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내 생애 첫 랍스터님을 그려주려고 했는데, 너무 귀엽게 그려져 버렸다. 하...)


  내가 지금 있는 이 뉴욕주 시골마을은 내륙이어서 해산물이 거의 없다. 동네에서 가장 큰 마켓에 가면 해산물 코너가 야채, 채소 코너의 한 반에 반 정도 .... 거기에 엄청 비싸서, 해산물이 먹고 싶으면 큰 결심을 하고 냉동새우와 조개를 먹는다. 아, 신선한 해산물이 먹고싶다. 


  뉴욕에 가면서, 그래도 뉴욕은 바다를 끼고 있으니까 여기보단 낫지 않겠어? 라고 해산물을 조금은 기대하고 갔는데, 이 동네에서 같이 공부하고 있는 뉴욕 출신의 아는 동생이 "언니 같이 랍스터먹으러가요"라고 말해서, 생각지도 못하게 내 생애 첫 랍스터를 맛보게 되었다. 내가 먹어본 큰 갑각류라고는 대게 밖에 없었는데...


  랍스터를 만날 장소는 첼시마켓! 허름한 공장이나 창고같은 분위기있데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 지 모를 정도로 맛있어보이는게 가득했다. 우리는 랍스터가 목표니까 랍스터를 향해 직진했지만, 랍스터 말고도 예쁜 쿠키나 빵 같은것도 많았다.


첼시마켓


여기가 바로 랍스터 플레이스!


랍스터님!!!


우왕~~


  우리는 작은 랍스터를 1인 1마리 해치워버렸다. 처음이라 어떻게 먹는지 몰라, 뉴요커에게 물어봐가면서 먹었지만, 사실 칼집이 다 나있어서 잡아당기기만하면 살이 다 빠져서 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랍스터 살에 레몬을 살살 뿌리고, 녹인 버터에 찍어먹으면 우와~ 랍스터는 가장 작은 것이었는데도 엄청 커서 꼬리랑 집게만 먹었는데도 배가 불렀다. 그래서 머리 부분을 잘 싸와서 집에와서 라면 끓여먹었는데, 그 라면도 정말 맛있었다. 머리채로 넣으려고했더니 냄비에 라면이 안들어가서 내장하고 살만 넣었는데 국물이 정말 ㅠ.ㅠ 태어나서 먹은 제일 맛있는 라면이었다. 순식간에 먹어서 사진은 없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에 뉴욕가면 또 가야지. 그때는 랍스터도 먹고, 다른 해산물도 먹고, 머리는 또 싸와서 집에와서 또 라면 끓여먹어야겠다. 멀리만 보였던 랍스터가, 뉴욕에 감으로써 이렇게 가까워졌구나. 아, 뉴욕 좋다.


+

The Lobster Place, Inc.

http://lobsterplace.com

75 9th Ave, New York, NY 1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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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11. 28. 01:18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의 뉴욕'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의 도시이다. 나에게 타임스퀘어는 무한도전에 나왔던 곳이고, 뉴욕공립도서관은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가 결혼할 뻔한 곳이었다. 루즈벨트 아일랜드로 가는 케이블카는 화이트칼라의 닐이 탄 케이블카이고, 록펠러센터 앞 트리는 나홀로집에의 케빈이 엄마를 기다리던 곳이었다. 나에게 뉴욕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나 있을 것 같은 공간이고, 또 빠르게 지나가는 뉴요커들 사이에 그런 사람들이 섞여있을 것 같은 곳이다. 


  그러니까, 나에게 매그놀리아케익도 캐리가 먹은 컵케익. 이 컵케익을 먹는다고 내가 캐리처럼 뉴요커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캐리가 있는 뉴욕에 있구나! 라는 것을 실감시켜줄 수 있는 마법의 컵케익이다. 한국에서건 이 시골동네에서건 프로스팅이 잔뜩 올라간 컵케익은 내돈주고 사먹은 적은 없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꼭 먹어야되! 라는 생각으로 매그놀리아 베이커리를 향했다.


  같이 간 일행 언니가 블리커 스트리트에 가자고 그래서, 거기에 있는 매그놀리아를 갔는데 알고보니 여기가 본점! 전날 록펠러 센터 옆에 있는 매그놀리아에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안 가길 잘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안은 사람이 바글바글 도떼기시장이었지만, 가게는 아기자기하니 참 예뻤다. 개인적으로 파스텔톤의 가게 색이 참 이뻐서 "나중에 방에 이렇게 칠하고 싶어요!"라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하고싶다고 마음되로 되지는 않을거라는 것. 함부로 따라할 수 없을 만큼, 가게의 민트색이 참 예뻤다.





  우리는 바나나 푸딩과 레드벨벳케익을 먹기로 진작에 결정했지만, 줄을 따라 가면서 보는 예쁜 컵케익들의 구경에 눈이 즐거워졌다. 매그놀리아 컵케익은 매일 매일 양키사이즈의 손바닥만한 빵과 머핀만 보던 나에게 있어 참 작고 귀여웠다. 달지만 않다면 몇 개라도 먹어줄 수 있는 크기! 



  

  하지만 이렇게 주문을 받아 주인을 기다리는 대형 케익도 있었지. 이 케익은 누구에게 갈지?




매그놀리아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서, 캐리 처럼 벤치에서 먹고싶지만, 영하의 칼바람이 무서워서 싸들고가서 점심을 먹고 나중에 먹었다. 신나게 걸어가는 동안 컵케익과 바나나푸딩의 형체는 없어져 사진은 없지만 그 맛은 아주 좋았다. 입에서 살살 녹는 바나나푸딩과 레드벨벳 케익. ㅠ.ㅠ 아~ 캐리는 좋겠다. 이런거 먹고 살도 안찌고....


Magnolia Bakery

http://www.magnoliabakery.com

401 Bleecker StNew York, NY 1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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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 온지 벌써 세 달이 지났다. 정신없이 학교 수업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추수감사절 주간. 다음 주 부터 비록 시험 기간이지만 추석때, 설에 나 혼자 공부한다고 잘 되는건 아니니까 뉴욕행 버스에 몸을 싣고 주말동안 뉴욕 나들이에 다녀왔다. 여름의 뉴욕과 또 다른 모습의 뉴욕은 칼바람으로 나를 맞아주었지만, 거리에 가득한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보고 그래도 두 번째 오는 거라고 조금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겨 짧은 여행이지만 즐겁게 다녀올 수 있었다. 


  먹으러 갔나, 싶을 정도로 많이 먹고 놀다 왔는데, 왠지 블로그엔 이것부터 올려야겠다!!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Max Brenner초콜렛! 사실 일요일에 유니언 스퀘어 근처를 지나가다가 '대머리 아저씨가 만드는 초콜렛(Chocolate by bald man)'이라고 써있길레 '앗싸!' 하고 들어갔었지만, 사람이 너무 많고 구경하다가 커다란 Batch Reactor에 초콜렛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과 주사기 안에 가득담긴 초콜렛을 보고 내 몸에 미안해져서 그냥 나왔는데, 다음 날 만난 지인이 맛있는 디저트집이 있다며 데려가서 재입성하여 그 맛을 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맛있어 ㅠ.ㅠ 초콜렛 좋아하는 나에게는 그냥 천국의 맛이었다.


이것이 바로 초콜렛 Batch Reactor. (화공과에서 배운 용어는 이런데 쓰라고 있는게 아닌다.) 저 파이프는 가게 전체를 돌고 있다.


월요일이라서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래도 꽉 찬 가게!


메뉴판부터 심상치 않다. 이 메뉴판은 내가 마치 이 가게에 중독될 것을 미리 알고 있는 듯 ...


현지인의 추천에 따라 우리는 초콜렛 피자, 와플, 츄러스를 먹었다. 새콤달콤한 스무디와 함께. 


Chocolate Chucks Pizza


  초콜렛 피자에 가득 올라간 마시멜로우!! 구운 마시멜로우는 진짜 맛있었지만, 지구 몇 바퀴를 돌아도 안빠진다는데! 그래도 이 순간 만은 '맛있다~ 맛있다~'를 연발하면서 먹었다. 


Banana Split Waffles


  바나나 와플은 정말 맛있었다. 적당히 잘 구어진 와플이랑 바나나 그리고아이스크림과 초코 시럽. 이것도 시작하면 끝낼 수 없는 이 맛! 



Crystal Sugar Churros Fondue


 이건 츄러스. 미국에서 츄러스를 먹어보니 내가 놀이공원에서 먹던 츄러스는 무엇이었나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츄러스는 다크 초콜렛과 카라멜시럽, 라즈베리 시럽에 찍어머는데 다 너무 맛있어서 한 번에 다 찍어먹고싶다. 퐁듀도 맛있겠지...


Fruite Smoothie


  마지막으로 드링크! 나는 초코가 정말 좋아서 초코렛 드링크를 시킬까 했지만, 그럼 정말 달고 달고 달고 달것 같아서 추천대로 스무디를 시켰다. 그랬더니 이 새콤달콤한 맛과 초콜렛 디저트들의 맛이 잘 어울려저서 정말 맛있었다.


  아, 뉴욕엔 이런것도 있구나. 맨날 슈퍼에서 봉지 초콜렛만 사다가 초콜렛으로 된 요리를 먹으니 이건 신세계. 많이 먹었으니, 다음에 또 먹으려면 운동을 많이 해야겠지만, 그래도 오감만족스러운 디저트 카페였다. 


+

Max Brenner

http://www.maxbrenner.com

841 Broadway, New York, NY 10003

+1-(646) 467-8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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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013. 10. 15. 22:17

  Skaneateles 호수로의 짧은 여행은 호수를 보러간 것도 있지만, 맛있는 피쉬버거 집이 있다고 해서 먹으러 갔다. 이 인근에서 유명한 Doug's Fish Fry! 나는 굴튀김으로!   



  우와~ 한 접시 가득 나온 굴튀김! 다른 분들의 피쉬버거나 새우튀김도 먹었는데, 피쉬버거보다 튀김종류가 맛있었다. 나는 튀김 진짜 좋아하는데, 미국와서는 튀김 많이 못 먹어서 슬펐는데, 또 튀김 먹고싶음 여기와야겠다. ㅠ.ㅠ 


 Dough's Fish Fry에서는 아이스크림도판다. 요즘은 사과가 제철이어서, 홈메이드 사과 선데를 먹어봤다. 



  미국 사과가 이렇게 맛있는거였는가?! 내가 매일 마트에서 사 먹는 그 사과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 하지만 조금 느끼하기는 했음 ㅎㅎ 


  스케이나텔리스를 포함한 핑거 레이크 인근 지역에는 많은 와이너리가 있는데, 호수와 가까운 Anyela's Vineyards에 갔다. 


언덕위에 이렇게 예쁜 집!


와인 테이스팅 중! 테이스팅은 다섯 잔에 3불!


  와인은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낮술을 먹으니 살짝 취하네~ 와인이 맛있어서 한 병 사왔다. 하.. 자꾸 방에 술을 들이면 안되는데... 


와이너리 앞의 포도밭~


와이너리에 가는 길, 그리고 오는 길, 이렇게 호수가 한 눈에 보인다!



+

Doug's Fish Fry 

http://www.dougsfishfry.com

8 Jordan Street Skaneateles, NY 13152

+1-315-685-3288


Anyela's Vineyards

http://www.anyelasvineyards.com

2433 West Lake Road Skaneateles, NY 13152 

+1-315-685-3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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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곳은 뉴욕주(州)이다. 다른 지역과 다르게 뉴욕이라는 이름 뒤에 꼭 '주(州)'를 붙여주어야 한다. 왜냐면 사람들이 나를 뉴요커라고 오해하니까. 같은 지역 안에 있다면 언제든지 갈 수 있을 것이란 우리의 거리개념과 다르게, 내가 소위 말하는 뉴욕, 즉 뉴욕 시티에 가기 위해서는 무려 5시간이 걸린다. 뭐,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언제 그 마음을 먹을지 몰랐는데 다행이 보스톤에 있는 친구들이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뉴욕에 놀러가자며 부르는 덕에 친구도 볼겸, 뉴욕 구경도 할 겸 뉴욕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 2층버스를 타고 끝이 없는 도로를 달리고 달려 마침내 '와! 도시다'싶은 곳이 나타났을 때, 그 곳이 뉴욕시티임을 알았다. 다섯시간의 버스여정을 끝내고, 3년만에 만난 친구들과 해후를 나누고 밥을 먹고 수다를 떨고, 드디어 뉴욕의 중심지 타임스퀘어로 향했다. 어쩐지 나에게 뉴욕시티, 특히 타임스퀘어의 이미지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뉴욕을 방문한 그 편과 연관이 있어서 홍철이가 '여기가 뉴욕의 2차선이야!'라고 말했듯 모든 것이 신기해서 신나게 셔터를 눌렀다. 그 뉴욕의 기록들 ... 










같은 스타벅스인데도 어쩐지 느낌이 달라...


다양한 사람들만큼 다양한 컵의 표정들 @M&N Store


내가 뉴욕이다!!




  화려한 네온사인에, 각자 바삐 걷는 사람들. 나처럼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 서울에 살면서 대도시에 제법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뉴욕에 와보니 꼭 그것도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지난 2주 간 사람 찾아보기 힘든 작은 마을에 갇혀있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건물구경하는 것도, 사람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었던 뉴욕의 타임스퀘어.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 여행사진에 잘 어울리는 말이다. 모두가 같은 건물, 같은 거리르 찍어도 시간이 다르고, 등장인물이 다르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내가 하고 있는 그 생각이 다르니까 사진에 대한 기억도 다르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에서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다녀와서 보고 또 보고, 보여주고 그러나보다. 


  하지만 모든 여행 사진이 계속해서 사랑받는 것은 아니다. 많은 여행사진들이 하드에 묵혀있고, 인화된 사진들도 뽀얗게 먼지가 쌓여간다. 쉽게 셔터를 누르고, 쉽게 사진을 찍는 디지털 문화가 오히려 너무 많은 사진을 낳아버렸다. 너무나 즐거웠던 이번 여행, 엄마에게도 계속 볼 수 있도록 해 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파일로 드렸다가는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엄마가 보기 오히려 불편할 것 같고, 인화해서 드리자니 관리하기도 번거로우실 것 같았다. 고민하다가 소셜커머스에서 포토북 광고를 보고 바로 이거다!! 싶어서 포토북을 만들었다.



  짜잔~ 이렇게 만들어진 포토북. 딥씨라는 사이트에서 만들었는데, 이유는 소셜커머스에서 할인해서 ㅎㅎ 원래 출판시장에 있는 회사라고 하더니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도톰한 하드커버에 종이질도 좋아서 진짜 책 같았고, 사진도 너무 잘 나왔다. 



  글씨체도 여러가지 택할 수 있고, 배경도 택할 수 있다. 나는 깔끔한 것을 좋아해서, 최대한 여행느낌나면서도 단순하게 만들어 봤는데, 이것도 꽤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만들 때는 몰랐는데, 글씨도 같이 쓸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나야 궁금하면 다시 찾아보고, 갔던 곳도 몇 번 갔었고, 내가 계획했으니까 기억하고 있지만, 우리가 갔던 곳이 어디인지, 적어둘 수 있어서 더 좋았떤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자세히 쓸 껄 그랬다.



  여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페이지. 짜투리 사진들을 모아서 마지막 장을 구성했다. 원래는 더 많이 넣어서 만들었는데, 만들다가 한 번 날려먹었다 ㅠ.ㅠ 



  그리고 여기는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페이지. 다시 보니까 동생이랑 나랑 같이 찍은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비슷한 배경의 비슷한 옷을 찍은 사진을 붙여놨다. 그리고 적당한 글씨를 넣었다. 아, 요런 멋진 글씨들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안 했지만, 액자도 선택할 수 있고 막 그랬음.



  이건 뒷표지. 뒷표지도 내가 찍은 사진이라고 말 할 때까지 아무도 몰랐음 ㅎㅎㅎ 


  블로그에는 풍경사진을 주로 올렸지만, 이 포토북에는 인물사진이 주로 들어가있어서 조금만 공개했다. 엄마가 좋아하실까, 조금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하셨다. 책 열어보셔도 이게 우리 사진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니!, 라며 많이 놀라셨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집 책장에서 제일 좋은 곳에 위치해놓고, 틈틈히 꺼내보신다. 성공! 포토북 후기 찾아보니까 아이들 성장앨범이나, 커플용으로도 많이 만들던데, 만들어보니까 부모님을 위한 것도 좋은 것 같다. 아, 일 때문에 바쁘셔서 이번 여행에 같이 못 가신 아빠는 이 포토북까지 보고 말을 아끼셨지만, 내심 엄청 부러워하시는 눈치셨다. 다음에는 아빠도 함께 만들어드려야겠다. 


  교토여행은 이렇게 한 권의 책을 남기고 끝났다. 2박 3일이었지만, 엄마와 함께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으로, 또 다른 추억으로 즐거웠다. 즐거운 여행이야기가 다음에 또 새로운 곳에서 시작되기를 ... 


+

딥씨: http://www.dipsee.co.kr/index.dpw 


  일본에는 '아기자기한 무언가'가 참 많다. 그것은 상품의 상점이 될 수도 있고, 집 앞에 내어놓은 꽃이 될 수도 있고, 창문 넘어로 보이는 작은 인형들일수도 있다. 어쨌든 일본에 사는 동안에도 동네에서 소소한 귀여운 무언가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교토에서도 유난히 그런 것들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모아본 사진들 ...


산젠엔에 있던 귀여운 부엉이!


어이~ 우편인가? 라며 거만하게 우편함을 지키고 있는 아이들


어느 집앞에 화분


어느 가게의 창문인데, 이 가게는 호빵맨 친구들이 지켜주니까 문제없겠다!


화분 뒤에서 부끄러워하는 너구리들


은각사 앞의 한 카페~ 열었어요!


색색의 츠케모노


안전을 기원하는 개구리들


귀여운 토끼~


너는 누구?


길가에 수국이 예쁘게 피는 계절이었다.


  이렇게 교토여행은 마무리. 2박 3일이었는데도 참 부지런하게 다닌 것 같다. 오랜만에 교토에 가보니, 왠지 또 가고싶어졌다. 오랜 역사만큼 순겨진 이야기가 많이 있는 것 같아서 ... 다음에 또 가보기를 기대한다.


  우리가 경주에 가면 불국사, 석굴암에 가듯이, 사람들은 교토에 가면 금각사, 은각사에 꼭 간다. 혹시라도 금각사에 먼저 가게 된다면 금으로 둘러쌓인 반짝반짝하는 노란 절을 본 후, 은각사는 은으로 둘러쌓인 하얀 절을 보게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은각사에는 그렇게 은이 많이 없기에, 처음 은각사에 가서는 모두가 '실망'하고 만다. (은각사에도 은박을 입히려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는 이야기) 하지만 은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은각사에서 말하는 '은'이 혹시 정말 은이 아니라 하얀 모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한다. 은각사에는 금각사나 다른 절에서 찾아보기 힘든 하얀 모래 정원이 있으니까. 그리고 이끼정원까지 다 둘러보고 나면, 교토에 다녀와서 오히려 기억에 남는 것은 금각사보다 은각사이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에서 은각사로 둘러보기로 결정했을 때, 물론 오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더 가깝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심 내 기억속에는 은각사가 더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은각사 가는 길


  오하라에서 출발해서 게이한 데마치야나기역에서 내려 은각사로 가는 길,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했다. 은각사에 가까이 와서 동생에게 물었다. "그런데 철학의 길이 어디야?" 일본 최고의 철학자라고 불리는 니시다 기타로가 산책했다고 불리는 철학의 길. 은각사에 몇 번을 와봤지만, 철학의 길이 대체 어딘지 몰라서 동생에게 물었다. 동생은 어의없는 얼굴로 "헐, 여기잖아"라고 했다.


철학의 길


  물론 우리가 지나온 것은 철학의 길의 일부이고, 30분이나 걸어야되는 철학의 길 주변에는 예쁜 카페며 가게들도 많다고 들었다. 그리고 벚꽃이 피는 봄에 그렇게 아름답다고 ... 교토에 오면 올 수록 다시 와서 보고싶은 곳, 가고 싶은 곳이 쌓여간다.


철학의 길. 이 길에 벚꽃이 가득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 동네에도 있다 인력거!


  어쨌든 철학의 길을 지나 은각사에 도착. 오늘도 수학여행 학생들이 많이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은각사의 은각 앞에는 "은칠한줄 알았는데!"라는 실망감이 터져나왔지만 그래도 예쁜 정원을 즐기며 은각사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가지런한 모래정원. 매일 정리할까?


고게츠다이(向月台). 모래와 물로만 만들었고, 밤에 달빛을 감상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고게츠다이도 그렇고, 아라시야마의 도게츠교도 그렇고, 모두 '달'과 관련있다. 옛날 교토 사람들은 달을 참 좋아했나보다.


내가 바로 은각사다!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니, 은각사도 그리고 교토 시내도 한눈에 들어온다.


  은각사의 이끼정원도 아른다운데, 이미 오하라의 산젠인에서 엄청난 이끼들을 보고 온 터라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 은각사에 들렀다 금각사에 간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 은각이니, 금각이니 하는 비교보다는 편견없이 은각사에 집중해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이란 참 상대적인 것 같다.


  어느덧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서 은각사를 마지막으로 여행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갔다. 그리고 비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2박 3일의, 어찌 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꽉 찬 시간이었다. 오랜만에 엄마와 동생과 함께 일상을 잊고 보낸 시간이어서 더욱 소중한 시간이었다. 금각사처럼 금칠로 엄청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소박하고 소소하고, 오랫동안 그자리에 있어서 좋은 은각사, 이번 여행이 꼭 그런 것 같아서 여행의 마지막 방문지로 참 적절했던 것 같다.


+

은각사 홈페이지: http://www.shokoku-ji.jp (일본어)

  평화의 공원과 에너지 드림센터를 돌아보고 난 뒤, 점심을 먹고 다음 목적지인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찾아 나섰다. 나는 대학에 들어온 후에 서울에 올라왔고, 그건 2003년의 일이었기 때문에 그 전의 '난지도'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하지만 많은 서울 사람들은 난지도를 쓰레기매립장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되던 그 땅이 생태환경공원으로 변화한 것이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다. 커다란 쓰레기 산이었던 두 곳이 오염된 침출수를 처리하고, 지반 안정화 작업을 거쳐 지금의 하늘공원, 노을공원이 된 것이다. 지금의 하늘공원, 노을공원을 보고는 이 곳이 쓰레기 매립장이었다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다.


  하늘공원, 노을공원에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지만, 우리는 맹꽁이 전기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맹꽁이 전기차는 하늘공원만 갔다오는데 3,000원. 하늘공원을 거쳐 노을공원을 가는데 5,000원이다.



  하늘공원에 올라 갈 때, 맹꽁이차에 우리밖에 없었다. 그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 맹꽁이차 타기 전까진 꽤 더웠는데, 맹꽁이차를 타고 달리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달리던 중간 맹꽁이 소리가 들려, 혹시 효과음이냐고 물어보니 아니라고 진짜 밖에서 나는 소리라고 한다. 우와~ 이 공원 어딘가에, 서울 한 복판에 맹꽁이가 살고있다니!


  맹꽁이 전기차를 타고 10여분 달려 하늘공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알게되었다. 왜 아무도 없는지... 



  이 더운 날 하늘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하늘공원은 적당한 휴식공간도 하나도 없이 완전 땡볕이었고, 이 날은 날씨도 좋았다. 거기에다가 봄에는 꽃이, 가을에는 억새가 예뻤던 것 같은데, 여름은 풀밖에 없었다. 내가 아무리 신록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땡볕에 풀밖에 없는 곳에서 마냥 좋아할수만은 없었다. 내 등은 타들어가고, 얼굴은 까매지고 있으니까.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갈수는 없어 좀 둘러보았다.


한강이 보인다. 날씨가 좋으면 더 멀리 잘 보일텐데 ...


아무도 없어 ㅠ.ㅠ


전망대가 눈 앞에 있는데 갈 수가 없어 ㅠ.ㅠ


  하늘공원을 대강 둘러보고, 더위에 지쳐서 다시 맹꽁이 전기차에 탑승, "아저씨, 노을공원 가요?"라고 물었다. 기사아저씨는 우리를 노을공원 주차장애 내려주셨고, 그 곳에서 다시 노을공원에 올라가는 맹꽁이차를 탑승했다. 하늘공원과 달리 노을공원에 올라가려는 사람들은 많았다. 줄이 길어서 한 대를 보낸 후에 다음 차에 탈 수 있었고, 쓸데없는 줄 알았던 맹꽁이차 뒤에 짐 싣는 칸은, 사람들이 가져온 캠핑장비로 가득찼다. 그렇다! 노을공원에는 캠핑장이 있고, 나무도 있고, 쉴 곳도 좀 있어서 하늘공원에 비해 훨~씬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노을공원에서도 좀 걸을 수 있지만, 더위에 지쳐서, 그리고 맹꽁이차가 안에까지 들어간다고 하길래, 맹꽁이차를 타고 안쪽까지 들어갔다가, 그 차를 타고 다시 나왔다. 


귀여운 벤치.


원두막도 있다!


노을공원 끝에 노을 카페.


뱀 조심!!!


저 멀리 사람이 보인다!! (조각상이다)


  노을공원에 살마이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캠핑장 쪽에는 사람이 꽤 있었다. 주말에는 사람이 엄청 많다고 한다. 기사아저씨 말에 의하면 어떤 분은 텐트를 치고 살고 있다고 .. 출근했다가 여기로 퇴근해서 술먹고 놀다가 또 출근하는 분도 있다고 한다. 음, 캠핑이 정말 유행이긴 하구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둘러본 소감은 더웠다. 하지만 이 곳이 예전의 쓰레기 매립장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푸르름이 가득하고, 새소리가 있고, 맹꽁이 소리도 들리고, 뱀조심 간판도 보인다. 물론 곳곳에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수송하는 파이프도 보인다. 하지만 이 메탄가스도 이 공원을 운영하는 에너지로 다시 재사용된다. 곳곳의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만들고, 지금은 없지만 예전에는 풍력발전기도 있었다. 서울 한 복판에 이런 곳이 있었는지, 새삼스럽게 다시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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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짜기 오하라에는 옛날부터 많은 사연있는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은 '산젠인(三千院)'이라는 사찰이다. 오하라에 개성있는 사찰이 많이 있다는 것은 사전조사로 알고 있었지만, 시간관계상 산젠인만 둘러보기로 하였다. 산젠인은 천태종 사찰로 8세기에 세워졌다. '오조고쿠라쿠인'의 '아미타여래좌상'과 이끼정원이 유명하다.


산엔인 입구


처음에 실내를 둘러보고 갑자기 나타나는 정원. 마루에 앉아서 요 정원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정원 사이사이에 귀여운 부처님이 숨어계시다.




이게 바로 이끼정원?!!!


  오늘 친구J양이 내 포스팅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 예전에 같이 교토갔을 때 봤던 기요미즈테라의 모습이랑 그대로라고, 우리는 잠시 20대의 활기차던 여행에 대해 회상했다. 그러고보니 J양은 은각사의 이끼를 참 마음에 들어했다. 음, 아마 여기는 더 마음에 들꺼다. J양아 선물이다 이끼정원. 나중에 또 같이 여행가길 바람! 아,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 동생은 같은 층에 이끼를 연구하는 연구실이 있다면서 그 분들이 이 정원을 본다면 매우!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이끼를 보고 떠오르는 사람들이 참 많다~


  사실 오하라에 기대한 것은 온천. 딱 그거 하나였다. 교토에서 가까운 온천. 하지만 오하라는 기대 이상의 즐거움이 가득한 마을이었다. 온천은 물론 음식도, 마을 분위기도, 산도 만족스러웠다. 시간이 있다면 하루 종일 머물면서 오하라의 보물을 더 찾아보고 싶은 기분. 특히 그 중에서도 산젱인은 가장 좋았다. 초록색 색연필만 사용해서 그림을 그린듯한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봄에는 벗꽃으로 아름답다던데,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다른 계절에도 산젠인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


산젠인: http://www.sanzenin.or.jp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