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 A P E L L A ::::

  서울을 떠난난다고 생각하니 뭐가 이렇게 아쉬울까. 작은 사진들이라도 남기고 싶어 꼭 카메라를 들고다닌다. 십여년의 서울생활동안 명동에 딱히 추억은 없지만, 왠지 "명동"은 뒤에 뭐가 더 붙어야 입에 착 붙는 말이 되는 것 같다. "명동성당", 이라던가 "명동칼국수"라던가 ... 


  오늘 명동에 잠깐 갔다가, 명동성당에 들러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다. 오랜만에 찾아와도, 내가 처음 왔을 때와 변함없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공사 중인 가림막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이는 옛 사진도 지금과 변함없어 보였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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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저녁, 우리는 교토역에서 출발하는 18번 버스르 타고 있었다. 교통체증이 심한 교토 도심을 빠져나가 버스가 시원하게 달리겠지, 생각했을 때 쯤 버스는 조용한 시골길을 달리기 시작했고, 교복입은 학생도, 시장 다녀온 어르신들도 모두 내렸다. 버스가 종점 오오하라에 도착했을 때는 우리 가족과 기사님밖에 없어서, "잘 찾아온게 맞나?"라는 문득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불과 한 시간 전에 느꼈던 교토의 활기참과 다르게 정말 조용한 시골마을이었다.


  오하라는 사면이 산으로 둘러쌓여있는 분지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을은 조용하고, 푸르름이 가득하다. 유명한 절이 몇 군데인가 있다고 들었는데, 관광객도 많이 온다고 들었는데, 오후 늦게 도착해서 고즈넉한 시골 마을은 그냥 평온했다. 그게 나의 오하라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오하라는 버스정류장을 기준으로 '잣코인(寂光院)'과 '산젠인(三千院)'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우리 숙소는 잣코인 근처에 있어서 저녁을 먹고 산책삼아 그 주변을 돌아보고, 다음 날은 산젠인 쪽으로 가보았다. 


  먼저 오하라 마을의 푸르른 산책길. 잣코인을 조금 더 지나가면 숲이 나오는데, 무서워서 멀리는 못가고 조금만 들어가 보았다.


마을 풍경. 그냥 시골마을이다.


우와~


앗! 곰조심!


쭉쭉 뻗은 느낌이, 아라시야마에서 보던 대나무와 또 다르다.




  다음 날, 숙소에서 나와서 다시 산책길을 나서니 어젯밤에 봤던 고즈넉한 동네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문이 닫혀있던 기념품 가게들도 문을 열었고, 큰 가방을 매고 모자를 쓰고 카메라를 든 관광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교토의 번잡한 관광지와는 달리 평온했다. 


  다 담지는 못했지만, 귀여웠던 기념품들.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한다!


염색한 스카프


우산파는 집에서 걸어놓은 것.

  

  참 이동네는 '시소(紫蘇)'가 유명하다. 시소는 한국어로는 '차조기'라고 하던데 우리나라에선 못 봤다. 일본에서 살 때 처음 슈퍼에가서 "앗싸! 깻잎이다" 라고 좋아하면서 사왔는데 화장품맛 나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그 맛에 중독되어서 나중에는 슈퍼가서 잘 사먹었다. 싸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응용하기도 좋아서 좋아하는 식재료 중의 하나였다. 푸른 잎과 자주색 시소가 있었는데 오하라는 자주색 시소가 유명하단다. 저녁식사로 시소 술도 마시고, 산젠인에 가면서는 시소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시소밭을 보니 저절로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오하라에서 잣코인이나 산젠인같은 사찰도 유명하지만, '오하라메'라고 불리우는 오하라의 여성들이 유명하다.


오하라메(大原女)


오하라에서 걸어서 교토에 와 땔감용 나무, 잡목, 숯의 행상을 하는 여자. 오오하라는 네 면이 산으로 둘러쌓여있는 분지이다. 이 지역에는 고대부터 땔감용 나무, 숯, 잡목이 특산물로, 교토의 거리에 이를 팔기위해 걸어서 오는 오하라메는 특이한 복장으로 한 눈에 알 수 있어 시인 후지와라노 테이카(藤原定家)의 시에도 나타나고, 일본의 풍속화에도 자주 등장한다. 1161-65년 경에 나온 <本朝無題詩>에서도, 숯을 팔기 위해 걸어서 오는 여인들의 목소리가 교토 도시인들의 마음을 잡는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출처: http://kotobank.jp/word/大原女


  오하라메가 어떤 복장이냐하면, 바로 이런 복장!


거리에서 이런 인형을 볼 수 있다.


  이런 이미지에서 오하라 여자들을 다시 보니, 우리 숙소의 주인집 아주머니도 비슷한 이미지로 느껴졌다. 찾아보니까 오하라메 축제도 하고, 오하라메로 분장도 해 볼 수 있는 행사도 있는 것 같다. 


  가기 전에 교토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오하라를 생각했을 때, 가보고 싶기도 했지만, 과거 오하라에 살았던 여자들의 삶에 마음이 아팠다. 내가 한시간을 버스타고 온 거리를, 그 옛날에 길도 없을 때 나무를 지고 나가서 팔아오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리고 시간 상 가보지는 않았지만 '잣코인'도 한 때 일본의 왕후였던 겐레이몬인의 슬픈 이야기가 얽혀있다. 왕후였지만 권력다툼으로 가족을 잃고, 아들을 잃고, 목숨을 간신히 부지하여 비구니가 되어 마지막으로 찾아들어온 절이 이 곳이다. 일본의 고대소설 '헤이케 모노가타리'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잣코인에 머물던 겐레이몬인이 밖에서 소리가 들리자 마지막 남은 시녀에게 나가보라고 하지만, 시녀는 사람이 아니고 사슴일꺼라면서, 이 깊은 산골에 누가 오겠냐고 ... 그 깊은 산골이 바로 오하라다. 모르고 갔으면 그냥 온천이 있는 작은 시골마을이었겠지만, 이야기를 알고 가니, 산책하며 보이는 작은 것들 하나하나에 모두 마음이 간다. 이게 바로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


오오하라 관광안내: http://www.kyoto-ohara-kankouhosyoukai.net (일본어)

  여행을 계획하면서 염두해 둔 것중의 하나는 '온천'이다. 우리 식구들은 워낙 온천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하루종일 여기 저기 걸어다니다가도 저녁에 온천에 피로를 풀고 푹 자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꼭 엄마를 모시고 온천에 가고싶었다. 그리고 온천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일본 온천마을의 느낌이나, 가격이 맞아서 료칸에 간다면 료칸 문화도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간사이 지역에 온천을 열심히 검색했더니, 고베지역에 있는 아리마(有馬温泉)이 가장 유명하고 효고현에 있는 기노사키온천(城崎温泉)도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2박 3일 일정에 효고현까지 다녀올 수는 없어, 교토 주변의 온천을 검색하다가. 오오하라온천(大原温泉)을 찾았다. (교토 지역의 또 다른 온천은 쿠라마 온천(鞍馬温泉)이 있는데 가격이 안 맞아서 포기했다.) 오오하라 온천에 대해 찾아보니 교토역에서 버스로 약 1시간 걸리고, 근처에 산젠인(三千院)등 유명한 곳이 많이 있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료칸보다 경제적 부담이 덜하지만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민박(民宿)에서 숙박할 수 있었다. 


  그럼 온천마을에서 료칸과 민박의 차이는? 둘 다 전통적인 일본 숙박시설을 느낄 수 있지만 료칸은 더 비싸고 서비스가 좋다. 일단 방에서 저녁,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고, 요도 다 펴주고, 화장실도 방에 딸려 있고, 또 온천도 대실해서 쓸 수 있다. 반면 내가 간 오오하라산소우같은 민박은 식사는 대연회장과 같은 넓은 곳에 모여서 테이블별로 해야했고, 방에서 요를 피고 정리하는 것도 숙박객들이 알아서 했으며, 방은 비교적 좁은 편이었고, 화장실과 세면대는 공용으로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료칸을 찾아보니 1인 1박에 약 20,000엔 정도 예산을 잡아야 하는 것에 반면 민박은 10,000엔 정도로 이용할 수 있어서 이번에는 민박으로 정했다.


  아라시야마에서 교토역으로 돌아온 후 버스를 타고 오오하라로 향했다. 교토의 교통체증은 생각보다 심해서 지루한 시간의 연속. 그래도 교외 지역에 가자 씽씽 달려서 오오하라에 도착했다. 오오하라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약 15분을 걸어 드디어 오오하라 산소우에 도착!


여기가 바로 오오하라 산소우!


어서오세요!!!


입구~


문 앞에 기다리는 장소는 이런 분위기.



  먼저 체크인을 하고 저녁시간을 지정해야 한다. 참, 저녁메뉴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예약할 때 미리 주문해야 한다. 어떤 요리를 택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우리는 '유도후(湯豆腐)'라는 두부요리를 주문해 두었다. 식사시간을 지정하고 방으로 올라가 짐을 풀고 식사를 위해 다시 대연회장으로 돌아왔다.


  식사장소에는 테이블에 우리 방번호가 써있고, 밥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른쪽 위에 식전술로 '시소주'를 주는데 이 지역에 시소가 유명하다고. 그래서 더욱 맛있었다. 왼쪽의 소면도 맛있음!


덴뿌라도 맛잇었음.


이것이 바로 유토후! 두유를 끓인 국물에 두부와 야채를 넣고 익혀먹는 일종의 두부샤브샤브라고 보면 된다. 교토 두부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고소하고 맛있었다.


이 쟁반 가득 두부와 야채가 있었다. 우리는 결국 배가 불러 남기고 말았는데, 엄마는 "일본에 와서 이렇게 양 많은 것은 처음보았다"라고 하셨다.


  밥을 먹고 온천을 하러 갔다. 온천을 하러 가는 길은 방이 있는 건물의 뒷문으로 나와 돌계단으로 이어진 작은 길을 따라 산 중턱정도에 올라간다. 남녀탕이 서로 다르고 매일 바뀌어서, 저녁에 여탕이었던 곳이 아침에는 남탕이 되고, 그래서 각기 다른 탕을 모두 체험해볼 수 있었다. 실내에 탕이 1개 있고, 노천에 2개의 탕이 있었다. 온천탕 바로 뒤에는 숲이 있어서, 공기를 들이마시면 내 폐도 초록색으로 변하는 기분이 들었다. 몸은 따뜻하고, 머리는 시원한 기분. 천국이 따로 없구나!


  온천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온천을 해서 그런지 푹 잤다.


  원래는 그림을 그리면 업로드가 늦어져서 안 그리려고 그랬는데, 그래도 온천 사진이랑 방 사진이 없어서 아쉬워서 그려보았다.


밤에 했던 이렇게 생긴 노천온천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혼자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탕에 물이 희르고, 그리고 대나무 벽 너머로 숲이 있다. 귀를 기울이면 바람소리, 새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바닥에 켜진 노란 조명불도 너무 예뻤다. 사람도 없어서 전세낸기분.

6조 다다미방이어서 사실 세명이서 요피고 자니까 딱 맞았지만, 가족끼리 한 방에서 잔 것도 오랜만이어서 나름 특별한 기억이었다. 작은 상이 있었고, 그리고 창문 넘어로는 밤새 졸졸 물소리와 '퐁당'하는 소리가 났다. 퐁당 소리는 아침에 보니까 연못이 있었고, 그 연못에서 잉어 뒤집는(?) 소리였다. 정말 자연속에서 자구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게 하던 방.

  

 다음 날 아침,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새소리와 햇살에 잠을 깨고, 일어나서 어리버리하게 온천을 가서 목욕을 하고 밥을 먹으러 갔다. 이런게 휴가지~ 참, 민박에는 저녁식사와 아침식사가 보통 포함되어 있다. 물론 둘 중에 하나만 고를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저녁식사, 아침식사 모두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시골지역은 나간다고 딱히 먹을 수 있는 것도 많이 없고, 저녁에는 전통요리, 아침에는 일반 가정식을 체험해 볼 수 있으니까 좋다.


아침식사. 그러고보니 메인요리가 안 찍혔는데, 메인요리를 따뜻한 두부였다. 그리고 날달걀도 있었음.


밥 먹으면서 정원을 볼 수 있다 우와~


  아침을 먹고 오오하라 마을의 산책에 나섰다. (이건 다음편에)


  오오하라 산소우에서는 우리처럼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당일치기로 온천을 즐길 수 있다. (식사 + 온천인데 보통 메뉴가 1,600엔 정도 하는듯). 그리고 족욕을 하는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민박을 예약하면서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방이 좁으면 어쩌나, 공용으로 화장실을 써야한다는데 불편하지는 않을까, 밥이 맛이 없으면 어쩌나, 사람들이 친절하지 않으면 어쩌냐, 동네가 이상하면 어쩌나. 아무래도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가족에게 실망을 시켜줄까봐 신경쓰여서 더 그런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 만족이었다. 저녁식사 두부요리도 푸짐하고 맛있었고, 온천도 물도 좋고, 깨끗하고 좋았고, 방은 작았지만 조용했고, 창문을 열면 숲이 보이고, 아침에는 새가 울어서 눈을 뜨고, 사람들은 친절했다. 다음 편에 나오겠지만, 동네도 좋았다. 매우 만족하신 엄마는 또 가고싶다고 하셨고, 나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가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오오하라 가는 법

교토역에서 17,18번 버스를 타고 종점 하차.


오오하라 관광안내: http://www.kyotoohara.net (일본어)

오오하라 산소우: http://www.ohara-sansou.com/index.html (일본어)

  교토에서 첫째날 저녁에 아는 박사님을 만났다. 교토에서 대학원을 졸업하시고, 도쿄에서 잠시 일하시다가 다시 교토로 돌아오신 박사님은 다음날 아라시야마를 간다는 나의 계획에 '토롯코 열차(トロッコ列車)'를 타보는게 어떻냐고 추천하셨다. 대나무숲이 끝나는 지점에 토롯코 열차 역이 있고, 그 곳에서 편도로 종점까지 토롯코열차를 타고 가면 JR역을 만날 수 있으니까, 거기서 JR을 타고 다시 교토로 돌아가면 된다고 ... 원래는 토롯코 열차를 탈까 말까 고민했었지만 교토 현지인의 추천을 듣고 바로 결정! 


  대나무숲이 끝나자 정말로 '토롯코 아라시야마'역이 나왔다. 토롯코 열차 여행의 시작!


<출처: http://www.sagano-kanko.co.jp/information/images/im_map01_l.jpg>


  참, 토롯코열차의 노선도는 위와 같다. 중간에 지나가는 빨간 지붕의 열차가 토롯코 열차이다. 호소가와를 따라 달릴 수 있다. 토롯코 열차는 새 철로가 생기면서 1985년 폐선된 열차를 1991년 관광자원으로 재탄생시킨 열차이다. 지금은 토롯코 사가역에서 토롯코 카메오카역까지 7.3km를 25분에 걸쳐 운행하고 있다. 


  토롯코 사가 역은 JR사가아라시야마 역 내리자마자 바로 옆에 있는데, 우리는 아라시야마에 도착하자마자 여기에서 표를 바로 구입했다. 아무래도 주말이고 하니까 혹시 못탈까 싶어서... 토롯코사가역에서 타도 되지만, 우리처럼 아라시야마를 구경한후 대나무숲을 지나 토롯코 아라시야마 역에 도착해서 타도 된다. 진짜 볼 거리는 여기서부터니까.


  처음에는 우리가 탄 쪽에 산 밖에 없어서 멋진 풍경을 볼 수가 없어 아쉬웠지만, 다리를 지나면서 바로 내 옆으로 호소가와가 보이기 시작했다. 앗싸!





중간에 어느 역에 한 번 섰는데, 역에 나란히 서있는 너구리들이 참 귀여웠다.




  사진으로만은 분위기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동영상!



  이윽코 20여분이 지나고 토롯코 카메오카 역에 도착했다. 



여기 완전 시골임


이게 바로 토롯코 열차!

 

 그리고 JR우메호리역(馬堀駅)으로 걸어가서 JR을 타고, 교토역으로 돌아왔다.


  지금까지 교토역 사진이 하나도 없어서 아쉬우니까, 교토역 사진 두 장.


교토역은 매우 큰 건물이라 중간에 넓은 공간이 있는데, 토요일이라 그런지 중학생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잘하던데.


교토역에서 바라본 교토타워.


  원래 아라시야마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은 뱃놀이와 대나무숲이었는데 토롯코열차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칙칙폭폭 소리를 들으며 달려가는 기차 안에서 산과 강을 느끼고, 신선한 공기와 바람을 느낄 수가 있었다. 터널에 들어갔다 나오면 다시 초롯의 세계가 반복되어 꿈꾸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역시 교토 현지인이 추천하는덴, 이유가 있었다. 나도 아라시야마나 교토 가시는 분들께 강력 추천! 


토롯코 열차 편도 탑승: 1인당 600엔

토롯코 열차 정보: http://www.sagano-kanko.co.jp/information/index.html (일본어)

  어쩌다 보니 우리 가족은 글로벌 한 가족이 되어버렸다. 부모님은 한국에 계시고, 동생은 일본에서 공부하고 있고, 난 8월에 미국에 간다. 이번에 미국에 가면 동생이랑 또 언제 만날지 모르니까, 가기전에 엄마랑 동생을 만나러 일본에 가자고 이야기가 나와서 이번 일본행을 계획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왕 가는거 맨날 가는 나고야만 가지 말고, 다른 곳에 가보자!, 하여서 교토에 가게 되었다. 가기 전날까지 회사일이 바빠서 계획은 대충 짰지만, 그래도 미래의 나에게 혹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기록에 남긴다.


0. 포인트 


- 앞에서 설명했다시피 이번 여행의 목표는 가족상봉! 그리고 추억만들기! 

- 간사이에 가지만 오사카, 고베, 나라 다 포기. 오직 교토에만 집중한다! 

- 사실 나랑 동생은 교토가 처음이 아니다. 심지어 동생은 교토에서 일본어 공부도 했었다. 물론 교토는 가도 가도 새로 가볼 곳이 있는 양파같은 곳이지만 ... 그래도 이번에는 우리가 가고싶은 곳보다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은 곳들을 우선으로 갔다.

- 예전에 엄마랑 여행갔을 때는 어려서 그랬는지, 나만큼 돌아다녀도 엄마도 재밌고, 안 힘들줄 알았는데, 언제부턴가 그게 아닌걸 알았다. 그래서 많이 보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최대한 무리하지 않는 것. 잘 먹고, 잘 쉬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1. 항공


- 원래는 나의 항공 마일리지들을 모아서 갈 예정이었으나, 마일리지는 있으나 스케쥴이 맘에 안들고, tax는 따로 내야되니까 그것도 만만치않아서 고민하던차, 피치항공에서 오사카 항공권을 매우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스케쥴을 잘 맞춰서 1인당 편도 약 10만원 초반대로 저렴하게 구함! 

- 피치항공으로 신나게 예약하고 나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좀 무서워졌다. 결항도 잦고, 심지어는 회항도 있었다고. 그리고 환불수수료가 100%!!!로 환불도 안되고, 결항되는 경우에는 환불해줘서 그 돈으로 다시 다른 항공권을 더 비싸게 구해야 된다던데 ... 혼자가는 여행도 아니고, 이래도 될까 싶어서 고민했지만, 결국은 맑은 날씨에 비행기가 제 시간에 잘 떠서 편하게 다녀왔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안정성을 위해서 피치항공을 다시 예약할지는 고려해봐야겠다. 혼자가는건 상관없는데 아무래도 가족여행이니까 ... 

- 피치항공은 모든걸 포기하면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수화물도 미리 20kg 예약하고 돈 내고, 아무것도 더 기대하지 않고, 물도 안줄테니까 물도 미리 사가지고 타고, 둘이 같이가는데 따로 앉쳐놔도 그냥 돈 더 내기싫어서 좌석지정안한 내탓이려니 하고 가고, 배고플까봐 가지고 탄 고구마를 까먹으면서 아무 기대없이 가니까 편하게 갈 수 있었다. 


012


+ 피치항공: http://www.flypeach.com/kr/home.aspx


2. 숙소


- 숙소의 포인트는 가급적이면 저렴하면서도, 아침밥이 잘 나오고, 방이 넓은 곳! 우리는 세명이 일행이어서 세명이 쓰는 방을 찾았다. 그리고 마침내 찾았다! 알몬트 호텔 쿄토라는 호텔!

- 맨날 방에 들어가면 바로 어질러버리기 때문에 방 사진은 없지만 ;; 트리플 방은 매우 좋았다. 일단 트리플이니까 침대가 3개라서 넓고, 작년에 새로 오픈 한 호텔이어서 엄청 깨끗하고 좋았다. 거기다가 가격도 저렴하게 예약했고 (1인당 5,500엔), 교토역에서 조금 떨어져있어서 찾아가긴 어렵긴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조용한 곳이었다. 특히 아침밥이랑 2층에 있는 목욕탕은 최고! 아침밥은 여러가지 교토요리를 맛 볼 수 있었는데 엄청 많있었다! 특히 녹차푸딩이 맛있었음 ㅠ.ㅠ 2층에 목욕탕은 투숙객은 아무나 이용할 수 있어서 아침에도 가고, 저녁에 밤에 또 갔는데 피로도 풀고 좋았다. 그리고 서비스도 좋았다! 다음날 오오하라에 가기로 해서 짐도 다 맡기고 갔는데 맡아주고!! 로비에 책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알사탕도 있고!! 엄청 친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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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monte Hotel Kyoto: http://www.hokke.co.jp/english/almont_kyoto.html


- 두번째 숙소는 오오하라 온천에 묵었는데, '오오하라 산소우(大原山荘)' 민박집이었다. 사실은 료칸에 엄마랑 같이 가고싶었지만, 숙소비를 계산해보니 너무 부담되어서 ㅠ.ㅠ 아쉽지만 이번에는 민박집으로 했다. 하지만 결과는 만족! 방이 조금 작은게 아쉬웠지만, 온천이 매우 좋았고, 저녁도 맛있었다. 이건 다시 따로 포스팅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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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原山荘: http://www.ohara-sansou.com


3. 일정표 


- 일단 항공권과 숙소만 예약해놓고 잊고 살다가 마지막에 급박하게 짜고, 다니면서 수정한 최종 일정표! 


 일정

 시간

 내용 

 비고

 첫째날

 오전

 인천공항-간사이공항 

 피치항공

 오후

 간사이공항-교토역, 체크인

 하루카 이용 

 기요미즈테라

 

 숙소에서 휴식

 알몬트 호텔 교토

 둘째날

 오전 + 오후

 아라시야마

 

 오후 (4시~)

 오오하라로 이동

 

 체크인, 저녁식사, 산책, 온천

 오오하라 산소우
 셋째날 오전 

 오오하라 구경(산젠인 등)

 
 오후 은각사  
 공항이동 하루카 이용


  나의 계획과 일정표는 이랬고, 이제 본격적인 교토여행의 시작~ 출발~!


례문아 례문아 숭례문아. 

2008 2 뜨거웠지. 

네가 뜨거워서 무너져 내릴 우리의 가슴은 더욱 찢어질 무너져 내렸단다. 


례문아 례문아 숭례문아. 

국보 1호로 살아가느라 힘들었지? 많이 힘들었지? 

단지 남쪽에 있단 이유로 남대문으로 많이 속상했지?


이제는 옷으로 갈아입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너의 자태를 떨치렴


2013년 5월 18일 <무한도전> 중 정준하 자작시


  어른이 되어 서울에 올라온 나에게 서울을 서울 답게 느끼게 해주는 몇 가지 상징들이 있다. 한강 다리를 건널 때 창밖으로 보이는 63빌딩이 그랬고, 버스를 타고 서울역을 지나 버스가 남대문 옆 도로를 지나갈 때 그랬다. 서울 생활에 아무리 익숙해져도, 63빌딩과 남대문은 새삼스럽게 "아, 여기가 서울이구나"라고 생각하개 해 주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2008년 2월. 뉴스에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들은 후에 남대문은 장막으로 가려졌고, 그 안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했다. 서울에 있지만, 지나갈 때마다 느끼는 허전함. 그리고 마침내 그 빈자리는 다시 채워졌다. 5월의 어느 주말, 명동에 가려고 버스를 타고 지나다보니 차창밖으로 숭례문이 보였다. 나의 서울이, 다시 돌아왔다.










  이제 두 달 후면 서울을 떠난다. 서울을 떠나기 전에, 매일매일 당연하게 지나던 자리들을 기억해놓고 싶어서,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내가 다시 서울에 돌아와도 이 자리에 있겠지, 그리고 내 다음 세대에도, 그 다음 세대에도 이 자리에서 서울의 변화를 지켜보겠지. 이제는 더 슬픈일 없이, 위풍당당한 자태를 지켜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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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th roll] San Francisco - 1

[11th roll] San Francisco - 2

[11th roll] San Francisco - 3


 샌프란시스코 시청을 지나갈 때, 한 번만 지나가는줄 알고 사진 열심히 찍었는데, 알고 보니 코스가 시청을 돌아가게 되어있었다. 그래서 시청 사진이 여러장. 


  사진을 모아놓고 보니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본 풍경이어서 그런지, 다음에 가고싶은 곳만 찜하다 온 기분이다. 아, 저기도 다음에 가봐야지, 아 저기도 다음에 가봐야지. 안되겠다. 다음에 샌프란시스코에 다시 제대로 꼭 가봐야겠다. 


시청 주변에는 공연장이랑 미술관 같은 곳이 여럿 있다고 하였다. (가이드 아저씨가). 어딘지 모르지만 여기도 그런 곳중의 하나겠지?


시청 또 지나간다.


모두가 관광 삼매경.


여기는 Golden Gate Park. 저 반대편에 보이는 것은 De young museum 이다. 여기도 다음에 가봐야지 찜!


여기도 다음에 가봐야지! 라고 찜한 캘리포니아 과학아카데미.


우와~ 드디어 금문교가 보인다!


아까 Golden Gate Park에서 앞 줄에 앉으신 분들이 내려서 이층버스의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저 멀리 내가 온 샌프란시스코가 보인다.


드디어 다리를 건너서 주차장. 내리고 싶었지만... 여기도 다음번에 찜!


다시 도심으로 돌아가는 길. 저기는 원래 익스플로라토리움이라는 과학관인데, 과학관 연구할 때 많이 나오는 유명한 곳이다. 가고 싶었는데, 시간도 시간이었지만, 알고 보니 당시에 공사중! 여기도 다음에 찜!


2013.02.27 @ San Francisco,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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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th roll] San Francisco - 1

[11th roll] San Francisco - 2


  이번엔 Big Bus를 타고 찍은 사진들. 아무래도 2층 버스에서 찍은 사진이어서 그런지 시선이 다르다. 그리고 버스 움직일 때 막 찍어서 그런지 느낌도 다르다. 핸드폰으로 찍을 땐 버스가 잘 안나왔는데, 이 사진들에는 버스도, 나와 샌프란시스코 관광의 운명을 함께한 모르는 사람들도 찍혔다.


조금 전에 그 Fisherman's Wharf의 간판을 2층에서 보니 또 다른 느낌.


저 멀리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언덕길. 걸어다니려면 엄청 힘들겠다. 왜 케이블카가 있는지 알겠음.


그냥 예뻐서.


저 특이한 건물!!! 뭔지 들었는데 까먹었다 ㅠ.ㅠ


오래된 건물도, 새로운 건물도. 이런 색의 건물도, 저런 색의 건물도. 모두 함께 어울려 있어서 보기 좋았다.


내가 케이블카를 탔던 Union Square에 다시 도착!


이 교회도 가이드 아저씨가 뭐라 설명해주셨는데 까먹음.


평일 낮. 샌프란시스코의 사람들의 일상을 버스 위에서 구경하는 것도 솔솔한 재미. 저 언니는 장에갔다왔나 보다.


저 멀리 보이는 샌프란시스코 시청. 그리고 자세히 보면 바람이 불어서 사람들 머리가 날리는 것이 보인다. 조금 추운 2층버스.


우리나라는 횡단보도에 얼룩무늬가 있는데, 여기는 그게 없는 것도 신기했다.


빨간 버스의 의자도 빨간색!


2013.02.27 @ San Francisco,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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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th roll] San Francisco - 1


  케이블카를 타고 종점에 도착했더니 카메라 필름이 다 돌아갔다. 돈을 안 쓰려고 했지만, 그렇다고 빈 카메라로 둘 수 없어 부득이하게 필름 구입. 다행이 관광지여서 필름은 그냥 구할 수 있었다. 필름을 다시 넣고 공원에서 노닥노닥 거리면서 점심을 먹고, Big Bus를 타러 가는 길...


  지난 번에 올린 사진은 색이 바랜거 같았는데, 이건 다른 필름이라 다르다. 이것이 바로 필름카메라의 신비! 



이것이 새 필름의 시작!


한국은 추운 겨울이었는데,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초록빛을 보니까 마냥 신났다.


공원과 바다. 사진에는 안 찍혔는데 산책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 항구도시다!!! 라고 말하는 것 같은 사진.


Fisherman's Wharf까지 가는 길에는 많은 음식점들이 있었다. 가게이름이 써있는 그림이 맛있어보이기는 또 처음 ㅎㅎ


호객행위 여기도 있었음. 아저씨들이 자꾸 배타고 구경가자고 그럼 ㅎㅎ 난 영어모르는척 걍 지나감.


귀여워 >.<


Fisherman's Wharf에 도착했다. 근데 많이 구경 못하고 그냥 지나쳐서 아쉽 ㅠ.ㅠ 여긴 다음에 오면 가봐야지!!


2013.02.27 @ San Francisco,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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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샌프란시스코 여행에는 나의 토이카메라 Eximus가 동행했다. 하도 오랜만에 써서 필름 없겠지? 하고 열었는데 필름있어서 깜놀! 그래서 결국 무엇이 찍혀있는지 기억나지 않는 앞의 사진은 다 날아가 버렸다 ㅠ.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Bart를 타고, Powell에 와서 케이블카를 타기 까지 찍은 사진들~ 


이게 내가 본 샌프란시스코의 첫 풍경!


멀리 케이블카가 온다! 여기가 바로 케이블카의 시작점!


시작점에는 사람이 많으니까 유니온스퀘어까지 거리를 구경하면서 걸어올라간다. 은근히 언덕


여기가 바로 유니언 스퀘어!


여기도 유니언 스퀘어~ 저 하트모양이 예뻐서 자꾸 찍게 된다.


마지막 컷! 내가 탔던 케이블카. 이렇게 나온것이 바로 토이카메라의 묘미~


2013.02.27 @ San Francisco, 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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