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Atkins' 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P.W Atkins' 입니다. 화학 공부 하는 사람들에게는 쪼금 유명한 사람 이지요. 저희 과 같은 경우에는 2학년 전필 과목인 '물리화학1,2' 3학년 전필 과목인 '양자역학의 기초' 를 모두 Atkins의 'Physical Chemisty' 를 사용하고, 3학년 전선인 '무기화학' 도 Atkins의 교재를 사용하는 바람에 약 2년여간 항상 곁에서 있는 분이지요. 그래서 애들은 저 분의 이름을 응용하여 "앗!즐" 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다른 모 대학 화학교육과에 다니는 친구가 자기네는 유기화학 교재도 Atkins의 책을 이용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가끔은 이 분이 교수 신지,(책 에는 옥스퍼드 대학 교수라고 나와있지요.) 책 장사 인지 알수가 없어요. 더군다나, 책값은 또 얼마나 비싼지, 거기다 우리학교 뿐만이 아니라 세계 많은 화학도들이 이 책을 사용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돈을 버셨을지 가끔은 생각하곤 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비도 오고해서 원래 갈려고 했던 'Pillitz'에 가지 못하고 (예쁜 별궁이 있는데, 날씨가 안좋아서 못갔어요. 여기를 떠나기 전에 꼭 갔다올꺼예요!!) 길건너에 있는 도서관에 갔습니다. 대학에 있으니까, 도서관에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가끔은 화학이 너무너무 그리워요. 가끔 꿈에서 전자들이 나타나 핵주위를 돌고있어요;; 파동으로 변화하면서;;) 막상 기회가 가지 못해 못가다가 오늘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도서관 이름은 SLUB 독일어로 쓰자니 안보일 터이고, 그냥 약자이고 뜻은 작센 국립 도서관 정도 되겠군요.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크기도 크기 거니와 분위기가, 정말 영화에서 보던 빙글빙글 도는 아이들이 책사이를 오가며 책을 찾고 한켠에 앉아서 열심히 토론하는 바로 그런! 도서관 이었지요. (사진은 추후에 올리도록 하지요.) 아무튼 그 안에서 화학책을 열심히 보다가 아는 책을 발견했지요! 바로 Anorganische Chemie , 무기화학 이지요. 저자는 역시나 Atkins. 지난 학기에 저를 그토록 괴롭히던 바로 그 책의 독일어 판이더군요. 신이나서 안을 펴보니, 그림은 똑같고, 글만 다르더군요. 아마 글의 내용도 같겠지요. 다만 제가 까막눈일뿐 하하하핫!! 그래서 뭔가 그리운 마음에 기억을 더듬어 가며 열심히 봤어요. 몇가지 신기한 것들은 오묘한 독일어의 세계! 영어는 아닌데, 뭔가 딱 보니까 알것 같아요. 'Das Periodeszstem der Elemente' 이건 '주기율표'요. 좀 놀란것은 'Hauptgruppen-Elemente' 이 것은 '전이원소'를 가르키는 말 같은데 'Haupt' 는 '중앙' 이라는 뜻 이거든요. 중앙에 있어서 가르키는 것 같아요. 그런데 대충 알겠는데 몇가지 모르는 새로운 말들 'Festostoffe' 아마 화합물을 말하는거 같아요. 사전에는 안나와 있더군요. 문맥상 유추 했지요. 'Bronsted-saiunen' '브론스테드 산' 인데, 산을 저렇게 쓰다니;;; 만약에 브론스테드 아니라면 못알아 볼뻔 했다니까요. 하지만 제일 놀라웠던것은 저의 짧은 독일어로 연습문제를 풀수 있다던 사실이라지요. "Wieviele Orbitale sind in einer Schale. mit der Quantenzahln n ?" 이건, 양자수가 n 일때, 한 껍질에서 오비탈의 수는 몇개이냐, 뭐 이런 문제;; 역시 수학과 과학은 언어의 벽을 뛰어넘는 세계의 언어 일까요. 알수 없는 독일어 속에서 찾아보는 화학 기호들이나 숫자들, 그리스 어로 표시된 상수들은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 책을 가지고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데, 옆자리의 청년이 없길래 공부하는 책을 슬쩍 보니, 'Atkins'의 'Physikalische Chemie' 이더군요. Atkins 만세! 여기서도 여전한 인기시군요;;;

 아무튼 오늘은 오래만에 나의 고향같은 전공 책들을 봐서 너무 반가웠어요. 사람 마음이 이상한 것이, 지금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자꾸 그리워 하는것 같아요. 아마 한국에 돌아가서 전공책 사이에 파묻히게 되면 분명 지금의 이 생활을 그리워 하게 될꺼예요. 하지만, 그 그리움에 대항할 수 있는건 현재에 대한 최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돌아가서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서, 여기서도 열심히 살아가야겠지요. 오늘 학교에서 슈퍼마켓에 대한 엄청난 단어들을 배운 바람에 이제는 가서 공부해야겠어요. 하루 하루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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