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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10 Sat

  신세계 거리를 따라서 대통령궁을 지나 걷다보니 어느새 구 시가지 입구라는 잠코비 광장(Plac Zamkowy)와 지그문트 3세 청동입상이 나타났다. 


  지그문트 3세는 폴란드와 스웨덴의 왕으로 1596년 수도를 크라코프에서 바르샤바로 옮긴 사람이라고 한다. 1644년에 세워진 이 동상도 세계대전 중 파괴되었지만 전쟁 후 재건되었다고 한다. 오른쪽에는 폴란드 왕실이 사용했다는 바르샤바 왕궁(Zamek Krolewski)가 있다. 이 곳도 세계대전 때 완전히 파괴되었지만 1972년부터 복원했다고 한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구 시가지의 입구의 모습은 지금까지 보았던 바르샤바의 모습과 달랐다. 문화과학궁전 주변의 정리되지 않은 모습, 신세계 거리의 새로 닦은 길 같은 모습과 다르게, 활기차고 사람사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시장광장 (Rynek Starego Miasta)로 가기 위해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지나갔다. 골목 곳곳에 가득한 관광객들과 시민들로 번잡한 모습을 이루고 있었다.


  드디어 시장 광장에 도착! 이 곳도 2차 세계대전 이후 복구된 곳이란다. 19세기 이후 바르샤바 시민들의 생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지의 중심지 같은 역할? 공연도 열리고, 그림그려주기 등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시장광장 한편에는 바르샤바의 상징물인 인어상이 있다. '인어상'하면 꼬리를 모으고 얌전하게 앉아있는 인어공주같은 인어를 생각하는데, 이 곳의 인어는 검과 방패를 들고 있다. 금방이라도 싸울듯이, 아니, 이 나라는 내가 지키겠다고 하는 듯이 말이다. 바르샤바에 인어에 대한 전설이 있는데, 농부가 인어를 잡아서 헛간에 가둬놨는데 인어가 울고있어서 농부 친구들이 구해주자 인어가 고맙다고 무슨일이 있으면 도와주겠다고 그랬다는데 ... 아무튼, 저 인어상은 2차대전때도 살아남았고, 기초석에는 총알이 많이 박혀있다고 한다. 지금은 아주 평화롭게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구 시가지를 둘러싸고 있는 성곽 ... 


  지금까지 위에서 계속 '파괴'되었다, '복원'되었다 이렇게 말했는데, 그럼 도대체 얼마나 파괴되었고, 복원되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복원된 유적으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을까? 그래서 2차 대전 당시에 바르샤바 사진을 찾아보았다.

  바르샤바의 제 2차대전 당시 모습을 가장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영화 '피아니스트'이다. 폐허가 된 도시를 가르는 피아노 선율이 참 마음이 아팠고, 아름다웠던 그 영화의 배경이 바로 바르샤바이다. 전쟁 당시 바르샤바의 건물 80%가 모두 파괴되었다고 한다.

사진 출처: http://www.polishforums.com/history-poland-34/restoration-polish-cities-ww-destruction-32836/


  오른쪽 맨 위의 사진은 잠코비 광장을 늠름하게 지키고 있는 지그문트 3세의 동상이다. 땅에 내려와있다. 그 다음 사진은 바르샤바 왕궁.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다. 아래 사진들은 올드타운. 구 시가지. 색색의 예쁜 건물들이 모두 불에 타퍼리고, 폐허가 되버렸다. 
 
  이렇게 처참하게 망가진 바르샤바는 시민들의 손에 의해 다시 복원되어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다. 복원된 유산으로는 유일하게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는 그만한 가치를 지녔기 때문이다. 바르샤바는 '그림과 기억을 토대로 인공적으로 복원된 과거'였다. 폴란드 사람들은 이탈리아화가 베르나르도 벨로토의 그림을 토대로 바르샤바를 복원했다. 벨로토는 18세기 폴란드 스타니스와프 2세의 궁정화가로 많은 바르샤바의 풍경화를 남겼고, 복원은 이 그림을 토대로 복원되었다. 

  거리 곳곳에 베르나르도 벨로토의 그림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 볼 수 있는 기념석 같은 것이 있었다, 


  바르샤바 구 시가지를 보면서 여느 유럽의 도시처럼 아름답다! 라고 감탄할 수 만은 없었던 것은, 이 곳이 단순히 역사를 간직한 곳이 아니라, 국민의 힘으로 역사를 복원한 곳이기 때문이었다. 그림속의 아름다운 도시와 지금 눈앞의 아름다운 도시, 그 시간의 간격 사이에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도시를 되돌아보면, 전쟁이 얼마나 잔인한지 그리고 인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 참고: 유네스코 세계유산 바르샤바 역사지구 http://100.naver.com/100.nhn?docid=82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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