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제가 있던 곳은 독일의 드레스덴은 작센 주의 주도 입니다. 기숙사가 대학 건물 근처에 있어서, 도서관이 어디있나 많이 찾아 헤맸는데, 알고보니 길 바로 건너편에 SLUB 라는 크고 멋진 도서관이 있었어요. 그걸 안 다음부터 왠지 유럽의 도서관이 보고싶다!, 라는 생각으로 몇번 들락거렸습니다. 딱히 책을 본거나 한건 아니지만, 열심히 구경을 했다고 할까나요.



▲ 밖에서 본 모습입니다. 도서관 모양 부터가 벌써.. 멋져요 +_+

 

▲ 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홀이 나옵니다. 인포메이션이 있고, 열람실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어요.


▲ 가방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어서 사물함에 넣어놔야 합니다. 1유로 인데 나중엔 다시 나오더라구요. 처음 같을때에는 1유로 동전이 없어서 그냥 겉만 보고 돌아왔었지요.



▲ 가지런히 놓여있는 책들. 왠지 이런것을 보면 마음이 편해져요. 아~ 도서관이구나 하는 느낌..


▲ 문득 창밖을 보니 건물과 건물 사이에 작은 정원이 있더군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어요.


▲ 도서관에서 한 쓸떼없는 짓 하나! 전공책 찾아보기. 그냥, 가끔은 그리웠어요. 이것은 Anorganic Chemie. 글씨만 틀리고 내용은 다 똑같더군요 하핫! 어딜가나 번역본은 있기 마련이군요. 아, 근데 저 무기화학 책 우리나라 번역본 없는데..


▲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에도 이렇게 그림이 있더군요 음~


▲ 이 나라에도 고시 열풍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작은 방처럼 생겨서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곳이 있었어요. 저 문안에요.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특수한 카드로 들어가는 것 같아 들어가는 데에는 실패!


▲ 중간 중간에도 많은 책상이 있고, 공부하는 학생이 있었지만, 제가 가장 놀랐던 광경 입니다. 저런 도서관을 꿈꾸었거든요. 넓고 밝은 실내에, 가까운 곳에 책이 꽂혀있어서 책을 가져다 공부하고 다시 가져다 놓고, 하는 그런 도서관 이요. 저희 학교 도서관도 그렇고 주변 도서관들도 책이 있는 곳은 열람할수 있는 공간이 적고, 보통 열람실이 따로 있어서 아쉬워요.


▲ 저 중앙 열람실 바깥쪽에는 휴식공간도 있고, 책도 있고, 고서적을 전시한 곳도 있더군요. 도서관에 온 기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공간에 온 기분이 들어서 색다르고 좋았습니다.


 4층에 책박물관도 있다고 해서 가보려고 했는데, 벌써 문을 닫았더군요. 아쉽~

 하지만 새로운 모습의 도서관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부러운 부분이 많더군요. 여기나 저기나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더군요. 저런 도서관에서 공부하면 공부 정말 잘되겠다. 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음, 그런데 저런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니, 갑자기 영화나 드라마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어요. 허허~ 지금 생각하니 좀 아쉬운 것은, 전공 서적만 찾아 볼 것이 아니라, 한국에 대한 서적도 찾아볼 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록 짧은 독일어 지만, 한국에 대한 책을 찾으면 굉장히 반갑고, 우리나라에 대해 어떻해 생각하는지 조금더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 텐데 말이지요. 다음에 해외에 나가서 또 도서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한번 찾아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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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스덴에 츠빙어 궁전이라는 유명한 궁전이 있는데, 그 궁전 근처에 목각 인형 가게가 있었습니다. 작은 가게라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안에는 가게 한 가득 예쁜 목각 인형이 가득 했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저는 그 가게를 'Wunderbal 가게' 라고 불렀지요. 직접 손으로 만들었는지, 곳곳에는 만드는 사진이 붙어있었어요. 인형 말고도 여러가지 것들을 많이 팔았는데, (책갈피 라던가 모빌 같은거요.) 조금 비싸긴 했지만 정말 예뻤답니다. 나중에 인형을 샀는데, 알고보니 그가게 Tax Free 도 해주더군요. 조금이지만...


 이 인형 지금 저희 집에 있습니다. 제가 질러왔지요. 호두까끼 인형이예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아주머니가 제가 관심을 보이니까 다가와서 뒤를 돌려서 입이 열리는 것을 보여주시더군요. 아직 호두를 깍아 본 봐 없지만, 그리고 왠지 깍다가 턱이 나가서 호두까기 인형 동화에 나오는 그 호두까기 인형 처럼 될까봐 두렵지만,(우리집엔 발레리나 인형도 없는데 말이죠!) 혹시 하게되면 과정을 포스팅 하도록 하지요.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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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밤 저녁 7시 프랑크푸르트를 떠나, 18일 오전 12시 15분경 무사히 한국땅에 발을 디뎠습니다.
몇시간 차이 안 걸리는것 같지만, 그 사이엔 시차라는것이 엄연히 존재. 그래서 11시간 가량 비행기를 탔지요. 처음에 독일 땅에서 비행기 바퀴가 떨어지는 순간, 아쉬움에 눈물이 날것 같더니, 한국 땅에 닿는 순간, 묘한 안도감과 함께 기쁨의 눈물이 날 것같았습니다. 가족들이 보고싶은 마음에, 빨리 입국수속을 하고, 짐을 찾아가지고 나왔지요. 그리고 아빠 차를 타고 지금은 대전 집에 왔습니다.

 더 일찍 포스팅을 하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집에 오자마자 킨 컴퓨터는 인터넷 불통! 오늘 아침 기사 아저씨가 오셔서 고쳐 주셔서 지금은 이상없이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뎀이 불량이래요..ㅠ.ㅠ 동생말에 의함 2-3주 된거같던데 미리 좀 고쳐놓지! -_-+) 사진을 정리하려고 하는데, 사진이 너무 많아서 컴퓨터로 옮기는데 무리가 좀 있네요. 여행기와 사진들을 천천히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저 위에 있는 사진은 마지막 날 전날 밤에 찍은 드레스덴의 야경사진 입니다. 비가오는 와중에도 저 사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지요. 이번에 찍은 사진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진 중에 하나입니다. 벌써 그리운지, 어제 밤 꿈에서도 프랑크푸르트로 추측되는 어느 동네 거리를 헤맸습니다. 아직은 적응이 덜되어서 그런지, 몸이 나른하고, 잠도 이상할 ?? 오고, 주변에 한국 사람 들만 돌아다는것도 티비를 틀면 한국말이 나오는 것도, 심지어 핸드폰과 컴퓨터도 적응이 안되는 상황이지만, 곧 적응되겠지요. 아마 오늘 저녁만 되도 언제 갔다왔었냐는 둥 원래 상태에 익숙해 질듯 -

독일에서 가져온 가장 큰 것은 감기 입니다. 긴장이 풀려서 인지, 그 동안의 피로가 쌓여서 인지, 심한 감기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대전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간 곳도 병원. 그래서 지금 어질어질 비틀비틀. 약먹고 자다 일어나서 포스팅. 이런 생활이 몇일 동안 계속 될 것 같네요. 빨리 정신을 차리고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아무튼 무사히 잘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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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4주간의 연수가 끝나갑니다. 내일은 마지막날. 내일 저녁에 마지막 파티를 하고 모두 헤어지게 되지요.

 처음엔 낯설었던 이 땅이 지금은 왜 이렇게 좋은 걸까요. 아쉬운게 너무 많아서 흘러가는 일분 일초가 아깝습니다. 아직 보지 못한것, 느끼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만 남아요. 겨우 한달을 살았을 뿐인데 말이죠. 뮌헨에 다녀오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비가 많이와서 고생을 했지만..) 룸메이트가 Hauptbahnhof에 내려서 " 우와~ 집이다~ " 라고 뛰어갈 때, 정말 여기가 집처럼 느껴졌어요. 산책을 밥먹듯이 하던 엘베강변, 츠빙어 궁전을 이제는 기억 속의 추억의 장소라고 생각하려니 마음이 아파요.

 독일어는.. 조금 늘기는 했지만, 아직 멀었어요. 여기와서 느낀건, 영어의 필요성과 여기서 배운 각종 생활 독일어들.. 그리고 현지인의 발음 (따라할 순 없지만...-0-) 이랄까요. 아무튼 좋은 경험 많이 하고 갑니다.

 오늘 마지막 날이라고, 같은 반의 러시아 친구 Sergey가 러시아 인형을 선물로 주더군요. 너무 예뻐요. 감동했어요~ 저는 내일 한국에서 가져온 전통문향의 책갈피를 친구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랍니다. 살면서 외국인들과 같이 수업하고, 친구가 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닐텐데, 여기 와서 정말 좋은 사람들 많이만나고, 즐겁게 지내고 가요. 재미있었어요.

 나중에 또 독일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다시 오게된다면, 2-3의 여행이 아니라, 한달이든 두달이든 한 도시에서 푹 눌러살면서, 그 도시의 분위기를 느끼고, 주민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니 그럴꺼예요. 2-3일에 어떻해 그 도시를 모두 알겠어요. 음, 그러기 위해선 많은 돈과 술술 나오는 독일어가 필요하겠지요 하하하하!

 모레 프랑크푸르트로 떠납니다. 그리고 파리에 갔다가(유럽여행의 꽃 Paris!! 벌써 마음은 파리에 가있어요. 저녁마다 "오~ 샹젤리제~~" 를 부르고 난리가 났습니다.) 스위스에 가서 리기에 올라갔다가, 다시 프랑크푸르트로가서 현지시간 17일 저녁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는 18일 오후에 들어갈 것 같아요. 오늘이 독일에서의 마지막 인터넷! 한국에 가서 여기서 찍은 많은 사진들을 어서 올려야겠어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ELBE 강 야경을 보러 가려했는데, 날씨가 흐리네요. 그래도 가야지요~기다려라 엘베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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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kins' 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P.W Atkins' 입니다. 화학 공부 하는 사람들에게는 쪼금 유명한 사람 이지요. 저희 과 같은 경우에는 2학년 전필 과목인 '물리화학1,2' 3학년 전필 과목인 '양자역학의 기초' 를 모두 Atkins의 'Physical Chemisty' 를 사용하고, 3학년 전선인 '무기화학' 도 Atkins의 교재를 사용하는 바람에 약 2년여간 항상 곁에서 있는 분이지요. 그래서 애들은 저 분의 이름을 응용하여 "앗!즐" 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다른 모 대학 화학교육과에 다니는 친구가 자기네는 유기화학 교재도 Atkins의 책을 이용한다고 말하는 바람에, 가끔은 이 분이 교수 신지,(책 에는 옥스퍼드 대학 교수라고 나와있지요.) 책 장사 인지 알수가 없어요. 더군다나, 책값은 또 얼마나 비싼지, 거기다 우리학교 뿐만이 아니라 세계 많은 화학도들이 이 책을 사용하고 있으니, 얼마나 많은 돈을 버셨을지 가끔은 생각하곤 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비도 오고해서 원래 갈려고 했던 'Pillitz'에 가지 못하고 (예쁜 별궁이 있는데, 날씨가 안좋아서 못갔어요. 여기를 떠나기 전에 꼭 갔다올꺼예요!!) 길건너에 있는 도서관에 갔습니다. 대학에 있으니까, 도서관에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가끔은 화학이 너무너무 그리워요. 가끔 꿈에서 전자들이 나타나 핵주위를 돌고있어요;; 파동으로 변화하면서;;) 막상 기회가 가지 못해 못가다가 오늘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도서관 이름은 SLUB 독일어로 쓰자니 안보일 터이고, 그냥 약자이고 뜻은 작센 국립 도서관 정도 되겠군요. 정말 깜짝 놀랐답니다. 크기도 크기 거니와 분위기가, 정말 영화에서 보던 빙글빙글 도는 아이들이 책사이를 오가며 책을 찾고 한켠에 앉아서 열심히 토론하는 바로 그런! 도서관 이었지요. (사진은 추후에 올리도록 하지요.) 아무튼 그 안에서 화학책을 열심히 보다가 아는 책을 발견했지요! 바로 Anorganische Chemie , 무기화학 이지요. 저자는 역시나 Atkins. 지난 학기에 저를 그토록 괴롭히던 바로 그 책의 독일어 판이더군요. 신이나서 안을 펴보니, 그림은 똑같고, 글만 다르더군요. 아마 글의 내용도 같겠지요. 다만 제가 까막눈일뿐 하하하핫!! 그래서 뭔가 그리운 마음에 기억을 더듬어 가며 열심히 봤어요. 몇가지 신기한 것들은 오묘한 독일어의 세계! 영어는 아닌데, 뭔가 딱 보니까 알것 같아요. 'Das Periodeszstem der Elemente' 이건 '주기율표'요. 좀 놀란것은 'Hauptgruppen-Elemente' 이 것은 '전이원소'를 가르키는 말 같은데 'Haupt' 는 '중앙' 이라는 뜻 이거든요. 중앙에 있어서 가르키는 것 같아요. 그런데 대충 알겠는데 몇가지 모르는 새로운 말들 'Festostoffe' 아마 화합물을 말하는거 같아요. 사전에는 안나와 있더군요. 문맥상 유추 했지요. 'Bronsted-saiunen' '브론스테드 산' 인데, 산을 저렇게 쓰다니;;; 만약에 브론스테드 아니라면 못알아 볼뻔 했다니까요. 하지만 제일 놀라웠던것은 저의 짧은 독일어로 연습문제를 풀수 있다던 사실이라지요. "Wieviele Orbitale sind in einer Schale. mit der Quantenzahln n ?" 이건, 양자수가 n 일때, 한 껍질에서 오비탈의 수는 몇개이냐, 뭐 이런 문제;; 역시 수학과 과학은 언어의 벽을 뛰어넘는 세계의 언어 일까요. 알수 없는 독일어 속에서 찾아보는 화학 기호들이나 숫자들, 그리스 어로 표시된 상수들은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 책을 가지고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데, 옆자리의 청년이 없길래 공부하는 책을 슬쩍 보니, 'Atkins'의 'Physikalische Chemie' 이더군요. Atkins 만세! 여기서도 여전한 인기시군요;;;

 아무튼 오늘은 오래만에 나의 고향같은 전공 책들을 봐서 너무 반가웠어요. 사람 마음이 이상한 것이, 지금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자꾸 그리워 하는것 같아요. 아마 한국에 돌아가서 전공책 사이에 파묻히게 되면 분명 지금의 이 생활을 그리워 하게 될꺼예요. 하지만, 그 그리움에 대항할 수 있는건 현재에 대한 최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돌아가서 열심히 살아가기 위해서, 여기서도 열심히 살아가야겠지요. 오늘 학교에서 슈퍼마켓에 대한 엄청난 단어들을 배운 바람에 이제는 가서 공부해야겠어요. 하루 하루를 후회하지 않기 위해,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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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엔 비가옵니다. 시간은 오후 5시 18분 이예요. 한국에도 비가 온다죠. 아니, 아까는 확실히 온다고 알았는데 지금은 어쩌련지 잘 모르겠어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 나라에도 비가 온다니, 왠지 묘한 기분이 듭니다.

비가 오는 날의 분위기는 어디나 같은것 같아요. 조금은 차분하고, 회색빛의 우울한 도시, 차가운 날씨. 비오는 날엔 역시 빈대떡 -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뿐일까요? (근데 정말 먹고싶어요..ㅠ.ㅠ 하지만 여기는, 부추도, 해물도, 김치도 없는걸요. 그렇다고 서양 빈대떡인 Pizza 를 시켜먹을 돈은 없답니다. 그리고 분위기도 안나고^^;;) 그런데 여기 사람들, 우산을 잘 안쓰고 다녀요. 지나가는 비도 많고 해서 그렇다는데, 우산 보다는 모자를 옷을 뒤집어쓰거나 그냥 다니는 사람이 많더군요. 왠지 저도 귀찮아서 오늘 하루종일 그냥 다녔습니다. 뭐, 짧은 거리를 다녀서 그닥 비를 맞지는 않았지만요.

한국에 전화를 했습니다. 도망치듯이 떠나왔니까, 언제 떠난다는 말도, 언제 온다는 말도 없이 " 잘 있어 " 라는 말 한마디를 남겨놓고 비행기에 올라간 저였지만, 왠지 사람이 그리운건 오늘 단지 비가오기 때문일까요?

천원도 채 남지 않은 전화카드로 전화를 하면서 오랜만에 느껴 본 기다린다는 두근거림, 이 곳의 비오는 소리인지, 저 곳의 비오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비오는 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낯익은 음성 " 여보세요 " 순간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 나야! " 라는 말에, " 너 어디야! " 라고 묻는 그의 목소리에, " ...독일 " , "왜?" 냐는 질문에 " 그냥 " 이라고, 너무 좋아서 가기 싫다고 말하니까, 작은 침묵 후에 오지 말라고 말하는 평소와 다름없는 그의 목소리. 하지만 나의 작은 전화카드로는 한국과 독일의 공간을 메울 수 없었어요. 1분남았다는 음성과 함께, 끊어져 버린 전화. 그렇게 그 짧은 통화가 끝이 났습니다.

왠지 뒤돌아 서면 누군가 서있을 것 같고, 눈을 감고 뜨면 다시 한국일 것 같은 묘한 날이예요.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가봐요. 내일 아침엔, 맑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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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드레스덴에서 교통수단으로 버스와 트램을 이용합니다. 트램은 전차 비슷하게 생긴 그런 것이예요.(사진, 보여드리고 싶은데 아직도 연결을 못했다는..ㅠ.ㅠ) 미끄러지~듯이 도로를 달리지요. 그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표를 끊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처럼 찍고 탄다거나, 돈을 내고 타는것이 아니라, 아주 가끔씩 사람이 다니면서 검사를 하지요. 그 검사는 자주 일어나지 않아, 백년에 한번 하네, 마네 하는데 만약 표가 없어서 걸리면 벌금으로 60유로를 문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들어왔지요.

오늘, 츠빙어 궁전 안에 있는 회화관에 가기위해 룰루랄라 신나게 8번 트램을 타고 가고있을 무렵, 내릴 정거장을 바로 앞두고 백년만에 다가온 표검사를 받았지요. 그런데 이게 왠일! 학교에서 나눠준 한달 권이 없는것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번에 다른 가방을 가지고 나갔을 때 거기에 놓고 온 것이지요. 그런데 표 검사하는 아저씨 정말 무서웠어요. 마치 산적을 만난 기분!! 부들 부들 떨고 있는데, 다행히 선생님이 잘 설명해 주셔서, (다 일행인데 이 학생만 없으니 신분 증명은 되고, 처음이고 외국인이니 어쩌구 저쩌구...) 벌금은 10유로.. 하지만 이 타국생활에 지름신 범람에 여행을 앞둔 상황에 10유로가 왠말이랍니까! 결국 빈털털이로 올때는 ... 걸어 오다가, 너무 힘들어서 한정거장 무임승차 하고 왔어요.

집에 오니까 같은 방쓰는 언니가 귀걸이 샀다고 자랑하더군요. 4.9 유로 라고요. 나의 10유로이면 두개를 사지요. 슈퍼마켓을 가도 10유로로 무엇을 살수 있나만 보여요.엉엉 너무 슬퍼요. 내일부턴 잘 챙겨다닐래요!ㅠ.ㅠ
내 피같은 10 유로..ㅠ.ㅠ

사실 한국에선 웃어 넘길수도 있는데, 타국에 나오니 한푼 한푼이 너무 아까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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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TION!' 은 독일어로 '세일!' 이라는 뜻이지요.
지금 도시 곳곳에는, 아니 독일 전역에는 저런 말이 가득 붙어있지요.
자주 세일을 하는 한국과 다르게 독일에서는 세일을 일년에 단 두번 합니다.
그 중 한번은 1월 마지막 주에 있는 겨울 정리 세일 (WSV, Winterschlussverkauf)이고, 한번은 7월 마지막 주의 여름 마감 세일(Sommerschlussverkauf) 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 기간 이지요!

그래서, 지름신이 해외 원정 하셨습니다! 세상에;;;
사실 예쁜 것들이 많아서 지르고 싶은 마음이 틈틈히 있었는데 세일이란 말과 함께 기름을 부으시더군요.
그래서 결국 질렀답니다. 제가 지르는 주로 용품은 옷들;;; 수영복과 속옷, 티셔츠를 질렀는데, 한국에서는 암 -
안팔거나 입기 힘든 옷들이 라지요. 그 밖에도 동화책이나 사전도 샀어요! 공부를 하겠다고 샀는데 공부는 그닥 안하는 것 같아요. 하하하하! 사실 버켄스탁도 곧 사러나갈 것같아요;;; 지름신의 해외원정 정말 놀라습니다. 이러다 한국 가면 면식하고 사는건 아닌지. 아직도 큰 지름신은 오지 않으셨기 때문에 어떻해 될지 몰라요.
당장 내일 프라하를 가는데, 프라하가 그렇게 싸다고 하더군요. 러시아 인형도 이쁘다든데 벌써 부터 지름에 마음이 설레이옵니다. 이러다 돌아가지도 못하는건 아닌지 아하하하;;;;

지름신 무서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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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오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더니 그말이 사실 인가봐요. "Ah~ Korea!!" 라는 한 마디에 정말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의 조국이라는 또한 나의 일부니까, 사람들이 그것을 알아준 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까요? 새삼스럽게 내가 한국인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사는 하루 하루 입니다.

오늘은 엘르베이터에 탔는데, 30/40대 로 보이는 어떤 분이 말을 거시더군요. (독일어와 영어를 섞어서 대화하지요) "중국 사람이예요?", 그래서 "아니요 한국사람이예요." 라고 하시더니 "오~ 박지성 !! 축구선수!" 라고 하시더군요. 축구를 좋아하시나봐요! 그 분은 인도네시아 에서 오셨데요. 여기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계시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왜 '중국인' 아니면 '일본인' 이냐고 물어보는 걸까요? 물론 한국에 비해 훨씬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많이 알려져 있고, 우리도 서양인 보면 어느나라 사람인지 구분하지 못 하듯이 그들도 그럴꺼라 생각하지만, 가끔은 기분이 나쁩니다. 한국 에서 왔냐고, 물어봐줬으면 정말 기쁠텐데 라는 생각이 종종 들지요. 아, 그리고 일단 '한국 사람' 인걸 알면 North Korea 인지, South Korea 인지 꼭 물어보더군요.음 -

아, '박지성'이 유명한 만큼 USA에서 온 친구들은 모두 '박찬호' 를 알고 있더군요. 텍사스에서 온 애들이 많거든요. 우리반 Drew도 '박찬호!' 하니까 모르더니 '찬호 박? 박?' 하더니 알더군요. 후후 - 그래서 우리는 신나게 한국 사람이라고 마구 자랑을 했어요.

유명한건 사람 뿐이 아니지요. 오늘 수업시간에 "띵똥" 하고 문자오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아주 익숙한 소리로요. 알고보니 같은반의 러시아 친구의 핸드폰 이었습니다. 너무 익숙한 소리에, 앗! 혹시 세계 모든 핸드폰이 문자오는 소리가 같은가?!, 라는 바보같은 생각을 잠시했었는데, 알고보니 삼성 핸드폰이더군요. 한국 뉴스를 잠시 보니 삼성 때문에 좀 시끄러운거 같던데 그것은 재쳐두고, 아무튼 기분이 좋았답니다. 그리고 저번주에 마이센에 갔을때에는 스패인에서 온 친구가 사진 한장만 찍어달라며 내민 카메라가 삼성것!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붙어있던 LCD 모니터는 LG것! 그러고 보니, 베를린에선 LG 독일지사도 보았군요. 이런일이 종종 있더군요. 하지만 사람과 달리 기업이라는 것은 기업 이미지나 상품 이미지에 가려 국가 이미지가 잘 안보이다보니, 이 사람들이 저것을 한국것이라고 알고 쓸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NOKIA'를 일본 기업으로 아는 친구들이 종종 있더군요. 이름에서 오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렇듯 기업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 생각해요.

길을 걷다보면 깜짝깜짝 놀라지요. 우리가 흔히 비싼 외제차라 불리우는 아우디, 벤츠, 폭스바겐이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를 활보하고 있지요. 이 나라에서는 국산차 니까요. 처음에는 너무 예쁜 차들이 많아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보고있지요. 그러는 와중에 종종 보이는 소나타와 투스카니 아반떼 등등 한국차들! 정말 방갑더군요. 자동차의 나라 독일에서 이렇게 굴러다니고 있다니! 놀랍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관한 작은 일에도 깜짝 깜짝 놀라고 있어요. 길가다 한국말이 들리면 방갑고( 거의 안들려요 -0- 여기 잘 없어서 ㅠ.ㅠ ) 밤이면 김치와 된장을 그리워하고, 가끔은 달력을 보며 날짜가 얼마나 남았나 새보는 저는 어느샌가 한국사람 이구나, 라고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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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는 오후 4시 입니다. 한국은 11시 쯤 되었겠군요.
날씨가 아주 더워요. 그런데 좀 전에는 비가오고 천둥이 치더군요. 호랑이가 시집가려나 -

여기 온지 2주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고로 힘듭니다.
날씨는 덥지 (원래 바람조차 시원했는데, 오늘은 꼭 습한게 한국(!) 같아요!), 공부는 어렵지 (점점 어려운 구렁텅이 속으로 빠져든답니다! 이제 보충수업은 필수가 되어버렸어요!! 단어 외우기도 어려워요, 왜 독일어 명사엔 성이 있는지 에휴- ), 한국 음식은 생각나지 (오늘은 김치부침개가 먹고싶어요!), 인간 관계도 어렵지 (외국인은 다른 문화와 언어의 장벽으로 힘들고, 한국인도 한국인 나름대로 가까이서 부닥치며 살아가니 여러가지로 힘든일이 많네요!), 엄마랑 아빠도 보고싶고, 학교 친구들도 보고싶고, 블로그도 하고싶고(근데 개편이 되었더군요! 깜짝! 놀랐어요..ㅠ.ㅠ 적응안되요!!) 아무튼 이래 저래 힘드네요. 체력도 딸린거 같고, 아, 그리고 지금 여행할때 머물 호텔도 예약하고 있는데 잘안되요.ㅠ.ㅠ 아무튼 이래저래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몸이 힘들면 정신이 힘들고, 마음도 자꾸 약해지던데, 타국에 까지 와서 그러면 안되겠죠?
오늘은 잘먹고 좀 쉬어야 겠어요.
그래서 내일부터 다시 힘내서 공부해야겠네요.
왠지 오늘은 일상을 떠나온 것이 서러운 하루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