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여행을 가면 종종 나를 위한 선물을 산다. 가끔은 카드가 깜짝 놀랄 물건을 지르기도 하지만, 대부분 작은 엽서나 기념품 들이다. 2005년 파리에서도 그랬다. 우연히 들어간 어느 기념품 가게에서, 배에 'Paris'라고 씌여져 있는 곰돌이를 만났다. 곰돌이의 집은 종이 쇼핑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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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Paris를 처음 만났을 때 모습


  나는 그 곰돌이에게 반해서, 나를 위한 선물로 샀다. 이름을 'Paris' 라고 붙여주고, 여행 내내 함께 했다. 빅맥 앞에 엎어 놓기도 하고, MP3를 들고 있게 해놓고, 기차안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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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의 즐거운 한때. 아마 파리에서 스위스에 가는 기차였지.


 그 이후 내 책상 한 쪽 구석에서 내가 파리에 다녀왔음을을 증명하는 증거처럼 그렇게 있었다. 3년 동안. 그러던 Paris가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 UK라고 부르도록 하자. UK 에서 왔으니까.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번에서 마지막에 친구들에게 줄 기념품을 사러 들른 기념품 가게에서, 나는 머그컵 안에 들어있는 곰돌이 인형을 보았다. Paris가 생각나고, 귀여워서 나에게 선물하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과 운반의 어려움 때문에 포기하였다. 그리고 뒤를 보았는데, Paris와 똑같이 생긴 인형이 있는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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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UK. 여기는 내 호텔방.


 거기에다 진화했다. 종이 봉투 였는데 재질도 좋아지고, 컬러풀한 영국 국기도 있다. 아니 어쩜 영국판이라 그런지도 모르고. 어쨌든 너무 방가워서 데려왔다. 이게 UK와의 만남. 비행기 타기 몇 시간 전에 산 것이라 사진이 별로 없다. 저 사진도 찍고 바로 아마 짐속으로 들어갔지. 하지만 저 사진 참 좋다. 창 밖으로 보이는 갈색 지붕이 '여기 영국이예요.' 라고 말해주고 있는것 같으니까.

  어쨌든 그렇게 만난 두 곰돌이. 한국에 와서 같이 세워노니 정말 똑같다. 크기도, 모습도. 색만 다르고. 정말 친구였다! 이제 내 책상위에서 프랑스와 영국의 추억을 함께 나누겠지. 방갑다 두 곰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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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확인 안해봤는데, 이 곰돌이들 고향은 어짜피 중국이겠지. 크아. 중국에서 파리에 또는 영국에 갔다 다시 한국까지 오다니. 먼 길을 여행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