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유럽의 매력이라 하면 역시 아기자기함이다. 동화 속에서 나온 것 같은 집들, 화려한 원색의 장식품들, 사이즈는 크지만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의 옷들, 골목 하나 하나까지 놓칠 수 없는 예쁜 매력이 가득한 동네가 유럽이다. 이번에 방문한 여러 도시에서 그런 면을 느낄 수 있었지만, 특히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번은 더욱 그랬다. 튜더 시대에 지어졌다는 건물들도 그랬지만, 관광지다 보니 예쁜 장식품이나 기념품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셰익스피어의 생가로 가는 큰 거리는 스트랏포드 어폰 에이번의 중심가이다. 양 옆으로 있는 고풍있는 상점들에서는 커피를 파는 카페이거나, 기념품을 파는 기념품가게 등 여러 상점이 있었다. 오후 늦게 (5시경)에 찍은 사진인데도 아직 환하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가운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모이는데 아마 앞에서 통제하는 사람은 선생님 같았다. 셰익스피어의 생가를 보러 온 단체손님들 특히 학생들이 유달리 많았다. 우리 식으로 하면 수학여행의 성지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 길가에는 영국 하면 생각나는 낭만의 빨간 공중전화도 (왠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노천카페도 있었다.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와 케익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는데, 문득 우리가 한국에 있는지, 영국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만 동양인이고 모두 금발에 파란눈, 그리고 영어로 얘기하고 영어로 된 신문을 읽고 있는걸! 영국 맞나보다. 영국에 와서 오랜만에 즐긴 여유였다. 셰익스피어의 생가로 향하는 그 골목 초입에 바닥에 써있는 메세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화살표를 따라 그 옆에 써있는 글귀들 "ITS TOO WEIRD FOR ME", "no, no that's my friend's extension number at school" 들이 있었다. 낙서일까? 낙서는 아니다. 뭔가 합법적으로 새겨놓은 것 같다. 그럼 광고? 광고를 하려고 이렇게 바닥에 뭔가를 새기긴 힘들다. 그럼 셰익스피어와 관련있는 말? 원서로 안 읽어서 모르겠다. 결국 무엇인지 알지 못 한채 시간이 없어 돌아오고 말았다. 바닥에 써있던 화살표들과 의미가 서로 통하지 않던 문장들. 무엇이었을까?

 아침 일찍, 산책에 나섰다. 에이번 강가 쪽으로 가면서, 관광지가 아닌 시민들의 생활하고 있는 곳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녀왔어요!" 라고 문을 열고 꼬마가 들어갈 것 같은 집 문, 아침마다 누군가 물 주고 가꿀 것 같은 정원, 맛있는 빵을 사서 아침을 준비할 것 같은 빵집. 전에 예쁜 간판 들에 대한 이야기는 포스팅 했는데, 그것 말고도 곳 곳에 꽃을 심어놓고 거리를 장식한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참 그림같은 동네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 날이라서 기념품이며 선물을 사겠다고, 이 가게 저 가게 많이 돌아다녔다. 아침 일찍부터 돌아다닌 덕에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도 많이 있었다. 외국에 나가면 엄마 선물로 인형을 많이 사오다 보니 인형이나 장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열지 않았지만 새침하게 베티가 웃고있는 모습, 동화속에서 나온 요정들의 인형, 그리고 전에 포스팅 했던 크리스마스 가게의 인형들을 보면서 예쁜 것이 너무 많아 어떤것을 사야할 지 망설였다. 그러다 결국 셰익스피어 기념품 가게에서, 소설 속에 나올 것 같은 요정인형을 샀다. (사진이 없다. 사진은 다음에..) 엄마가 마음에 들어하셨다 ^-^. 기념품 가게에는 영국의 국기와 상징물들을 표현한 다양한 것들이 있었다. 엽서, 볼펜, 냉장고 자석 에서부터 인형이나 컵, 열쇠고리 까지. 거기서 엽서 몇 장과 전에 포스팅한 나를 위한 선물 곰돌이 인형을 샀다. 기념품 가게나 선물 가게에 가면 마음의 사정과 지갑의 사정을 조율하느냐 힘들다. 선물 주고 싶은 사람, 가지고 싶은 물건은 많은데 지갑엔 그만큼의 돈이 없다.
  많은 엽서들을 보았는데, 가장 예뻤던 것은 손으로 그린듯한 그림엽서였다. 영국 하면 생각나는 빨간 버스며 빈벤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가게가 닫혀있어서, 그리고 지갑사정으로 보는것에, 쇼윈도 너머의 모습을 찍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셰익스피어 생가에서 조금 더 가면 젖소 한마리가 있다. 아이스크림 가게이다. 이 아이스크림 가게, 맛도 맛이지만 주인이 정말 잘생겼다. 일명 '훈남 아이스크림 가게!'. 두명이 있었는데, 둘 다 잘생겼다. 하지만 한 쪽이 좀 심하게 잘생겨서 다른 한쪽은 묻히는 분위기? 청년들 보느냐 아이스크림이 입으로 들어갔나 코로 들어갔나 모르겠다. 우유의 맛과 향이 풍부한 아이스크림이었다. (이 아이스크림 가게를 3번 정도 갔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다 만나는 일행들에게 훈남 아이스크림 가게 있어! 라고 하니 어디어디? 라면서 안내해주다 보니 3번이나...하지만 모두들 말했다. 잘생겼다!! 그리고 맛있다! 라고 ^^)
 깜찍한 악세사리도 많이 있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목걸이? 귀걸이? 장식품? 이란 의문을 가지게 한 속옷모양의 악세사리. 쇼 윈도 안쪽에서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거리를 다니다 보면 거리도, 가게도, 물건도 너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랐던 그 동네. 나는 마음속에 담아왔지만, 다시 한 번 볼 수 있게 사진으로 찍어와서 다행이다. 그런데, 보면 볼 수록 다시 가고싶은 아쉬움이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