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10월 1일,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시코쿠(四國)의 고치로 이동했습니다. 시코쿠는 일본의 4개의 섬 중에 가장 작은 섬인데, 카가와 현, 고치 현, 에히메 현, 도쿠시마 현 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저는 2004년 겨울에 일본어 단기 연수로 카가와 현에 있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 시코쿠는 반갑고, 기분좋은 곳 이예요. 아무튼 고치 공항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호빵맨으로 유명한 アンパンマン의 캐릭터들 입니다. 호빵맨의 작가인 야나세 타카시씨의 고향이 고치라고 합니다. 그래서 호빵맨 박물관
도 있고, 호빵맨이 그려진 전차도 있다고 합니다. 호빵맨 박물관은 가보고 싶었는데, 가보지 못했고, 같은 연수단에 있던 언니가 다녀왔는데 정말 좋다고 하더군요. 전차도 혹시나 볼 수 있을까 목이 빠지도록 찾아봤지만, 없었습니다.  

  고치에서 우리를 마중나온 관계자 분들과 함께 이동한 곳은 고치에서 가장 유명한 가쓰라하마 해변 입니다. 태평양에 접해있는 이 곳은, 달맞이 명소로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근처에 수족관도 있었는데, 다음날 수족관에 가기도 했어요. 가쓰라하마 해변의 사진 입니다. 보이는 바다는 모두 태평양 이옵니다. 그래서 고래도 있어서 고래 관광도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아쉽지만 보지는 못했구요.






  이 가쓰라하마 해변에는 사카모토 료마 의 동상이 있습니다. 사카모토 료마는 일본 에도시대의 무사로, 대정봉환(大政奉還)을 주도해 실질적으로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인물입니다. 참신한 발상과 파격적인 행동력으로 당시의 정치 집권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그의 삶을 추앙하는 사람이 지금도 많이 있다고 합니다. 사카모토 료마의 기념관도 있는데, 아직 보지 못했다는. 그래서 고치 한정판 키티 등에는 사카모토 료마의 모습을 한 키티도 있어요.

  그리고 고치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2박 3일간의 홈스테이 입니다. 일본의 가정에서 직접 머물러 보는 일이 경험하기 힘든 일인 만큼 정말 소중한 경험 이었습니다. 홈스테이 사진은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디카 충전이 안되서;; 그래서 그 쪽 집에서 찍어준 사진 들이 있는데, 스캔하기가 귀찮아서;;;

  아무튼 홈스테이 집에 대해 몇마디 하자면 제가 간 곳은 아버지, 어머니, 딸, 아들 둘 의 다섯 가족이 있는 집 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소학교 교장선생님이시고, 어머니는 소학교 선생님이셨어요. 딸은 재활의학을 공부하는 대학교 1학년 생이었고, 고등학생, 중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머니 께서는 한국의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한국에도 많이 오셨다고 하네요. 그래서 홈스테이도 많이 하는 것이겠지만요. 그래서 집에는 저도 못본 한국 드라마들의 비디오 테이프가 가득 쌓여있었답니다. 첫째날 밤에도 '올인' 마지막 회를 봐야 하신다면서, 보시길래 저도 옆에서 봤는데, 송혜교 더빙 목소리가 낭패 이더군요 -_-; 말로 설명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어도 공부하셔서 간단한 회화는 할 수 있으시고, 한국어 시험 보신다고 하셔서 공부하신것 중에 이것 저것 틀린것 없나 봐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서 욘사마의 팬이냐고 물으신다면, 어머님은 원빈이 좋다고 하셨습니다. -_-; 아버님은 인자하셨는데, 다도가 취미이셔서 말차를 선물해주시기도 하셨어요. 냉장고에서 HITE 맥주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는(어머님이 한국 여행때 사오셨다고 하던데-_-). 다음 날은 소학교의 운동회인 까닭에 함께 하지는 못하셨지만,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했지요. 그 운동회에서, 우리 연수단의 몇 몇 오빠들은 아이들과 함께 뛰기도 하였다는 사실을 다음날 들었지요. 왜 운동회를 일요일날 하냐고 물으니까, 부모님들이 와야 하니까 일요일날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한국에 '스승의 날' 이 있는 것을 매우 부러워하셨어요. 딸은 전형적인 일본아이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말이 잘 통해서 좋았어요. 'NANA'에서 누가 제일 좋냐느니, 만화책 뭐 좋아하냐느니, 남자친구는 있냐느니 그런 평범한 이야기를 하곤했지요. 아, 다음 날 영화 'NANA'를 함께 보러가기도 했어요. 그리고 첫째 아들은 고등학생 이었는데, 'X-JAPAN'을 많이 좋아했어요. 내가 "Endless rain' 좋아한다고 하니까, 기뻐하면서 DVD를 보여주기도 했지요. 둘째아들은 중학생이었는데 사춘기 소년의 느낌이 들었다는 -_-;

  둘째 날에는 함께 가쓰라하마 해변의 수족관에 가서 거북이에게 먹이도 주고, 쇼핑몰에 가기도 하고, 아, 종이를 직접 만들고 염색하는 일도 함께 했어요. 일본의 가정 생활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한국에 온 후, 가끔 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기는 하는데, 선물을 부쳐드려야 하는데 귀차니즘에 아직도 못하고 있다는;; 어서 보내드려야 겠어요. 아무튼 좋은 추억이었답니다.

  고치에서 마지막 일정은 고치공과대학의 방문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그곳의 대학생 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 학교 생활도 보고, 같이 식사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요. 공대생이라 그런지, 순수한 자연환경에서 자라서 그런지 그 전에 만났던 게이오 대학생들하고는 뭔가 다른 느낌. 어쨌든 즐거웠어요~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_^

  고치 공과대학에서 기억에 남는 일은 뭐냐하면 '요사코이' 춤을 보았다는 것이죠. 고치의 전통적인 춤이 '요사코이' 랍니다. '요사코이 마츠리' 에서 각 지의 많은 팀들이 참가하여, 자신들 만의 '요사코이' 춤을 선보인답니다. 일본 드라마나 문화 소개하는 곳에서도 가끔 볼 수있듯이 마을 주민 모두가 나와서 전통 의상을 입고 하루 종일 춤을 추는 것이지요. '요사코이' 노래는 에도시대 토사의 오대산 죽림사 승려였던 쥰신과 오우마 라는 여인의 연애이
야기를 풍자해서 만든 가사가 주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요사코이 춤을 출때는 '나루코' 라고 불리는 작은 나무 판자를 쓴답니다. 두개의 판자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 흔들면 소리가 나요. 선물로 받기도 했지요. 아무튼 고치 공과대학 학생들도 그 요사코이 마츠리에 참여하기 위해 춤이 있는데 그걸 직접 보여주었어요. 흥이 나고 재미있었지요. 다음에 고치에 오게된다면 꼭 요사코이 축제 할때 오겠다고, 할 정도로 말이지요. 일본의 축제는 한번 보고싶은데 말이지요 아하하하~ . 아무튼 비행기 시간이 있어서 아쉽지만 돌아서야 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고치에서의 좋은 추억을 간직한채 고치를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