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외국에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더니 그말이 사실 인가봐요. "Ah~ Korea!!" 라는 한 마디에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의 조국이라는 또한 나의 일부니까,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준 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요? 새삼스럽게 내가 한국인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사는 하루 하루 입니다.

오늘은 엘르베이터에 탔는데, 30/40대 로 보이는 어떤 분이 말을 거시더군요.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서 대화하지요) "중국 사람이예요?", 그래서 "아니요 한국사람이예요." 라고 하시더니 "오~ 박지성 !! 축구선수!" 라고 하시더군요. 축구를 좋아하시나봐요! 그 분은 인도네시아 에서 오셨데요. 여기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계시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왜 '중국인' 아니면 '일본인' 이냐고 물어보는 걸까요? 물론 한국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많이 알려져 있고, 우리도 서양인 보면 어느나라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 하듯이 그들도 그럴꺼라 생각하지만, 가끔은 기분이 나쁩니다. 한국 에서 왔냐고, 물어봐줬으면 정말 기쁠텐데 라는 생각이 종종 들지요. 아, 그리고 일단 '한국 사람' 인걸 알면 North Korea 인지, South Korea 인지 꼭 물어보더군요.음 -

아, '박지성'이 유명한 만큼 USA에서 온 친구들은 모두 '박찬호' 를 알고 있더군요. 텍사스에서 온 애들이 많거든요. 우리반 Drew도 '박찬호!' 하니까 모르더니 '찬호 박? 박?' 하더니 알더군요. 후후 - 그래서 우리는 신나게 한국 사람이라고 마구 자랑을 했어요.

유명한건 사람 뿐이 아니지요. 오늘 수업시간에 "띵똥" 하고 문자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주 익숙한 소리로요. 알고보니 같은반의 러시아 친구의 핸드폰 이었습니다. 너무 익숙한 소리에, 앗! 혹시 세계 모든 핸드폰이 문자오는 소리가 같은가?!, 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잠시했었는데, 알고보니 삼성 핸드폰이더군요. 한국 뉴스를 잠시 보니 삼성 때문에 좀 시끄러운거 같던데 그것은 재쳐두고, 아무튼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리고 저번주에 마이센에 갔을때에는 스패인에서 온 친구가 사진 한장만 찍어달라며 내민 카메라가 삼성것!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붙어있던 LCD 모니터는 LG것! 그러고 보니, 베를린에선 LG 독일지사도 보았군요. 이런일이 종종 있더군요. 하지만 사람과 달리 기업이라는 것은 기업 이미지나 상품 이미지에 가려 국가 이미지가 잘 안보이다보니, 이 사람들이 저것을 한국것이라고 알고 쓸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NOKIA'를 일본 기업으로 아는 친구들이 종종 있더군요. 이름에서 오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렇듯 기업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 생각해요.

길을 걷다보면 깜짝깜짝 놀라지요. 우리가 흔히 비싼 외제차라 불리우는 아우디, 벤츠, 폭스바겐이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지요. 이 나라에서는 국산차 니까요. 처음에는 너무 예쁜 차들이 많아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있지요. 그러는 와중에 종종 보이는 소나타와 투스카니 아반떼 등등 한국차들! 정말 방갑더군요. 자동차의 나라 독일에서 이렇게 굴러다니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관한 작은 일에도 깜짝 깜짝 놀라고 있어요. 길가다 한국말이 들리면 방갑고( 거의 안들려요 -0- 여기 잘 없어서 ㅠ.ㅠ ) 밤이면 김치와 된장을 그리워하고, 가끔은 달력을 보며 날짜가 얼마나 남았나 새보는 저는 어느샌가 한국사람 이구나, 라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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