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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경주 여행!


첫째날(5.17) : 문무대왕릉 - 감은사지 - 대릉원 - 포석정 - 오릉 - 안압지 - 첨성대
둘째날(5.18) : 불국사 - 석굴암


 문무 대왕릉에서 돌아와 경주역으로 왔습니다. 이제 경주 시내를 돌아 봐야 하는데, 걸어 다니기엔 이미 지친 우리들. 그래서 자전거를 빌리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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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 가는길에 잠시 쉬어면서. 우리들의 자전거.


 오랜만에 밟아보는 페달에, 처음에는 조금 낯설었지만, 곧 적응하고 경주 시내를 신나게 달렸습니다. 처음 찾아 간 곳은 역과 가까운 대릉원. 많은 능들이 모여있어요. 자전거 앞에 바구니에 가방을 넣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렸습니다. (하지만 이러다 비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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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릉원[각주:1]에 도착 하였습니다. 대릉원에는 천마총과 미추왕릉등이 있어요. 수학여행 코스에 빠지지 않는 천마총. 하지만 저는 수학여행을 경주로 와본 기억이 없습니다. 중학생이 되자, IMF가 터졌고, 수학여행은 충청도 안에서 해결했어요. 고등학생 때도 어찌나 설악산만 가던지. 그래서 이전에 경주 와본것은 다 가족들끼리 온거예요. 왕릉은 생각했던 것 보다 거대하지 않았어요. 아마 어릴때 봐서 내가 더 작았으니까, 커 보였겠지만, 지금은 어른이 되어버려서 그만큼 더 줄어들어 보이는 건지도 몰라요. 하지만 여전히 그 규모와 정성, 천마총 안에 전시된 유물들에 깜짝 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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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아는 청설모. 포즈도 잡아준다.

 대릉원 안의 넓은 나무 숲에서 오랜만에 만난 청설모. 아주 가까이 있던 청설모는 나무에 오르기 전 친절하게 포즈도 잡아 줍니다. 마치 어렸을 때 보던 동물 도감에 나올 법한 포즈로요. 자연과 함께해서 더욱 아름다운 우리의 유산 입니다.

 대릉원을 보고 나와 다시 페달을 밟았슺니다. 다음 목적지는 포석정. 포석정을 가기 위해 첨성대도, 석빙고도, 최씨고택도 쑥쑥 지나 달려갔습니다. 친구들이 저한테 '넌 운전하면 안되겠다.' 라고 했습니다. 미친듯이 페달을 밟아서 질주 본능을 앞세우고 포석정을 향해 달려갔기 때문이죠. 그러다 일이 터졌습니다.

 작은 도로를 건너다가 다시 인도로 올라가다가 인도 올라가는 턱에 앞바퀴가 부딪쳤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앞바구니에 있던 내사랑 펜탁스 카메라가 붕 떠올라 땅으로 떨어졌습니다. 정말 슬로모션의 그 느낌. 카메라가 떨어지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와장창 소리를 내며 아스팔트로 떨어진 카메라는 다행히 깨지지도, 고장나지도 않았지만, 한번도 안떨어트리고 소중히 다뤄왔는데, 영광의 상처가 남았어요. 정말 그때 마음이 얼마나 덜컹 했는지. 역시 과속은 금물 입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포석정으로. 포석정, 지도와 다르게 가도 가도 끝이 없습니다. 포기 할까, 싶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있겠지 있겠지, 그러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가다보니 마침내 나타났습니다. 포.석.정. 여기서 또 신기한 일이 생겼어요.

 자전거를 세우려고 세울 자리를 찾는데 누가 갑자기 제 이름을 부르는 거예요. 돌아보니 회사 동기 언니가... 언니는 서울에 있고, 저는 연구소에 있어서 교육 이후에 한버도 못봤는데... 그래도 교육할때는 꽤 친했는데 연락이 뜸해졌던 언니였어요. 정말 신기하게 언니는 나오는 길이었고, 나는 들어가는 길. 거기서 만날 줄이야. 세상은 좁아요. 해외 근무 전에 남자친구와 짬을 내어 여행을 왔다는 언니와 작은 잡담 후에 포석정으로 들어갔습니다. 아! 이곳에 오기 위해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내 카메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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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석정지[각주:2]는 정말 책에서 보던 수로곡석 딱 그것밖에 없어서 좀 실망했지만, 그래도 보는 것 만으로도 그 먼 옛날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그 당시의 풍류가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물에 술잔을 띄어놓고 풍류를 즐기다니!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유체 역학(;;;)을 이용한 저 신비한 수로!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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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릉. 서서히 해가 지고있어요.

 자전거로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오릉[각주:3]. 포석정에서 경주역으로 돌아오는 길목에 있기 때문이었죠. 오릉을 볼 당시에는 이미 지쳐있고, 배가 고사퍼 문화 유적이고 뭐고  빨리 숙소로 가고싶다는 생각 뿐;;; 그래서 그 사실 밖에 기억안납니다. 그리고 해가 지고있었는데, 경주는 아침에도, 밤에도, 해가 지고 있어도, 해가 져도 참 예뻐요 :)

 자전거 투어를 마치고 경주역으로 가 자전거 반납. 그리고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숙소에서 밥을 해먹고 티비를 보며 헤헤 거리다가 다시 나와서 야경을 봤어요. 야경에 관한 것은 [경주여행] 03.안압지 야경 으로 이어집니다.

  1.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에 있는 신라시대 고분군. 대릉원지구로 불리며 총 면적은 12만 5400평으로 신라시대의 왕,왕비,귀족의 무덤 23기가 모여있다. 신라시대의 독특한 고분군 [본문으로]
  2. 경상북도 경주시 탑정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구. 사적 제1호. 경주 남산 서쪽 기슭의 이궁원내에 유연을 위한 자리로 만들어진 석구는 유상곡수라는 시회를 벌일 수 있는 특이한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본문으로]
  3. 경북 경주시 탑동에 있는 능묘. 사전 제 172호. 봉문 높이 10m 내외, 지름 20m 내외로, 신라 초기 왕르으로 시조 박혁거세와 알영부인, 2대 남해왕, 3대 유리왕, 5대 파사왕의 5명의 분묘라고 알려져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