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어딘가로 떠나려면 먼저 항공편을 예약하고 숙소를 찾는다. 주로 혼자 다닐 때에는 한 푼이라도 아껴보려고, 게스트하우스나 민박도 찾아다니는데, 한인 민박은 음, 전에 유럽에 갔을 때 별로 안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 유럽에 갈때도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였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가격을 비교해보니 한인 민박이 더 나을 것 같아서, 그리고 찾아보면 블로그에 평도 많으니까, 어떤 곳인지 파악할 수 있어서 한인 민박으로 정했다. 


  위에도 말했지만, 숙소는 저렴하면 좋지만, 그래도 깨끗하고, 아침 밥도 많이 주고, 아무래도 여자 혼자 다니니까 좀 안전한 곳에 있고, 숙소안에도 너무 남자들 많고 이런거 싫어서 그런 곳으로 검색해봤는데, 그런 조건에 잘 맞는 곳이 런던언니 민박 같길래, 도미토리 예약! 결과적으로는 대만족. 나의 부족한 그림실력으로 표현하기 힘들지만, 일단 깔끔하고, 밥이 맛있다. 아침 마다 밥 먹는게 너무 좋았다. 주인언니 음식솜씨가 좋아서 여러가지 요리들을 만들어 주셔서, 매일 매일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주인언니가 영국에 대해서도 잘 알려주고, 어디가 좋다, 어떤 일이 있다고도 잘 알려주고, 그냥 이런 저런 사는 얘기도 많이 해주시고, 그래서 좋았다. 8명이 같이 쓰는 도미토리지만, 내 짐을 놓고, 커튼을 놓고 나니, 그래도 침대 하나만은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 일기도 쓰고, 혼자 인터넷도 하고, 그러다가 가끔 밖에서 하는 얘기가 재밌으면 껴들어서 얘기도 하고, 그래서 외롭지도, 그렇다고 너무 시끄럽고 산만하지도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매일 매일 보는 사람이라도 계기가 없으면 친해지지 않는데, 그런 민박집에서는 금방 친구가 된다. 여기까지 오면서 고생한 얘기, 오늘 어디 구경했는데, 뭐는 좋았고, 뭐는 비추천이라는 이야기, 한국가면 뭐가 하고싶다느니, 가기 싫다느니, 그런 얘기를 하무렇지도 않게 하다보면 금새 친구가 된다. 도착한 날도 그랬다. 아무리 내가 짐을 질질 끌고 녹초가 되서 민박집에 도착했을 때는 하루는 여기에서 마감하고 싶었지만, 막상 짐을 놓고, 주인언니가 해주는 떡볶이를 먹고 나니, 나가 놀고싶어졌다. 하지만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 "야경보러갈 껀데 같이 가실래요?"라고 먼저 친절을 건낸건 같은 방에 묵는 언니, 동생들이었다. 거기에 나는 "네~"라고 응답하며, 처음 만난 사람들과 룰루랄라 버스를 타고 템즈강에 야경구경을 갔다. 
































  솔직히 이날 안 따라나갔으면, 이번에 런던 야경 못 볼뻔했다. 예전에 2008년에 런던 왔을 때는, 템즈강변 근처에 묵어서 저녁마다 자주 나가서 봐서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날은 또 달랐다. 여왕 취임 60주년을 앞두고 조금 업된 분위기는 런던아이도 붉게 물들이고, 자주 안한다는 불꽃놀이를 빅벤 너머로 조금은 볼 수 있었다. 달빛이 은은하게 비추는 템즈강변은 정말 낭만적이었다. 독일에 있는 친구에게는 미안하지만, 여기 오기전까지는 독일이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런던이 더 좋아져버렸다. :)


  이날 나와 템즈강에 같이 가신 분들은 사실 거의 기억이 안난다. 그 날은 분명히 깔깔대고 사진도 막 찍고 재미있게 놀았는데... 하지만 그 즐거웠던 순간 만은, 이 한국땅 어디에서 그 분들도 추억하고 있을꺼라고 생각한다. 뭐, 그런게 여행이겠지. 길에서 만나고, 또 헤어지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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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언니 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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