이버의 초록생 검색 창은, 이제 세뇌되었나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전시는 디자인을 먹어버릴꺼야! 라고 말하는 듯한 쌈지의 부스. 시장의 오래된 가게 같은 그곳의 음식 속에는 캐릭터 딸기가 있었고, 빨간 구두가 있었다. (위의 사진 중 왼쪽 큰그림) 그리고 홈플러스. 작은 슬라이드 필름을 하나 하나 붙여 거대한 방을 만든 이곳에서, 조금만 자세히 보면 우리는 우리의 일상을 볼 수 있었다.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 사람들, 물건들. 그리고 그 작은 필름들이 하나 하나 모여서 이루는 거대한 이미지. 좋았다.

  무엇보다 '브랜드를 밝히다 展'이 좋았던 이유는, 아기자기하고 예쁜이미지들이 많이 있어서 그랬다. 하나 하나의 컨테이너 박스가 부스로 사용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지금까지 시도 되지 않은 새로운 상상력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2. 여자를 밝히다 展

여자를 밝히다 展
 
 '여자를 말한다 展'은 사진 촬엉을 하지 못한다. 거대한 종이 기둥이 떠밭치고 있는 이 곳에는 기둥 사이 사이에 우리 역사속에 존재해온 여성들이 있다. 그리고 그 여성들은 작가들에 의해 새로이 해석되고 창조되었다.

  교과서에서 배워온 우리 역사속의 여성들은 항상 한가지 모습만 강조 되었다. 그것이 그녀들의 삶의 전부가 아닌데, 우리는 그녀들의 한 가지 모습만을 알고 있다. 그러니까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한다는 것은 분명 새로운 시도이다. 일부 작품들은 예쁘다, 그래 그녀가 현대로 왔으면 저런 이미지 일꺼야. 라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도 있었다. 하지만 반면에 몇몇 작품들은, 이건 아니잖아, 이해할 수 없어, 라고 고개를 젓게 만드는 작품도 있었다. 새로운 시도인 것은 알 고 있지만, 나와는 잘 맞지 않는 전시 같아, 라고 생각하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뮤지엄을 나왔을 때, 나를 감싸던 차가운 겨울 바람 처럼, 이번 전시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잔디밭 위에 새워진 종이 기둥과 컨테이너, 그리고 그 안을 가득 메운 작품과 사람들. 브랜드를 밝혀도 좋고, 여자를 밝혀도 좋다. 모든게 분명 새로운 시도 이니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이런 새로운 시도 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받을만 한 전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티켓으로 소마 미술관도 방문할 수 있다. 나무로된 건물에 동글동글한 글씨로 쓰여진 'SOMA'라는 것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다음으로 패스. 이렇게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의 관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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