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일요일 오후에는 대영박물관에 갔다. 무려 무료입장! 프랑스에서는 어디 박물관 한 번 들어가려면 돈 들어가서 손이 떨렸는데, 여기서는 편하게 갈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시작하기 전에 생각 하나. 영어 이름은 British Museum인데, 왜 우리나라 번역으로 "대영박물관"일까. 고유 명사로 굳어져 버려서 모두가 그렇게 부르지만, 그대로 해석하면 "영국박물관"이 아닐까? 궁금해서 좀 찾아봤는데, 일본이랑 중국도 한자로 "대영박물관"이라고 쓰더라. 아마 번역체로 그대로 들어오면서 "대영박물관"이라고 들어온 것 같다. 어쨌든, 영국 최대의 국립박물관인 대영박물관. 비록 뒷문으로 들어갔지만, 마치 엄청난 미로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가지고 갔던 안내책자에 보니 미이라는 꼭 보라고 해서 이집트관으로 먼저 향했다. 미라보다 먼저 보게 된 것은 고대 이집트 유물들...


  인상적이었던 로제타석. 교과서에서만 보던 그것을 직접 보게 될 뿐 줄이야. 익히 들었지만, 깜짝 놀랐던 것은 대영박물관의 유물들이다. 영국의 것은 하나도 없고, 세계 각국에서 온 유물들이 있다더니 사실이었다. 수업시간에 어떤 교수님 말씀이, 영국 유물만 전시한 다른 박물관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 가니까 무기밖에 없더라 - 라는 이야기가 생각날 정도로 타국에서 강탈해온 제국주의의 흔적들뿐이었다. 람세스 2세 석상 가슴에 뚫린 구멍은 강탈해오다 난 거라는데, 어쩐지 슬프다. 영국에 와서 대영박물관을 방문해, 고대 이집트 유물을 보고있는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잘못된 건 아닌지 혼란스러웠다. 어쨌든 왔으니 보고 가야지. 그래도 씁쓸한 기분이었다.

  미이라를 찾아 헤매다가 그레이트 코트로 나왔다. 너무 환해서 깜짝 놀랐는데, 천장을 보니 그 유명한 노먼 포스터가 설계했다는 유리지붕! 인상적이었다. 그레이트 코트에는 서점도, 상점도, 안내소도 있었고, 현대 예술 작품이나, 학생들이 협동으로 그린 그림도 있었다. 초등학교 때 반 아이들과 교실을 장식하려고 그렸던 적 있는데, 문득 그때가 떠올랐다.

 다시 미이라를 찾아 이집트관으로 돌아가서 결국 미이라들을 찾아냈다.


  미이라들... 역시 책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니까 신기했다. 무서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그렇게 무섭지는 않았다. 자기도 모르게 먼 훗날 이렇게 모르는 외국 땅에서 외국인들 앞에 전시되는 미라들이 조금 불쌍하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조각들. 예뻤다.


 다음에 간 곳은 계몽관. 계몽에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 있었다. 다른 전시관에 비해 현대적인 모습들. 저 안쪽으로 도서관이 있는데, 천장까지 가득한 책장이 부러웠다. 시간이 있다면 찬찬히 책을 구경하고 싶던 곳. 

  계몽관에서 나와 밖으로 나왔다. 역시나 맑은 날씨 ^-^ 책에서만 보던 그 대영박물관 입구의 모습이었다. 너무 커서 한 컷에 다 안 들어간다.


  또 뭘 봐야 하나 - 이 넓은 곳에서 방황하다가, 안내책자에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고 한 것이 생각나 서둘러 찾아보았다. 가장 인상깊은 곳이었다.


 파르테논을 런던 땅에서 느껴야 한다니 씁쓸하지만, 그 유물은 대단했다. 옷자락 하나하나, 매끈한 피부는 오늘날 다시 만들라고 해도 못 만들 것 같았다. 역시 고대 그리스의 힘은 대단하다. 언젠가 꼭 그리스 땅에 가서 직접 파르테논 신전을 보고 싶다. (보러 가도 대영박물관이 가져간 것이 다수일 까봐 걱정된다.)

 집합시간이 다 되어서 나오면서 이곳 저곳 둘러본 곳...

 거대한 은접시(?). 그리고 은 장식물들, 사진에는 없지만 크고 작은 조각품들. 미이라관에 다시 들어가서 본 미이라의 모습. (조금 많이 불쌍해 보였다.) 그리고 대영 박물관을 나왔다. 구경하느냐 아무것도 안 샀는데, 일행 한 분이 알록달록한 고깔모양에 손가락을 넣어보라고 해서 넣었더니 안 빠진다. 그냥 엮어서 만든 것 같은데 신기했다. ^-^

 대영박물관 끝 - 사실 미술에도 관심이 있어서, 바로 앞에 있던 내셔널 갤러리나, 테이트 모던에 꼭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과 일정상 갈 수 없는 점이 아쉬웠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다시 런던에 가게 되면 느긋하게 둘러보고싶다. 대영 박물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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