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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 답사기

여행/: 한국2006. 11. 12. 00:05

  지난 11월 4일 토요일, '한국의 문화유산' 수업의 일환으로 전라북도 김제에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사실 전라도에 가는 것은 처음. 집이 대전이라서 전라도는 가까우니까 가봤을지도 모르겠으나, 생각해보면 대전 밑으로 내려가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부산? 제주도? 뭐 어쨌든 처음 방문하는 김제에 대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앉고 아침 일찍 버스에 탑승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전날 대산 컴플렉스에 견학을 갔다왔고, 방문한 회사는 2시간도 안걸린다고 (수도권이라고) 주장하지만, 막히는 바람에 무려 4시간을 걸쳐 올라와서 지칠대로 지친 상태. 평소 안그래도 버스 타는거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틀연속 버스를 타야하다니. 이젠 지겨워서 잠도 안오겠다 OTL 하면서 갔지요. 김제로 순간이동 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요.

  잤다 깼다를 반복. 어느 샌가 정신을 차려보니 김제에 도착해있었습니다. 처음에 간 곳은 바다가 보이는 절 '망해사' 였습니다.

망해사

  망해사는 백제 때인 642년(의자왕2)년 부설거사가 이 곳에 와서 사찰을 지어 수도한 것이 시초이며, 그 뒤 중국 당나라 승려 중도법사가 중창하였으나, 절터가 무너져 바다에 잠겼다고 합니다. 이후 조선시대인 1589년(선조 22) 진묵대사가 망해사낙서전을 세웠고, 1933년 김정희 화상이 보광전과 칠성각을 중수했다고 한다.
  망해사 낙서전이 위의 사진에서 왼쪽 아래에 있는 모습입니다. 1933년과 1977년에 중수된 이곳은 ㄱ 자형의 팔작지붕이며 앞으로 한칸 나온 부분에 마루가 놓여있고, 오른쪽에는 방과 부엌이 있다고 해요. 겉에서 밖에 볼 수 없었지만 말이예요.
이름답게 망망대해가 보이는 절이었어요. 생각보다 작고 초라했지만,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지요. 그런데 앞에 바라다 보이는 바다가 새만금 간척사업 부지라고 하더군요. 더이상 이름처럼 바다를 바라볼 수 없을 지도 모르게 되어버렸어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김제래요. 그래거 그런지 어느 창밖을 바라봐도 탁트인 논과 밭이 마음을 시원하게 했어요.

  버스는 다시 달리고 달려 도착한 곳은 우리나라 최고(最古), 최대의 저수지인 '벽골제' 입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330년(백제 비류왕 27)에 쌓았고, 790년(원성왕 6)에 증축 되었다는 기록이 있고, 그 후 고려, 조선 시대에 수리하였다고 합니다.

벽골제

벽골제

  벽골제 옆에는 '수리 민속 농업박물관'도 있어서 농업에 대한 이런 저런 것들을 볼 수 있었어요. 주변에 나무도 있고 정자도 있고, 호수도 있고, 옛날 농기구들을 체험도 할 수 있고... 첫번째 사진의 위의 오른쪽에 있는 기구는 발로 물레방아를 돌려서 물을 퍼올리는 기구 입니다. 모두가 올라가서 해봤는데, 미끄러 지기 일 수. 기껏 발로 돌려도 물이 안나오곤 하였습니다. 왼쪽 아래에 있는 사진은 퍼서 물을 옮기는 것인데, 이것도 힘이 장난이 아닙니다. 왠만한 청년들도 잘 못하던걸요. 근데 박물관에 갔더니 저것의 2배는 되는 것도 있더군요. 역시 옛날 사람들 대단해요~
  수문 뒤로 둑이 있어서 둑에 올라가면 뭔가 있을 줄 알고 올라갔는데,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냥 늪이 있는 시골 풍경. 물이 있을줄 알았는데, 역사속에 이렇게 되버린건지, 요즘 가물어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쉬웠어요.

  다시 버스를 타고 출발! 다음 목적지는 '김제 동헌' 입니다.

김제 동헌

 '동헌' 은 고을 수령들이 공적인 업무를 주재하는 관청의 본 건물입니다. 옛날에 사또가' 이리오너라~' 하던 그런곳이지요. 그 동안 궁궐 이런 것만 가다보니 화려하고 예쁜 건물들만 봤는데, '동헌'은 처음이었어요. 단아한 모습 그래도 겹쳐마로 살짝 멋을들인 장중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김제 동헌은 1667년(현종 8)에 건립되었고 그후 32년 뒤인 1699년(숙종25)와 1712년(숙종38)에 중수했다고 합니다. 원래 전후면에 퇴가 있고, 내부 양측 좌우에 온돌방이 있었다고 합니다. 김제 동헌은 업무를 보는 외헌과 살림을 하는 내헌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위의 두개의 그림은 내헌의 모습입니다. 앞에서는 저렇게 보여도 돌아들어가니 ㄷ 의 구조에 이런저런것들이 많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 동헌이 남아있는 모습은, 또 이렇게 외헌과 내헌이 남아있는 곳은 흔치않다고 합니다. 그동안 보지 못한 옛 건축물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어요. 김제 동헌은 어느 조용한 마을에 살림집들 사이에 있었어요. 지금은 이래도 옛날에는 분명, 제일 번화가였겠죠? 세월은 이렇게 변하가는 거군요...

  어느덧 해는 뉘엇뉘엇 져가고, 우리의 마지막 방문지는 '금산사' 입니다. 모악산에 있는 절이예요. 왜 '금산사'일까 궁금해 했는데, 옛날에 이 산에서 사금이 많이 나왔데요.

금산사 대적광전

금산사 미륵전

  금산사 창건은 599년(백제 법왕1에 왕의 자복 사찰로 세워진 것이라고 하는데 확실하지는 않고, 전하는 바로는 진표가 762년(신라 경덕왕 21)부터 766년(신라 혜공왕2)까지 4년에 걸쳐 중건하고, 1069년(문종 23) 혜덕왕사가 대가람으로 재청하고 그 남쪽에 광교원이라는 대사구를 증설하여 창설 이래 가장 큰 규모의 대도량이 되었다고 합니다. 금산사에서 특이한 것은 두번째 보이는 미륵전. 이 미륵전은 국보 62호 이고 겉모양이 3층으로 된 한국 유일의 법당으로 내부는 통층입니다. 안을 보면 너무 커서 얼굴도 안보이는 커다란 부처님이 계시지요.
  금산사가 유명한 것은 또 하나. 견훤이 아들 신검에 의해 왕의를 빼앗기고 유폐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금산사

이렇게 '금산사'를 마지막으로 김제 답사는 마치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아, 중간에 '하시모토 농장 사무실' 이라는 곳도 갔지요. 사진은 없지만, 그곳은 일제시대 일본 지주 였던 '하시모토'가 살던 곳인데요. 정말 폐허던데요. -_-; 관리가 제대로 됐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처음으로 멀리 나가본 답사. 새로운 것을 많이 보고 배울수 있어서 좋았어요. 처음 가 본 김제 땅도 좋았구요. 조용한 시골처럼 보였는데, 이렇게 문화 유산이 많을 줄이야.(이것 말도고 더 있다고 하던데..) 단풍도 예뻤고, 날씨도 좋았고. 즐거운 김제 답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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