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일본에 여러번 다녀오면서 매번 익숙해졌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일본의 기차에 관련된 사진은 많이 없었다. 하지만 정리하면서 재미있는 사진들을 발견했다. 캐릭터로 장식되어 있던 예쁜 전차나, 거꾸로 매달린 채 달리는 도시 모노레일 같은 ... 처음 그런 기차를 만났을 때 설레임을 생각하니 두근 두근 거린다. 유럽 편에 이은, <기차, 그리고 기차역 사진 모음> 2탄, 일본편 Start!!

#1. 개성있는 모습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쿄에서 제일 좋았던 전차는 역시 유리카모메다. 유리카모메는 오다이바에 가는 모노레일인데, 오다이바에 간다는 사실도 설레이는데, 예쁜 레인보우 브릿지도 지나고, 차장이 없어 앞 뒤를 보면서 시원하게 달린다. 하지만 여러번 타봤는데, 탈때마다 설레였다. 하지만 사진은 별로 없다. 첫번째 사진이 유리카모메 맨 첫자리에 앉았을 때. 도심을 시원하게 달리는 그 느낌이 좋았다.

  삿포로에는 노면전차가 있었다. 1927년부터 달렸다는 노면 전차. 우리는 삿포로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다는 '모이와야마'에 가기 위해 노면전차를 탔다. 빨갛고 예쁜 노면전차 였다. (밤이어서 노면전차가 달리는 모습은 찍지 못했다.) 유럽의 트램과 다른 느낌이었다. 내부의 구조나 승차감도 달랐다. 트램은 전차 타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 노면 전차는 버스타는 느낌이었다. 삿포로의 밤거리, 오랜 옛날 이야기 속에서 나온 것 같은 노면 전차를 타고 달리는 기분은 색달랐다.

 글로벌 챌린저로 일본에 갔을때, 도쿄에서 일본에 가는 것은 신칸센을 이용했다. 아마 '히카리' 였을 것이다. 고속철을 타면 KTX와 비교하게 되는데, 아마 의자가 좀 더 편하고 속도감이 더 빨랐었던 기억이 난다. 긴 일본 지도의 저 멀리 있던 쿄토는 신칸센 덕분에 금새 도착해버렸다.

  오사카에서 유니버설 스튜디오로 가는 전차. 꿈과 희망의 나라인 테마 파크로 간다는 느낌이 잘 살려주는 예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전차마다 그림이 달라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2번 정도 갔었는데, 그때마다 모두 다른 그림의 전차를 탔다. 나는 꿈과 희망의 나라를 참 좋아해서, 이런 그림이 그려진 것을 보면 참 신이 났다. 피카츄 비행기도, 피카츄 전철도,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가는 전차도, 디즈니 랜드에 가는 기차도 정말 나를 동화 속으로 데려다 줄 것 같은 꿈을 꾸게 만들어서, 너무 좋다 :)

 그러고 보니 '도쿄 디즈니씨'에서 돌아오는 기차도 특이했다. 미키마우스 머리모야의 창문과 손잡이. 그런데 홍콩 디즈니 랜드 탈때 타는 전차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쪽이 더 귀여웠던 기억이 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안에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의 지하철이나 전차의 광고는 화려하다. 티비 광고나 잡지의 표지도 화려한 데, 그것을 그대로 옮겨놓고, 요약 축소해놓았으니. 그래서 멍하니 광고를 보고 있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참 조용하다. 하지만 어느 역에서건 서고, 문이 열리면 분주하게 제 갈길을 향해 가는건 서울이나 똑같다.

 여행중에 밤에 전차나 지하철을 타면 낮에는 몰랐던 외로움이 밀려왔다. 관광지나 본래 목적으로 방문한 곳에서는 구경에, 일에 바쁘니까 모르다가 숙소에 가려고 지하철에 타면 주변을 둘러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가는 곳이 그들이 가는 "집"과 다른 장소임을 느끼게 될 때,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홀로 타인임을 느끼게 될 때 외로움이 밀려왔다. 거기에 창밖에 보이는 작은 불빛들, 그리고 창에 비춰진 내 모습이 그 외로움을 배가 되게 하였다.
 마지막 구석에 잇는 사진은 나고야 지하철에서 본 이누야마 벚꽃축제 광고. 원래 이누야마에 갈 계획이었지만, 저 사진에 더욱 끌렸다. 그리고 이누야마에서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 벚꽃 사이를 지나는 빨간 기차.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창 밖 풍경...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것이 고속철이든, 도시의 작은 전차든 쉼없이 바뀌는 창 밖의 풍경은 언제나 흥미로웠다. 높은 빌딩 숲에 가려있어 보지 못했던 소소한 그들의 일상을 잠시나마 볼 수 있고, 일본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는 익숙한 시골 풍경도 볼 수 있다. 온 몸으로 느껴지는 속도감, 그리고 지도에서만 보던 지명 이름이 다음 역이라며 나올 때의 그 짜릿함. 기차 여행은, 특히 외국에서 기차 여행은 한 순간 한 순간이 즐거움 이었다.

#4. 에키벤

 일본 기차역의 즐거움은 역마다 특색있는 도시락인 '에키벤(駅弁)'을 먹는 것. 몇 번 먹었는데, 사진을 못 찾겠다. 역마다 다른 메뉴와 맛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아래 사진은 도쿄에서 교토가는 길에 먹은 돈까츠와 장어 덮밥.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치바 도시 모노레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기차가 거꾸로 매달려가!"

 치바 도심에서 깜짝 놀랐다. 치바의 도시 모노레일. 15.2km로 현수식 모노레일로 세계 최장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단다. 놀이기구 같았던 치바의 모노레일. 매일 매일 이런 모노레일을 탄다면, 도시가 놀이공원 같겠다.


#6. 하코네 등산열차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코네 가는길. 도쿄에서 오다큐를 타고, 하코네 등산열차로 갈아타고, 또 다시 로프웨이를 타야하는 복잡한 길이다. 하지만 이 등산열차 재미있었다. 가파른 산길을 올라기 위해 스위치백 시스템으로 지그 재그로 운행한다. 지그재그로 운행한다는, 가이드 북의 이야기를 읽고 상상이 안갔는데, 타보니까 알겠더라. (근데 여러번하니까 그냥 한번에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일본에서는 전차나 기차의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일단 어디 한번 가려고 지하철노선도, JR 노선도 알아보는게 일이었다. 기차 역도 너무 복잡해서, 헤매기 일 수 였고, 그만큼 기차와 기차역에 대한 추억도 많았다. (하지만 사진은 많이 없다. 아마 익숙해져서 안찍었던 것 같다.)

 도쿄나 오사카의 지하철은 말할 수 없이 복잡했고, 삿포로의 지하철은 너무 한적하고, 작아서 도쿄와 오사카와 비교되었다. 분명 갈아타는 역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10분 이상 걸어가기도 하였고, 교토에서는 지하철 표를 잃어버려 난감했던 적도 있다. (그 때 일본어를 못 할때였고, 무조건 울면서 영어로 버벅대니까 내보내 줬다.) 제일 설레이는 기차는 언제나 공항에서 도시로 가는 공항철도 였고, 제일 아쉬운 것도 공항철도 였다. 지하철 안에서는 건너편의 꽃미남 오빠를 힐끔 힐끔 쳐다보기도, 도쿄 야마노테선의 안내 화면에 나오는 오늘의 별자리를 멍하게 바라보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음료수를 엎어서 매우 창피했던 순간도 기억이 난다.

  하나 하나 생각해보니 여행의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던 기차나 전차엔 그 만큼 많은 추억이 있었다. 당장 다음 목적지에 급급해서 느끼지 못하고 있었지만, 참 소중하고 중요한 여행의 일부분 이었다. :)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 유럽] 1. 출발!  (19) 2012.05.29
[Feel the Campus] 홍콩과학기술대학 (HKUST)  (18) 2012.04.16
기차, 그리고 기차역 사진 모음 #1. 유럽  (23) 2008.06.29
내가 가 본 나라 ...  (2) 2007.04.07
올 겨울에 여행..  (14) 2007.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